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시장의 체감 온도는 낮아지고 있다. 미국 주가 지수는 고점 부근에 머물러 있지만 상승 속도는 둔화되고, 변동성은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특히 지난 2년간 AI 주도 상승장을 이끌어 온 나스닥100은 추세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으나, 가격 구조 내부에서는 힘의 균형이 서서히 이동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금리 인하 사이클의 후반부에서는 유동성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이후 작은 변수에도 시장이 크게 반응하며 상승과 조정이 교차하는 구간이 형성돼 왔다. 현재 역시 물가 압력과 정책 불확실성, 유동성의 질적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며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본 칼럼은 단기적 지수 예측이나 매매 시점을 논하기보다, 금리 사이클의 위치와 나스닥100의 추세 구조를 함께 고려해 자산배분을 위한 비중 전략을 정리하고자 한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의 출발점은 연준의 기준금리 사이클이다. 기준금리는 단순한 정책 변수에 그치지 않고 자산 가격의 상대적 매력을 결정하는 핵심 축으로 작용해 왔다. 금리 인하 국면의 전반부에서는 유동성 기대가 위험자산에 빠르게 반영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기대는 상당 부분 선반영되고 작은 충격에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환경이 형성된다. 과거 여러 사례에서도 B 구간 후반에는 고점 분배가 진행됐으며, 이후 C 구간에서 구조적 조정이 나타났다.
현재 금리 사이클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극후반부에 위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하가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 추가 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과 지정학적 변수는 물가 압력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 겉으로는 위기가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시장 내부에는 점진적인 불안정성이 축적되고 있다.
이번 사이클이 과거와 다른 점은 인플레이션 환경에 있다. 이전 인하 국면에서는 장기 국채가 대표적인 위험 회피 수단으로 기능했으나, 이번에는 물가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완화가 진행되고 있다. 관세 변수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치며 채권의 일방적 강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금과 달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산배분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시장 내부에서도 균열의 신호가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AI 설비투자(CAPEX)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면서, 그동안 상승을 주도해 온 매그니피센트 7 종목들의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 엔트로피와 딥시크 관련 이슈는 기술 경쟁의 속도를 보여주는 동시에, 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의문을 함께 제기한다. 유동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트코인 역시 선행적으로 급등 이후 조정을 겪으며 방향성을 잃은 상태다. 이는 위험 선호가 확장 국면을 지나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스닥100의 차트 구조는 이러한 사이클 위치와 맞물려 있다. 저점에서 전고점까지 급반등한 이후 상승 채널을 형성했고, 10월 29일 채널 상단을 시험한 뒤 첫 조정이 나타났다. 이후 반등을 통해 다시 전고점에 도전했으나, 이전 고점을 명확히 돌파하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중기 이동평균선의 이탈과 회복이 반복되며 전형적인 고점 분배(distribution)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과거 2025년 2월에 발생한 고점 분배 국면에서도 유사한 위치에서 변동성이 확대된 뒤 주요 지지선 이탈과 함께 하락 추세가 본격화된 바 있다.
최근에는 중기 이동평균선(60·120 EMA) 사이에서 지수가 공방을 이어가며 방향성을 시험하고 있다. 상방 돌파 시에는 추가 반등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으나, 하방 이탈 시에는 중장기 지지선이 연속적으로 시험받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승과 하락의 가능성이 동시에 열려 있는 구조적 위치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전제로 대응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다.
자산배분은 고점과 저점을 예측하는 마켓 타이밍 전략이 아니다. 각 자산의 비중 범위를 설정하고, 과열 구간에서는 비중을 줄이며 조정 구간에서는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는 규율의 문제다. 나스닥100을 장기 성장 자산으로 판단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고점 분배 가능성이 높아진 국면에서는 장기 투자 물량을 제외한 조절 가능한 물량을 중심으로 점진적 이익 실현을 병행하는 접근이 합리적이다.
현재 나스닥100은 장기 추세 위에 있으나 구조적 피로가 누적된 위치에 있다.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라는 환경을 감안하면, 지금은 공격적으로 위험을 확대하기보다 비중을 관리하는 구간에 가깝다. 상승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하방 이탈 시 변동성 확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점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 본 칼럼에서 다룬 나스닥 100 지수(QQQ ETF) 분석은 패시브 자산배분 투자자의 전략적 참고용으로 작성됐습니다. 실제 투자에 적용할 때에는 시장 상황을 충분히 점검한 뒤 신중히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본 내용을 레버리지 투자나 단기 트레이딩의 기준으로 삼지 마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