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감사원이 인공지능(AI) 시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보건의료 데이터를 민간 기업에 대폭 개방할 것을 권고,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업의 꼭두각시 노릇을 중단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감사원은 ‘인공지능(AI) 대비실태’ 감사보고서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암센터 등 3대 보건의료 공공기관이 보유한 방대한 질병·건강 정보가 기업들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CT나 MRI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의 개방을 강조하면서, 보건·의료 분야 공공데이터(가명정보)의 인공지능 개발기업 제공을 활성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에 따른 공공기관의 책임을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 같은 감사원의 보고서 발표에 대해 500여 시민사회단체의 연합체인 건강보험 빅데이터 개방저지 공동행동은 지난 4월 5일 성명에서 “개인의 민감한 의료·건강 정보를 기업에 넘기라는 기업 꼭두각시 감사원을 규탄한다”며 “이재명 정부 공공기관은 개인 식별 가능 정보를 기업에 넘기지 말라”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CT와 MRI 데이터는 환자의 신체적 특징이나 병변 위치 등 개인 식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민감 정보”라며 “이를 기업에 넘기라는 권고는 국민의 정보 인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특히 가명정보라 할지라도 재식별 위험이 높고, 수익 창출이 목적인 기업에 반출될 경우 오남용될 소지가 크다는 주장이다.
의료정보 등 환자의 개인정보와 관련해 의료기관들은 개인정보보호법 등 각종 규제책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반면, 진료정보공개 시행 등 이율배반적인 제도로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들 단체는 감사원이 비영리 연구기관보다 기업에 제공하는 데이터가 적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공익적 연구를 우선시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당연한 책무다”며 “데이터 개방 실적에 인센티브를 주라는 것은 경제적 유인을 통해 국민의 정보 유출 위험을 방조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감사원이 근거로 든 유럽 개인정보 보호 규정(GDPR)에 대해서도 “GDPR은 개인정보의 보호와 공익성에 강조점을 둔 반면, 한국의 규제 완화된 가명처리 조항은 상업적 활용에 방점이 있다는 차이가 있다”며 “이미 규제가 느슨한데 감사원은 이것을 더 풀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