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년특집] 원장이 행복한 치과만들기②

2018.01.02 10:08:57 제759호

치과의사의 힐링

마음은 아날로그, ‘느린 삶’ 필요한 때



본지에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 최용현 원장(STM치과)은 치과의사이자 심리학자이며, 명리학과 종교학에도 관심이 높은 인물이다. 치과계 내에서는 환자와의 관계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고, 외부에서도 대학 및 종교인 대상, 마음다스리기 강연도 진행하고 있다. 그에게 물었다. 2018년 치과의사의 정신적 힐링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최용현 원장의 지상특강을 들어본다. 



‘행복을 위한 느린 삶’,

내 마음의 속도에 맞춰 일상에도 여유를 줘야 한다.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이젠 전화를 하고 기다리는 여유조차 없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여전히 아날로그다. 잊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세상이 빨라질수록 생각과 마음의 갭을 극복하기 업렵고, 거기에서 고통이 일어나는 것이다.”


세상이 요구하고 생각이 앞서가는 속도에 마음은 늘 뒤처지기 마련. 잊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잊혀야 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는 SNS와 구글神이 하늘의 神을 압도했고, 사람들의 도덕적 가치 기준은 속도에 의해 무너져가고 있다. 삶은 편해지고 좋아졌으나 마음은 여유를 잃어간다.


그 속에서 ‘행복을 위한 느린 삶’을 살아보자. SNS에서 멀어지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고 지하철을 타는 등 일상에서 최대한 속도를 늦추는 것. 느림에서 무언가를 발견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느림에서 무언가를 발견해가는 과정, 내 마음의 속도에 맞춰 일상에도 여유를 줘야 한다. 마음의 여유, 몸의 여유가 필요하고, 기다릴 수 있는 것을 찾아가야 한다.


치과의사의 일상에 비춰 생각해보자. 세상의 모든 환자가 내 환자일 수는 없다. 빨리,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요구, 경제적 상황, 월수입 등 우리의 마음을 조급하게 하는 요소는 많다. 그러나 그것을 놓는 것에서 여유가 생긴다.


최근 유명 아이돌 가수가 남긴 유서에는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는 부분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변화와 요구에 맞서기엔 그 속도가 한없이 느리기만 한 마음의 속도를 표현하고 있다. 스스로 속도조절을 하고 싶지만 그것은 곧 뒤처지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어 탑의 위치에서 내려올 수 있는 내공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치과의사도 마찬가지다. 환자만 죽어라 보다보면 치과의사 스스로는 그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을 찾기 어려우며 어느 순간 체력도 정신도 따르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많은 환자를 보기보다는 적정한 포커싱을 통해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느림의 삶을 위해서는 포털사이트에서 빠져나오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지역사회 환자들과 유대를 강화하면서 지역사회 네트워크와 소통해야 한다.


환자들이 치과의사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진료에 대해 구글을 검색하기 시작한 세대와 이전 세대는 분명 다르다. 전문가의 의견보다 구글신의 정보가 더 크게 다가오며, 이들에게 의사는 전문가가 아닌 정해진 길을 가도록 도와주는 택시운전사 정도로 받아들인다. 안타깝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환자를 많이 보다보면 마음의 상처가 생기고, 그를 극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낫기 전에 또 겹쳐지고 또 횟수를 늘려간다. 마지막 깨달음은 역시 외부가 아니라 나 자신,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내 문제임을 알았다면 그걸 이길 수 있는 내공을 쌓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울증으로부터 삼킴을 당할 수 있다. 내가 말하는 이론을 마음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이 온전히 움직이지 못하는 것. 그 속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고통을 해소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속도를 늦춰라. 그리고 느리게, 주위를 돌아보며 걸어가야 한다.


직원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내가 손해보면 안되고 정신적으로 대접받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만족은 아니더라도 불만은 없어야 하고 최소한 무시당하지 않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공통적이다. 내가 원장이고 보스라는 생각을 버리고 스스로 욕심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흔히 5~6년차가 된 스탭과의 관계에서 급여에 있어 합리적인 방법을 찾길 어려워한다. 하지만 그 방안을 찾지 못하면 월급 낮은 사람, 매년 1~2년차를 새로 구인해야 하는 문제가 반복된다. 우리 치과는 내 것이 아니라 공동의 터전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하는 데서 시작,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높이는 것에서 새로운 시작이 이뤄질 수 있다.


2018년은 무술년(戊戌年)이다. 土(흙)의 기운이 굉장히 세게 들어오는 해로, 큰 태산이 태양을 가리고, 그로 인해 새싹이 움트지 못하고 우울함이 커지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현 상황을 파악하고 과도한 부분은 정리할 필요가 생기는 시기다.


올 한 해,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느림’이다. 외부의 여건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빠르게 많은 것은 만들어가기보다 느리게 감으로써 마음의 여유를 갖고 현명한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다. 올해는 스스로 ‘행복을 위한 느린 삶’을 이어가길 바란다. 느림과 여유에서 마음의 평화가 자랄 것이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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