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다사다난했던 2025년이 저물고 있다. 치과계는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 한해였지만, 사상 초유의 협회장 ‘당선무효’ 판결에 혼란한 시기이기도 했다. 개원가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조차 각계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살얼음판을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오늘의 치과계를 단단히 다지고 내일의 치과계를 야무지게 준비해가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치협-서울지부, 역사적인 창립 100주년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직무대행 마경화·이하 치협)와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강현구·이하 서울지부)가 나란히 창립 100주년을 기념했다. 1925년 설립된 한성치과의사회를 모태로 한 서울지부와 2022년 총회를 통해 역사를 바로잡은 치협의 100주년이 맞물리면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2025년을 시작했다.
치협은 몇몇 지부 및 동창회 학술대회를 통합하며 창립 100주년 기념 국제종합학술대회 및 치과의료기기전시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7,000여명의 등록을 이끌어내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서울지부는 창립 100주년 기념 SIDEX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한 달 사이에 전국 규모의 행사가 개최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긴 했지만, 학술과 전시회에 치과인 1만3,000여명의 발길이 이어지며 각각의 역할과 기대를 충족시키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치협은 이 시기부터 회비 미납자에 대한 보수교육 차등화를 선언하고, 3회 이상 회비 미납자에게는 등록비 외 간접비를 추가 징수했다.
SIDEX를 비롯한 권역별 학술대회에서는 기존에도 미가입자에 대한 차등적용이 이뤄져왔으나, 이번엔 한발 더 나아가 분과학회는 물론 동창회 등도 동조해 거의 모든 학술대회에서 회비납부 기준을 일제히 적용하면서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났다. 지부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학회에서 보수교육을 이수하면 된다는 생각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치협 회비 납부율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임플란트 보험, 변화와 기대
2024년 12월 27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치과 임플란트 보철재료 확대’ 건이 통과되고, 2월부터는 PFM뿐만 아니라 지르코니아 임플란트도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연초에 전해졌다.
개원가에서는 지르코니아를 사용했다가 보험 임플란트 청구액 전체를 삭감당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불거지는 상황이었고, 치협 대의원총회에서는 지르코니아를 보험 임플란트에 포함해달라는 안건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통과되는 등 개원가의 요구가 높았던 만큼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치과기공계의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에 시행 직전까지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기공계는 복지부 항의 방문, 1인시위 등으로 압박했다. 그러나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고 2월 1일부터 지르코니아 임플란트도 보험적용을 받게 됐다.
임플란트에 있어 또 하나의 기대는 임플란트 급여확대가 대선 공약에 이어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로 확정됐다는 것이다.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확대를 추진한다’는 내용으로, 이것이 개수 또는 연령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다.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혜택을 제공하게 됐다는 점뿐만 아니라 침체된 개원가 및 치과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치과계, 난관 딛고 새로운 활로 모색
2025 치과계도 불법과의 전쟁은 계속됐다. 환자 DB를 악용하는 불법 의료광고, 초저수가를 내세운 치과광고가 각종 SNS에 난무했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치과계의 노력도 가시화됐다.
서울지부는 공장형 치과의 문제를 알리는 대국민 캠페인을 이어갔고, 비급여진료비 가격표시광고 금지 입법화를 추진했다.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인 전현희 의원이 불법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원천차단을 목적으로 한 의료법-약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는 데 서울지부를 비롯한 서울지역 의약단체들이 적극 나선 것 또한 의미있는 성과로 꼽혔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준비, 또 다른 하나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이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의료와 돌봄을 한데 묶어 효율적으로 지원하며 살던 곳에서 안정적인 여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돌봄통합지원법이 2026년 3월 27일 전국에서 일제히 시행된다.
치과계에서는 이 법에 명시된 치과의사의 역할과 방문구강관리 항목의 실효성 있는 제도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5년 한해는 ‘돌봄’을 키워드로 치과방문진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제도화하기 위한 토론회가 연이어 개최됐고 대한방문치의학회가 창립하는 등 본격적인 제도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 한해를 돌아보는 치과계에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 잘 어울리는 데에는 지난하게 이어진 선거 후폭풍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3년 치협 회장단 선거 직후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은 당선무효소송으로 이어졌고, 소 제기 2년여만인 지난 6월 12일 법원은 박태근 회장의 당선을 무효로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자진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박태근 회장은 항소를 결정했으나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이 인용되면서, 현재 치협은 회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혼란을 딛고 치과계는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새해가 되면 전국 시도지부는 물론 치협도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 또 한 번의 치열한 선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선거 후유증 없는 깨끗한 선거를 통해 회원들을 결집할 수 있는 역량있는 리더에 대한 열망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