[2015 창간특집] 치과교정, 디지털 시스템 도입으로 ‘혁명’ 오나?

2015.09.21 15:18:27 제652호

디지털 커스터마이징 브라켓부터 비수술 악교정까지

임플란트, 보철 그리고 수술까지 ‘Digital Dentistry’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혹자는 “디지털은 언제 도입할 것인가라는 시간문제이지 선택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한다. 이미 치과계는 디지털 시스템에 깊숙이 발을 담고 있으며, 그 분야 또한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교정치료, 디지털 봇물 터지나?

디지털 덴티스트리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현재 치과교정 또한 예외는 아니다. 교정치료 분야는 이미 10여년전부터 CT 등 영상장비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도입됐고, 진단과 치료계획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이는 진단과 치료계획에 국한된 것으로, 실제 치료에 있어 교정 치료의 중심이 되는 브라켓 부착과 와이어 결찰에 디지털 시스템을 직접 적용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의아해했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은 사람이 일일이 손을 써야 하는 일을 하나씩 하나씩 기계로 대치해왔다. 현재 치과계의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접목이 바로 그것과 일치하는 모습이다.


치과교정 분야에서 눈에 띄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컴퓨터를 활용한 커스터마이징 브라켓 시스템의 확대가 바로 그것이다.


디지털, 맞춤형 브라켓 시대 여나?

최근 미국 ORMCO™사 디지털 맞춤형 브라켓 시스템 ‘INSIGNIA™’가 국내에 출시 됐다. 디지털 프로그램을 활용한 커스터마이징 브라켓 시스템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아직 국내 출시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슈어스마일의 국내 진출은 이제 시간문제다. 이 역시 디지털 교정 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국내에 출시된 INSIGNIA™의 현재 적용 프로세스를 보면 교정치료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인상 채득까지는 기존 치료와 일치한다. 채득한 인상체를 INSIGNIA™ 본사로 보내고, 이와 동시에 INSIGNIA™ 유저 전용 웹사이트에 환자에 대한 진단과 치료계획을 양식에 맞춰 기재한다. INSIGNIA™의 본사 연구원들은 유저가 보낸 인상체를 스캔하고, 또한 치료계획 및 의도에 맞게 완성된 교정치료 결과물을 3D 디자인으로 피드백해 준다.


유저는 치료결과 시뮬레이션 3D 디자인을 검토하고, 수정 및 보완을 통해 최종 디자인을 확정한다. 최종 컨펌된 결과물에 따라 INSIGNIA™ 본사에서는 의뢰한 교정 치과의사가 선택한 브라켓 시스템을 적용하거나, 100% 커스터마이징된 브라켓을 제작하게 된다.


이 맞춤형 브라켓이 투명 정밀 지그와 함께 배송되면 시술자는 지그를 치아에 장착해 브라켓을 붙이고, 단계별로 와이어를 결찰하면서 교정치료를 진행한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기존의 교정치료는 투명 트레이 장치를 이용한 단계별 치료 정도였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그 적용 범위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정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방식도 점차 폭 넓게 적용할 수 있고, 더욱이 디지털 커스터마이징 브라켓의 등장은 더 이상 한계성을 지적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모 업체 관계자는 “디지털 교정 시스템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기술의 발달로 거의 모든 케이스를 커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며 “컴퓨터를 이용한 미소 설계의 정밀도와 치료전략을 결합하고, 특히 어렵고 특이한 케이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교정의들에게 디지털 시스템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앞세워 ‘쉽게’, ‘빠르게’, 그리고 ‘저렴하게’라는 식으로 마케팅이 강조된다면, 교정치료마저 업체의 이윤 논리로 자칫 수가경쟁에 더욱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디지털 기술, 비수술 악교정까지 가능하게

최근 치과교정학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까지 주목을 받고 있는 비수술 악교정 장치인 킬본(Kilbon, Kinematics of Lingual Bar On Non-paralleling force system) 또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대표적인 교정 시스템이다.


킬본의 개발자인 권순용 원장(센트럴치과)은 “CT데이터와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돌출입, 무턱, 잇몸과다노출증 등을 단일교정장치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턱교정수술에 대한 술자와 환자의 부담을 없애면서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다”고 전했다.


킬본은 3D CAD/CAM 기술을 통한 100% 개인맞춤형 교정장치다. 환자별로 치아의 각도와 얼굴뼈의 모양의 특성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디자인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개별 증상에 따른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


권순용 원장은 “치과영역에서의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기존 치료의 한계마저 허물고 있다”며 “치과의 디지털 기술 접목으로 인한 치과의료기술의 발전 한계는 과연 어느 정도일지 현재로선 가늠하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


 [인터뷰] 권순용 원장 (센트럴치과)


“디지털 장점 살리되, 기업 논리 결부는 경계”


다년간 교정 세미나 그룹을 운영하고, 최근에는 무수술 턱교정 장치를 개발해 해외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권순용 원장. 그는 디지털 기술과 이를 활용해 교정치료의 한계에 도전해 최근 그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는 디지털 기술을 무조건적으로 신봉하는 것은 조금은 위험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권 원장은 “디지털 기술이 치과교정 치료의 한계와 개선을 가져왔고, 앞으로도 더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자칫 디지털 기술이 교정치료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치료라는 마케팅 측면으로 접근하게 되면, 임플란트의 대중화와 전성기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뼈저리게 경험한 오류를 또 다시 범하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교정진단과 치료계획은 물론, 맞춤형 브라켓이 상용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이제 교정치료가 대중화되는 것 아닌가”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하기도 한다. 임플란트가 치과시장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성기는 10년 정도밖에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기업의 성장을 가히 괄목할만하다.


권순용 원장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아이러니하게도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대량 생산·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하지만 기술의 발달은 사람의 손이 필요한 특정 분야의 쇠퇴를 가져올 것이 자명하고, 이는 가격경쟁력으로 포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커스터마이징 브라켓 등을 가능하게 하고 더욱 정확한 치료를 기대할 수 있게 했지만, 자칫 교정을 “쉽고, 빠르게, 그리고 저렴하게 할 수 있다”는 부분이 강조돼 과도한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권 원장은 “지금까지 술자와 환자가 누리지 못했던 치료의 한계성을 극복하는 측면에서의 디지털 교정 마인드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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