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이제야 나온 걸까?”
근관 충전용 MTA 실러를 사용해 본 임상가라면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시술 도중 팁 끝이 굳어 실러가 더 이상 나오지 않거나, 점도가 일정하지 않아 압출이 어려워지는 경우. 또한 팁 내부에 남은 재료가 굳어버려 재사용이 어렵고, 팁이 두꺼워 가는 근관에는 적용하기 힘든 불편함을 겪은 임상가도 많을 것이다. 필자 역시 오랫동안 여러 종류의 MTA 실러를 사용하면서 이런 문제들을 반복적으로 경험해왔다. 그래서 최근 출시된 ANATO-SEAL을 처음 접했을 때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본 결과, 그동안 불편했던 부분들이 완전히 개선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Premixed MTA 실러의 불편함, 왜 생길까?
Premixed MTA 실러는 혼합 과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칼슘실리케이트계 생체세라믹으로, 습윤 환경에서도 경화가 가능한 편리한 재료다. 하지만 이 ‘편리함’은 오히려 시린지 팁 막힘과 점도 불안정이라는 임상적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성분인 칼슘실리케이트(3CaO·SiO₂, 2CaO·SiO₂)가 수분과 만나면서 C-S-H 젤과 수산화칼슘(Ca(OH)₂)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즉, 시린지 팁이 공기 중의 습기나 근관 내 수분에 노출되는 순간, 그 부위에서 수화반응이 시작돼 팁 끝이 먼저 경화돼 버린다.
게다가 제형 내에 포함된 친수성 점증제(PEG 등)는 수분을 쉽게 흡수해 이 현상을 더욱 가속시킨다. 그 결과, 팁 막힘으로 압출이 어려워지고 실러의 흐름이 일정하지 않게 된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근본부터 다른 접근, ‘제거 불가능성’ 극복
ANATO-SEAL은 기존 MTA 실러의 불편함을 재료과학적으로 분석해 근본부터 접근한 제품이다. 개발 단계에서 수화반응 제어와 제형 안정화를 동시에 개선해 사용 중 발생하던 팁 막힘 문제를 완전히 해소했다. 27G와 29G의 초미세 팁을 적용해 협소한 근관에도 부드럽게 주입되며, 압출이 일정해 정밀한 근관 충전이 가능하다. 심지어 30G 팁에서도 굳지 않고 안정적으로 압출되는 것이 확인됐다.
핵심 성분으로 리튬카보네이트(Li₂CO₃)를 첨가해 물성을 개선했다. 이는 칼슘실리케이트와 반응해 경화 속도를 조절하고, 생성된 리튬실리케이트(Lithium Silicate)가 밀폐성과 항균성을 높인다. pH를 약 12 수준으로 유지하며, 리튬 이온은 조골세포 분화를 유도해 치근단 재생을 촉진한다.
또한 ANATO-SEAL은 Aluminum-free 조성으로 생체 안정성을 강화했다. 일부 제품에 포함된 산화알루미늄(Al₂O₃)은 경화를 촉진하지만 체내 안전성 논란이 있었다. ANATO-SEAL은 이를 완전히 배제해 생체 친화성을 높였다.
리튬실리케이트를 기반으로 한 자가치유(Self-healing) 반응 역시 주목할 만하다. 균열이 생기면 반응 부산물이 이를 다시 메워 복원하는데, 이는 콘크리트의 자가치유 원리와 유사하다. 단순히 빠른 경화형 실러를 넘어, 스스로 복원 가능한 차세대 바이오세라믹 실러로 진화한 셈이다.
무엇보다 ANATO-SEAL은 기존 MTA 실러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제거 불가능성’을 극복했다. 한 번 굳으면 재근관치료가 어렵다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경도를 최적화해 익스플로러나 파일로 긁어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제 임상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확인되며, MTA 실러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임상가가 주저하던 불편함을 해소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드디어 진짜 임상용 MTA 실러가 나왔다”
기존 Premixed MTA 실러가 안고 있던 팁 막힘, 점도 불균질, 재료 낭비 등의 문제는 여전히 임상 현장의 숙제였다. 그러나 ANATO-SEAL은 이러한 문제를 재료과학적 접근으로 해결하며, 밀폐성·항균성·조작성을 모두 향상시킨 ‘완성형’ 제품으로 평가된다. 필자는 이제 확신한다. “이제야 비로소 임상 현장에서 믿고 사용할 만한 진짜 MTA 실러가 등장했다”고. ANATO-SEAL-근관 해부학(anatomy)에 최적화된 MTA 실러, 그 등장을 반길 이유가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