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 주식투자로 큰돈을 못 버는 이유 - 주식과 부동산의 차이

2021.05.20 14:04:50 제920호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 10

주식투자를 할 때 한 종목을 잘 골라서 저점에 샀다가 10%만 올라도 팔면 단기간에 10%의 수익을 낼 수 있다. 근데 왜 주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 극히 드물까? 주식투자로 수익을 내고 목돈을 불리는 것은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다. 그래서 대부분 투자자는 주식투자로 목돈을 모아가지 못한다.

 

주식투자로 단기간에 사고팔아 이익을 낸 사람을 찾아보는 건 쉽다. 동전 던지기로 앞뒤를 맞추는 게임을 하면 절반의 사람들이 정답을 맞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근데 반복되는 투자를 했을 때 돈을 버는 사람은 적다. 이번 시간에는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 힘든 이유를 살펴보겠다.

 

1. 변동성이 커서 돈을 잃을 수 있다

주식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쉽게 수익이 나지만 쉽게 잃어버린다. 여기서 ‘쉽게 잃어버리는 게’ 문제다. 투자자가 투자를 하는 이유가 뭘까? ‘투자수익을 내고 돈을 모으기 위해서’다. 그럼 투자하면서 시드머니를 차곡차곡 늘려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간단하다. 투자금을 잃지 않으면 된다.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 것’ - 별것 아닌 거 같아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변동성이 클수록 잃었을 때 큰 폭의 하락이 있어서 복구가 힘들다. 주식은 다른 자산보다 변동성이 커서 하락할 때 손해가 나면 나중에 반등하더라도 손실을 복구하기가 상대적으로 힘들다.

 

100만원의 자산으로 주식투자를 했다가 30%가 하락하면 70만원이 남는다. 반강제로 장기투자자가 돼서 손해난 주식을 팔지 않고 버티다가 주가가 반등에 성공해 바닥에서 30%가 상승하면 이제 91만원이 된다. 원금인 100만원이 되려면 저점에서 42%나 올라야 한다.

 

 

부동산은 변동 폭이 주식보다 낮다. 체감상으로 주식의 절반 이하의 변동성을 보이는 거 같다. 주식은 고점 대비 20%가 하락해야 하락장이라고 하지만 부동산은 고점 대비 10%만 떨어져도 하락 추세에 들어섰다고 말한다. 주식은 고점 대비 30~40% 하락이 수년마다 일어나지만 (그리고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시도 때도 없이 30% 이상의 하락을 하지만) 부동산은 고점 대비 30% 하락은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가 주식투자보다 수익을 낼 확률이 높다.

 

2. 변동성이 높아 목돈을 투자하기 힘들다

변동성이 낮으면 마음을 놓고 큰돈을 투자할 수 있다. 은행 예금에 10억원을 예치했다고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다. 10억원 가치의 부동산을 매입해도 예상되는 변동성과 하락 폭이 낮고 부동산은 ‘거주’라는 사용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동산의 단기적인 시세 변동에 신경을 덜 쓸 수 있다.

 

만약 10억원을 주식투자를 해서 개별 주식을 매입했다면 어떨까? 지난해 3월 단기간에 고점 대비 주가지수가 -35%나 하락했다. 10억원을 투자했는데 3억5,000만원이 한 달 만에 날아갔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다시 본전을 찾으려면 35%가 아니라 53%나 올라야 한다. 이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래서 주식은 여윳돈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 심리적으로 변동성을 견딜 수 없고 매수하고 물리면 물타기를 해야 하니 ‘영끌’하지 못하고 남는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여기서 여윳돈이란 은퇴 후까지 찾지 않아도 되는 돈이며, 없어져도 지장이 없는 돈이다).

 

여윳돈으로만 주식투자를 하면 그걸로 정답인 걸까? 부동산은 여윳돈으로만 투자하지 않는다. 그런데 수많은 전문가가 주식투자는 ‘여윳돈’으로 하라고 권고한다. 주식은 장기투자를 해야 변동성을 이기고 복리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주식의 변동성이 워낙에 커서 단기적으로 하락장에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일정기간 후에 필요한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게 되면, 운이 나빠서 투자 초기에 조정을 겪으면 정상적인 투자를 이어가기 힘들어질 수 있다.

 

평범한 개인투자자가 ‘여윳돈’이 얼마나 있을까? 없어도 되는 남는 돈이 10억원, 20억원인 투자자는 이미 자금에 여유가 있는 부유한 편에 속할 것이다. 반면에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부동산 자산의 저변동성을 알고 있으며, 부동산이 우상향한다고 금융자산보다 더 확고하게 믿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영끌’해서 부동산을 매입한다(물론, 부동산도 단기 과열권에서 매수하면 긴 시간 동안 시세가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큰돈을 벌려면 큰돈을 투자해야 한다. 변동성이 낮은 부동산은 좀 더 쉽게 큰돈을 투자할 수 있는데 변동성이 높은 주식은 큰돈을 선뜻 투자하기가 힘들다.

 

3.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어렵다

주식은 변동성이 높아서 담보자산으로 잡아서 레버리지를 일으키기가 힘들다. 기껏해야 신용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정도다. 스탁론이라 불리는 주식담보대출은 일반적인 제1금융권 대출과 다르며 주식의 높은 변동성에 따른 마진콜(거래에서 계약이행을 보증하고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예치하고 있는 증거금이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한 경우에 추가자금을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요구에 응하지 못하면 거래소는 자동반대매매를 통해 증거금을 청산시키고 거래계약을 종결한다) 위험이 상주한다. 절대로 하지 않는 게 좋다.

 

변동성이 적은 부동산은 어떨까? 지금은 정부의 규제로 인해 대출로 집을 사기가 어려워졌지만, 정부 규제를 제외하고 자산의 속성으로만 따져보면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은 실물 자산이고 변동성이 낮아서 우리나라 은행들이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주고 있다.

 

부동산은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저금리로 장기간 대출을 받아 투자할 수 있다. 반면, 주식은 그렇게 할 수 없다. 변동성이 높고 레버리지를 쓰기 힘든 주식은 큰돈을 투자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주변에 주식으로 큰돈을 모으고 투자에 성공한 사람을 보기가 힘든 것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보다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걸 알 수 있다.

 

여기까지 주식이 부동산보다 돈을 벌기 힘든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요약해보면 주식과 부동산의 가장 큰 차이는 ‘변동성’이란 걸 알 수 있다.

 

만약에 주식투자를 하면서 ‘변동성’을 다스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주식투자로도 부동산처럼 큰돈을 벌 수 있을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로 주식투자를 하면 매년 10%에 가까운 복리수익률을 내면서 장기투자할 수 있다. passive하게 투자하기 때문에 일이나 일상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투자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개별주 리스크도 없다.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ETF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전 시간에 간단하게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미국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사용하는 60:40 포트폴리오로 30년간 CAGR(연 복리수익률) 10~13%를 내는 방법을 소개했었다. 해당 방법으로 투자하는 경우 매월 시장가로 한 번만 매매하고 따로 계좌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복리로 연간 10%가 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음을 백테스팅으로 확인해 봤다.

 

주식을 포함한 금융자산을 투자할 때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부동산만큼 변동성을 줄이고 큰 하락 없이 우상향하는 포트폴리오로 장기투자하면 이론상으로는 부동산의 장기수익률 만큼 아니면 그 이상의 성과(CAGR, 연복리수익률)를 낼 수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실전에서 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이 얼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변동성이 얼마나 낮은가가 더 중요하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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