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및 어린이 치약 ‘파라벤’ 규제 필요하다”

2014.10.20 17:52:16 제609호

독성학회 토론회 “파라벤 발암은 과장” 주장


최근 국정감사에서 비롯된 파라벤 치약 논란이 정점에 달하고 있다. 가공식품 및 화장품, 구강용품 등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방부제의 일종인 파라벤은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지 않지만, 이미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그 사용이 전면 금지되고 있으며, EU의 모든 나라에서는 내년 7월 모든 종류의 파라벤은 사용 금지 될 전망이다. 따라서 최근 국내에 일고 있는 파라벤 논란은 관련 연구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측면만 보더라도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독성학회(회장 조명행, 이하 독성학회)와 (사)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회장 박태균, 이하 식품포럼)은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치약 파라벤의 안전성과 대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독성학회 측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파라벤 치약 논란을 종식 시키겠다’는 듯한 늬앙스를 주었다.


독성학회 측은 토론 내내 최근의 논란에 대해 ‘대중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독성학회 측은 파라벤이 위해성이 매우 미비하다면서도 영유아나 어린이용 치약 등에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결론지었고,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일부 사용이 금지됐거나 내년 완전 금지된다는 사실까지 언급했다.


이날 토론회 주제발표에 나선 독성학회 총무간사 김형식 교수(성균관대약대)는 각국의 파라벤 사용실태와 규정, 인체 독성 및 위해성 평가 등에 대해 해외연구를 결과를 제시하면서 “화장품 등 피부접촉에 의한 파라벤이 경구를 통해 섭취한 파라벤보다 미량이지만 검출량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파라벤의 경우 현 과학적 수준에서 인체 내에서 유사 호르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으나,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의 특성상 피부를 통한 인체 내 축적은 희박하다”며 “하지만 파라벤은 내분비계장애작용 등에 대한 연구보고가 있어 이들 물질에 동일한 용량이 노출되더라도 영유아 및 어린이에게 더 민감하게 독성을 나타낼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라벤 치약이 암을 발생시키거나 그밖에 인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영유아나 어린이용 치약 등 의약외품 등에 파라벤을 첨가제로 사용하는 것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패널로 참가한 서울대 약대 노민수 교수는 “대량 생산 및 대량 소비가 이뤄지는 현대 사회에서 방부제 사용은 불가피하다”며 “방부제를 넣지 않으면 세균이 든 식품이 대량 유통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로서는 파라벤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은 거의 없다”며 “일부 대체재 또한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파라벤을 완전 금지했을 때 발생하는 특히, 기업이 져야 하는 시간적 물리적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했다.


또 다른 패널 계명찬 교수(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파라벤에 대한 대중의 공포는 조금 과장돼 있다”면서도 “파라벤의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생활하수 및 대소변을 통해 하천으로 유입되는 파라벤에 의한 양서류 및 어류 등을 연구한 결과 그 위험성을 발견한 것.


그는 “소비자는 적절한 허용기준 범위 내에세 소비하도록 노력하고, 영유아기 민감성을 고려해 노출량을 줄여야 한다”며 “(파라벤) 장기 노출에 따른 내분비계장애효과 및 환경잔류량과 수환경독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1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측에 파라벤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경희치대 예방치과학교실 박용덕 교수는 이날 패널이 아닌 청중으로 참여해 토론회를 지켜봤다.


그는 “유럽에서는 전면 금지 쪽으로 간다고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는 현실적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네덜란드는 내년까지 가지 않고, 파라벤을 어린이에게서 이미 금지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히면서 인체에 무해하는 주장은 스스로 모순된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또한 “해외자료를 토대로 피부접촉이 구강섭취보다 위험하다는 자료를 제시했는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치약은 화장품으로 분류된다”며 따라서 해외 연구 자료를 토대로 치약은 경구로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화장품 보다 인체 내 잔류 량이 적을 것이라는 논리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박 교수의 주장은 치약을 통한 파라벤 섭취는 얼국 표면적보다 월등히 넓은 구강내 점막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최근 파라벤 치약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박용덕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식약처 측에 파라벤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며 “파라벤의 위해성 관련한 연구와 논문은 수백건이 넘는다. 오는 2015년부터 유럽에서 파라벤이 전면 금지된다는 사실 밝히면서 그 이유에 대해 말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

신종학 기자 sj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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