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아기상어와 케데헌

2025.09.11 10:33:30 제1129호

최성호 편집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K-문화의 위엄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K-POP 걸그룹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라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K-POP과 악귀 퇴치라는 상상치 못한 조합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한마디로 노래로 악귀를 물리치는 ‘K-무당즈’라는 독창적인 설정이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놀랍게도 이 애니메이션은 한국에서 제작한 것이 아니다.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했고, 한국계 매기 강 감독과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손잡은 글로벌 협업의 산물로 동서양의 감성을 절묘하게 결합했다.

 

케데헌이 글로벌 열풍에 휩싸인 이유는 K-POP과 판타지, 동양적 정서를 제대로 녹여낸 스토리와 세련된 연출이 어우러진 결과다. K-POP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과 애정에 우리나라의 무속신앙이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이 전 세계 어느 문화권에도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작품 속 ‘헌트릭스’가 라이벌 그룹 ‘사자보이즈’와 대결구도로 팬들을 악령으로부터 지키는 서사는 K-POP 팬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아이돌 그룹 간의 경쟁을 판타지적으로 변주해 전 세계의 흥미를 자극했고, 영유아를 포함한 모든 세대를 끌어들인 힘이 됐다.

 

해외 평단의 반응 또한 뜨겁다. 관객 평가 지수인 팝콘 지수가 89%로 호평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도 94%의 신선도 지수를 기록했다. 또한, 작품의 인기 요인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사운드트랙이다. ‘골든’ OST는 미국 아이튠즈 앨범 순위 1위, 스포티파이 1위, 빌보드 메인 싱글 순위 핫 100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1살도 따라 부르는 노래’ 골든 OST는 방탄소년단(BTS)이 세웠던 빌보드 기록도 뛰어넘었다. 전 세계 아이들이 하루종일 흥얼거려서 부모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자신도 모르게 따라 부른다는 이 노래는 앞으로 대단한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 번만 듣더라도 머릿속에서 맴돌며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힘있는 비트는 언어와 상관없이 전 세계 아이들에게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3년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겨울왕국(Frozen)’의 OST ‘렛잇고(Let it Go)’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엘사’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여자아이들이 주위에 흔했을 정도로 ‘렛잇고’ 신드롬은 엄청 났다. 이랬던 ‘렛잇고’ OST도 미국 빌보드 주간 싱글 차트 최종 5위까지만 올랐었다.

 

우리에겐 전 세계 아이들이 안다고 할만한 노래가 하나 더 있다. 2019년 1월 핑크퐁 ‘아기상어(Baby Shark)’ 음원은 빌보드 차트 32위에 올랐었고, 2020년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위, 유튜브 최초 100억회 돌파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원곡이 익숙한 북미권에서 크게 히트했고 아이들이 하루종일 따라 불렀다.

 

이러한 계보를 잇는 ‘케데헌’의 인기는 다양한 굿즈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굿즈 소비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으며,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거대 팬덤을 만들고 있다.

 

올해 7월 한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은 136만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안전한 환경,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매력에 ‘케데헌’의 인기가 더해져 해외 관광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단순한 K-POP에 열광하는 한류 팬덤의 단계를 넘어서 한국 전통문화와 K-POP이 만들어낸 새로운 장르가 될 것이 분명하다.

 

치과계는 이러한 물결에 동참해야 한다. K-POP과 한류에 호기심이 충만했던 제1의 K-컬처를 넘어, 아기상어와 케데헌이 키운 새로운 세대가 한국으로 찾아올 제2의 K-컬처 시대를 미리 준비해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 어릴 적부터 K-컬처에 익숙한 세대가 한국을 몇 번이고 방문할 때가 반드시 올 것이기 때문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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