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원장 노원종의 금융문맹 탈출기(1)

2020.06.23 15:09:03 제876호

내 친구 새우깡은 왜 이렇게 비싸졌을까?

2015년 5월 정도로 기억한다. 2000년 치과대학 졸업 후 전공의 4년, 공중보건의 3년, 임상강사 2년 후 2009년 개원을 했으니 개원 7년차.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중 우연히 사업하는 지인의 소개로 한 책을 읽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내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S사분면(치과의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자영업자) 사람들은 일에 쏟은 노고에 비해 적은 보람을 얻곤 한다. 당신은 사방에서 몰려오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우선 정부가 당신을 괴롭힌다. 일주일에 하루는 온전히 세금을 내기 위해 일하는 셈이다. 또 직원과 고객 때문에 스트레스를 겪으며, 가족마저 당신이 쉬는 날 없이 일한다며 불평한다. 하지만 어떻게 쉴 수 있겠는가? 당신에게 자유시간은 없다. 만약 일하지 않고 쉬면 그만큼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매우 현실적으로 얘기하자면 S는 ‘노예(slavery)’를 의미하는 셈이다. 사실 당신은 사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업체가 당신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부자아빠 가난한아빠-민음인]


마침 자주 바뀌는 직원들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다가오는 세금 납부 때문에 대출을 알아보다가, 출근길에 같이 놀자던 아이들을 뿌리치고 나왔던 터라 이 책의 이 문장이 필자에게는 비수로 꽂혔다. 그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산 인생이라 자부하고 살고 있었지만,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대로 나름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입학하고, 대학 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밟으며 석박사까지 마치고, 개원까지 했으니 인생의 큰 굴곡 없이 살아온 건 감사할 일인데 무언가 마음 한 켠이 허전하고,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아닌 느낌이 계속 드는 건 왜일까?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고, 내가 원하는 즐거운 취미생활도 즐기고 싶고, 내가 하는 일이 보람돼야 하는데 제대로 돌아가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시간적 자유가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간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유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치과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왔지만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 못했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직감했다. 그냥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관성대로 내 인생을 놓고 싶진 않았다.


돌이켜보니 그 동안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자본주의에 대해 배워보고 공부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기껏해야 중고등학교 시절 정치경제 시간에 배웠던 수요-공급 곡선 정도만 어렴풋이 기억날 뿐이었다. 앞으로  4회에 걸쳐 40여년을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뒤늦게 정신차린 평범한 치과의사의 금융문맹 탈출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자본주의에 대해 몰랐던 불편한 진실들 [EBS다큐프라임-자본주의]
-자본주의[capitalism 資本主義] :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물가가 조금씩 상승한다(치과 수가는 제외하고…). 필자가 1974년생이니 국민과자 새우깡과 동갑내기 친구다. 이 친구가 처음 나온 1974년에는 50원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1,300원까지 올랐다.[그림1] 왜 이렇게까지 올랐을까?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운 수요-공급의 법칙 때문에 전 국민이 새우깡에 미쳐서 새우소비가 늘어서였을까? 아니면 전국 새우 수확량이 줄어서 가격이 올랐을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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