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출구전략을 찾아라!

2017.09.11 14:08:57 제745호

시니어 치의 위한 은퇴 설계-사회적 역할 정립 필요

치과의사의 적정 인력수급은 치과계 해묵은 난제 중 하나다. 치과의사의 과잉배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고, ‘과잉’이라는 진단은 이미 많은 연구논문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치과대학의 입학정원을 줄이는 것은 대학을 설득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치과의사의 출구전략을 제대로 마련해 치과계 내부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개원현장의 활동 치과의사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치과의사의 은퇴설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에 개원하고 있는 기태석 원장(前대전지부장)은 오랫동안 ‘치과의사 시니어 프로그램’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시니어 치과의사의 사회적 진출, 원활한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을 이어온 것.


치과계 내부적으로는 은퇴시점에 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해 원활한 은퇴를 돕는 것이 중요하다. 신규 치과의사와 멘토&멘티 매칭을 통해 치과경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본인의 치과를 인계하는 방안이다. 선배의 장점을 살리고 은퇴에 따른 수입급감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며, 치과계 전체적으로는 치과의사는 늘어도 치과의원 수는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치과계 밖으로 눈을 돌린다면 예방사업이나, 봉사활동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그리는 방법이 있다. 기태석 원장은 “지부별로 덴티스트 시니어 그룹을 구성해 봉사활동, 보건소, 학교, 구강검진의, 촉탁의제도 등의 정보를 교환하고, 은퇴 후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자체와 연계한 봉사활동은 물론 촉탁의제도와 구강검진에 은퇴 치과의사들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보건소에 치과의사가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은퇴회원을 통해 윈윈전략을 찾을 수도 있다. 실제로 기태석 원장은 대전지부장 시절 은퇴회원의 이러한 활동을 연계했고, 그 만족도 또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태석 원장은 “시니어 프로그램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치협이 주도적으로 정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면서 “공공기관(보건소, 학교, 의료, 요양, 검진센터 등)에 시니어를 위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치과의사들의 은퇴 설계는 여전히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정년도 없고, 퇴직금도 없는 치과의사들. 나성식 원장(나전치과)이 원로 치과의사 대상 설문조사를 한 결과(2015년)에 따르면 은퇴가 가까운 연령에서도 60%의 회원이 여전히 자녀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해주고 있었으며, 응답회원의 31%는 노후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경제적인 문제를 꼽았다. 치과의사들의 희망 은퇴시기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39세 이하에서는 57.3세, 40대는 61.7세, 50대는 65.1세, 60대는 70.7세, 70대는 80.1세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문제는 물론, 여전히 현장에서 일할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를 갖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희망 은퇴시기가 점점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의사 시니어클럽 운영 방안 및 사업내용 연구’ 결과에서도 이러한 사실은 확인됐다. 65세 이상 의사의 62.5%가 은퇴 후에도 자원봉사나 재취업 등으로 진료업무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희망 근무분야는 △일반진료(39.6%) △건강검진 관련 업무(20.6%) △건강증진 관련 업무(14.4%) △보건교육 및 상담 업무(13.8%) 등의 순이었다.


최근 고령 치과의사들이 불법사무장치과에 면허대여를 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 또한 제대로 된 은퇴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제 치과계도 시니어 대책에 적극 뛰어들어야 할 시기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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