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치과계, 코로나19 위기 속 변화와 성과도

2020.12.29 10:59:27 제900호

온라인 학술대회 치과계 안착, 1인1개소법 보완입법 국회 통과 등

 

[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2020년 대한민국의 시작과 끝이 코로나19에 함몰된 것과 마찬가지로 치과계 또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진료실에서 매일같이 사용해야 하는 마스크와 글러브를 구하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했고, 치협을 통해 공적마스크가 배포되기도 했다. 위축된 경기는 환자들의 발길을 가로막았고, 혹시나 모를 확진자 내원, 자가격리 등의 위험으로 아슬아슬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수입은 감소됐고, 감염관리 비용은 급등했지만 뚜렷한 보상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치과산업 또한 국내외 경기침체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수출길이 막히면서 상반기에는 전년동기대비 수출실적이 40%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여기에 반등의 발판이 돼야 할 전시회 또한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못하면서 어느 해보다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치과계는 빠르게 변화했다. 연간 이수해야 할 보수교육점수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고민은 잠시. 온라인 학술대회는 5G속도로 치과계에 안착했다. 학회, 지부에서 치러지는 학술대회와 보수교육은 온라인으로 전환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의 트렌드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학술대회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화상으로 주요 회의와 송년회가 진행되고 온라인으로 학술대회를 대체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게 됐다.

 

2020년 치과계는 치협과 시도지부에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한 의미있는 해이기도 했다. 치협은 70년 만의 세대교체를 외친 이상훈 회장이 당선됐고, 시도지부도 새롭게 구성됐다. 그러나 선거과정은 이번에도 평탄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치협은 선거 직후 박영섭 후보 측은 이상훈 회장을 포함한 선출직 회장단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신청-기각, 형사고소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기지부는 최유성 회장의 압도적인 당선에도 불구하고 불법 선거운동으로 발목잡히며 당선무효-재선거, 그리고 연이은 소송으로 경기지부 아래 두 개의 집행부가 존재하는 시기까지 발생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2020년 한 해 치과계는 괄목할 만한 성과도 얻었고, 의미있는 변화도 있었으며, 여전히 풀지 못한 과제도 남겼다.

 

환자는 물론 치과계도 경악시킨 투명치과 사건은 올 한해도 연이은 송사로 시끄러웠다. 결국 투명치과 강모 원장의 파산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소식까지 전해졌고, 잠원동 소재 한 치과는 경영난을 핑계로 한 또 다른 먹튀치과가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여 공분을 샀다. 일부 치과의 일탈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진료에 매진하는 치과의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치과계에 대한 신뢰도를 끌어내리며 허탈감을 안겼다.

 

지난해 타 전문과목에 비해 확연한 합격률 차이를 보이며 논란을 빚었던 통합치과전문의 시험도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 지난해 78%였던 합격률은 올해도 79.9%에 머물렀고, 이는 전체적으로 90%를 상회하는 타과 전문의에 비해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희망 섞인 변화도 있었다. 올초 전해진 아동복합레진 개정 소식은 치협 회장단 선거와 맞물리면서 쟁점으로 부각됐다. 복지부는 지난 2월 12세 이하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 급여범위 축소를 골자로 한 고시 개정안을 발표한 것이 불씨가 돼 복지부 앞 항의시위가 이어졌고, 의견수렴 기간 중에는 이례적으로 1,700건에 달하는 반대의견이 쏟아져 치과계의 의견을 반영하기도 했다. 또한 근관치료급여 확대는 일반 개원가에 가장 밀접한 변화로 꼽혔다. 근관치료 급여기준이 확대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기도 했다.

 

올 한 해 무엇보다 의미있는 성과로 꼽힌 것은 지난 12월 2일, 1인1개소법 보완입법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이었다.

 

1인1개소법은 지난 2011년 통과됐으나, 이후에도 관련 처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위반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진료비 환수가 불가하다는 판결이 잇따랐다. 그러나 치협이 수년간 공들여온 보완입법이 완성되면서 얼마 후인 12월 10일에는 1인1개소법 위반으로 기소된 ‘유O치과’가 5년 만에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향후 더욱 실효적 제재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해가 마무리되고 있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고, 관심을 갖고 해결해가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특히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는 현재 가장 민감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미 환자에게 충분히 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료비용으로 줄세우기를 하고 ‘가격’ ‘비용’만을 비교대상으로 부각시키는 제도 추진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는 가운데, 전국 시도지부장협의회는 전 회원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치과계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히면서 논란도, 분쟁도 많았지만 변화에 빠르게 순응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왔다. 그리고 2021년을 맞고 있는 치과계는 성장가도를 달리던 개원가, 치과산업이 다시 한 번 기지개를 켤 수 있는 새해가 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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