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서치대상 박용호 회원(회사편찬위원장)

2025.04.03 13:29:42 제1107호

“소명감으로 이뤄낸 100년사 편찬, 모든 분께 감사”

 

[치과신문_전영선 기자 ys@sda.or.kr]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강현구·이하 서울지부) 회사편찬위원회 박용호 위원장이 지난 3월 22일 열린 서울지부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서치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용호 위원장은 서울지부 100년사의 성공적 발간과 본지 논설위원으로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다음은 박용호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서치대상의 경우 주로 역대 회장이나 의장이 서울시치과의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기 위해 수상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서치대상의 경우 치과신문 논설위원으로서의 활동, 특히 서울시치과의사회 100년사를 성공적으로 발간한 박용호 회사편찬위원장의 공로가 크게 작용했다. 특별한 서치대상, 수상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치과의사로서가 아니라 회사편찬위원장으로서, 그리고 치과신문 논설위원으로의 역할을 인정받았다는 게 매우 기쁘다. 특히 칼럼의 경우 30여년을 써왔는데, 사실에 기반한 나의 느낌을 전하는 일종의 ‘감성칼럼’ 또는 ‘공적인 직업일기’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진료 외적인 시간에는 오직 칼럼 생각뿐이었다.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메모를 해놓고, 그 모든 것을 취합해 한 편의 칼럼을 완성할 때는 임플란트 수술이나 사랑니 발치를 아주 말끔하게 해냈을 때처럼 기분이 좋았다. 지난 30년의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이번 수상으로 그 시간을 모두 보상받은 느낌이다.

 

서울지부는 1995년 70년사를 발간하고 이후에도 10년 간격으로 두 번의 증보판을 발간했다. 특히 이번에는 이 모든 작업을 아우르는 100년사를 통사형식으로 제작했는데, 회사편찬위원장으로서 상당한 책임감과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사료된다. 어떤 각오로 회사편찬 작업에 임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린다.

 

사실 엄청난 부담감에 몇 번이고 고사하려고 했었다. 서울지부 100년의 역사를, 그것도 통사형식으로 제작한다는 게 여간 부담이 아니었다. 치과계의 역사를 알만한 1세대 선배님들은 돌아가시거나 연로하시고, 2세대에게 이 역할을 맡기기에도 미안함이 앞섰다. 게다가 서울지부 강현구 회장이 나를 지명해줬는데, 이걸 고사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소명감을 가지고 중책을 맡게 됐다.

 

회사편찬위원장을 맡고 나서,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와 서울지부 70년사 등 그간의 회사를 정독하고, 직접 서술에 임했다. 서술원고를 회사편찬위원들과 공유하고 논의를 통해 수정하면서 100년사 제작에 대한 감이 잡히기 시작했고, 초기에 느꼈던 부담도 사그라들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100년사가 성공적으로 발간됐다. 이번 100년사는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제작했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더불어 제작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과거 서울지부 회사의 경우 한자도 많고 글씨도 깨알같이 작은데다 양까지 방대해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전시나 보관용이 아닌 독자들에 의해 읽히는 책을 만들자는 것이 첫 번째였다. 그 과정에서 한자를 모두 한글로 대체했고, 그간의 회의록을 통째로 수록하는 것에서 벗어나 핵심 내용만 알기 쉽게 서술형으로 기록했다. 회사편찬위원들의 서술 방식이나 스타일이 다른 만큼, 공통된 서술방식과 형식을 만든 것도 매우 주효했다.

 

어려웠던 점은 서술시기의 배분이었다. 다행히 이주연 부위원장을 비롯한 회사편찬위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각자의 서술시기를 효과적으로 배분하고, 100년사를 성공적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

 

치문회 활동도 오랫동안 하셨다. 이과 출신인 치과의사들에게 문과적 소양도 매우 중요한 시기라 여겨지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후배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적 특성상 진료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하게 되는데, 그쪽으로 너무 치우치게 되면 치과의 수입 얘기가 자연스레 나오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를 비교하게 되고 열등의식도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삭막함을 문학적 활동이 많이 해소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치과의사문인회 활동을 하다보면, 문학, 철학, 역사 등 글 쓰는 얘기를 주로 하는데, 그 과정에서 결국 인간에 대한 경험치가 쌓이게 된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결국 인간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하는데, 치과의사라는 직업도 전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이나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자신만의 취미를 갖기를 권하고 싶다. 매일 치과라는 작은 공간에서 진료에만 몰두하다 보니,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축적된다. 이 스트레스를 풀지 않으면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결코 지속할 수 없다. 나 같은 경우는 글 쓰는 작업이 취미이자, 종교이고, 탈출구였다. 진료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수단이기도 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적 어려움과 고뇌를 털어버릴 수 있는 자신만의 취미를 반드시 찾아나서길 바란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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