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 논단] 100주년 유감

2025.08.22 08:19:59 제1126호

이승호 논설위원

기억하기로 연세치의학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 것이 10여 년 전이었고, 지난해 서울대치과대학이 100주년을, 또 서울대치과병원이 지난 10월 14일 ‘서울대치과병원 100주년, 특수법인 20주년 기념식’을 열고 새 비전과 미션을 선포했다.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수립한 미션은 ‘서울대치과병원은 치의학의 새로운 미래를 열고, 더 건강한 세상을 만든다’로 선포했다.

 

비전은 △따뜻한 인성과 최고의 실력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 △임상의 연구성과로 세계 치의학의 지평을 넓힌다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장 신뢰받는 치과병원이 된다 △사회적 포용을 실천해 건강한 변화를 이끈다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로 열린 소통과 협력 문화를 공유한다 등이었다. 병원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해 새로운 100년을 위해 서울대치과병원이 나가야 할 방향성을 함께 수립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하였다.

 

올해는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 100주년의 역사를 성대하게 기념했다. 현재 국내에는 면허취득자 3만7,000명, 활동치과의사 3만여 명, 그리고 전국 치과의원 1만9,000개소 등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동시에 세계 치과의료기기 점유율 15%의 치과의료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임플란트 산업을 필두로 치과산업은 2030년 10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로드맵으로 자랑할 만하다.

 

그러나 치과계의 바탕이라 할 수 있는 개원 현실을 생각하면 도전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제 경쟁력, 그리고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국내 경제상황 등으로 후배들의 미래개원환경은 만만치 않을 듯 걱정이 앞선다. 특히 치과는 전례가 없는 불황을 통과하는 중이다. 국내 치과의사들은 세계 최고의 높은 임상기술을 구사한다고 하면서도 신뢰도는 오히려 낮아져만 가는 이 힘든 시대에, 과연 치과의사의 효과 있는 노력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이 많다.

 

우리는 지금까지 가정과 학교에서 배운 바 그대로 반듯하게 성장해왔고, 전문의로서 맡은 역할도 성실하게 수행해 왔다. 그토록 많은 수업과정과 치열한 경쟁, 그리고 긴 인내 끝에 개원했는데, 정작 기다리던 만족스러운 보상 대신 다양한 경제적 불편함과 사회적 책임, 과중한 행정의 무게가 주어진다. 게다가 기득권자·가진 자로 비난받기 쉬운 존재로서의 삶이라니.

 

의료법에서는 의료인을 포함한 의료기사 또는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을 폭행·협박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개원가에서는 치과 의료진을 상대로 발생한 강력범죄사건에 대해 감형이 잇따르고, 이 같은 법적 판단이 의료진이 아닌 환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현실이다. 의료진 폭행에 대한 판결이 솜방망이 처벌로 그친 탓에 강력 범죄가 지속되는 만큼, 치과 의료진 폭행 등 범죄 사건에 대해서는 보다 높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소비자권익보호도 중요하고 선진사회 인권은 더욱 신장되어야 하겠지만, 치과진료에 불만을 품고 저지르는 폭행 범죄는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로 크고 작은 관련 송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 대부분 작은 분쟁에 그친다고 하지만, 치과의사의 일방적인 이해와 양보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또 치과진료가 워낙 세밀한 손작업에 정신을 집중해서 이뤄지는 일이고, 각 과정마다 환자를 아끼는 자세로 치료를 완성하다 보니, 문제 발생 시 술자로서 견뎌내야 하는 정신적 고통과 실망 그리고 충격은 결코 적지 않다.

 

우리는 노령사회 미래치과임상과 관련해 prefrail 통합치료 등 역점을 두고 공부하며 성인치과임상 예방치료를 위한 기술연마를 계속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학교나 협회 또는 전문학회 등 규모 있는 치과단체들부터 100주년의 의미를 좀 더 외부적·사회적·조직적으로 가져가고 치과의사 직역을 소개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대한민국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최고위 인사들과 치과전문정보를 나누고, 국민을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장으로서 다양한 치과 이벤트를 개발하길 바란다. 이를 통해 발전하는 치과의료기술과 문화를 널리 알리고, 국민적 공감과 이해를 얻는 축제장터로 활용하길 바라는 바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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