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치대 정원외입학 없애겠다"

2013.11.21 13:26:45 제568호

지난 14일 치과의사 인력 정책토론회


‘문 닫는 치과 하루 평균 2곳…3년 새 2,321곳 폐업’ ‘치과 879곳 폐업 사상 최고’ ‘연리 240%…치과의사까지 사채 늪으로 내몰려’

 

하루가 멀다고 언론을 통해 소개되는 현 개원가의 모습이다. 개원가는 경영난 원인의 하나로 과잉 공급되고 있는 치과의사 인력을 꼽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매년 입학정원의 약 10%에 달하는 치과대학 정원외입학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는 교육부의 발언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이하 치협)는 지난 14일 치과의사회관 대강당에서 ‘치과의사 인력,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는 김재금 교육부 대학정책과장, 고득영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을 비롯한 정부인사와 이재일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장, 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장 등 치과계 안팎의 인사가 참여했다.

 

정부기관이 치과의사 인력수급에 키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정책토론회의 시선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관계자에 집중됐고, 정부 관계자의 입을 통해 정원외입학을 없애겠다는 의미 있는 발언도 나왔다.

 

교육부 김재금 과장은 “현재 각 대학에서는 정원외입학으로 정원의 11%를 선발하고 있다. 며칠 전 일간지에도 보도됐듯이, 정부는 정원외입학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라며 “장애인 등 소외계층 선발을 제외한 정원외입학은 정원 내로 흡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학생은 각 대학에서 얼마든지 선발할 수 있지만, 치과대학과 같은 전문 영역에 대해서는 외국인의 입학을 다시 한 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치협 김철환 학술이사가 정책토론회에 앞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치과대학 정원외입학은 전체 입학정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었다. 김철환 학술이사는 “전국 치과대학 정원외입학은 매년 상승하거나 예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서울 모 대학의 경우 2010년 정원의 16.7%를, 2011년 10%, 그리고 지난해에는 무려 30%를 정원외입학으로 선발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현재 750명에 달하는 전국 치과대학의 입학정원을 줄이는 것에는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교육부 김재금 과장은 “전국 의대의 입학 정원은 3,058명이지만, 보건복지부의 정책연구 결과 의사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라며 “국민의 구강 건강과 직결된 만큼 치과대학의 정원을 줄이는 것은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득영 과장은 경기 악화 등으로 현 치과계가 경영난을 겪고 있음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치과대학 정원 감축이 능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고득영 과장은 “60대 치과의사의 약 15%가 은퇴를 하고 있고, 70대는 절반가량, 80대는 거의 대부분이 은퇴한다”며 “현재 약 5,000명에 달하는 50대 치과의사들이 10년 이후부터 은퇴를 하기 시작한다”며 은퇴자 수만큼 치과의사가 보충돼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과잉공급이 경영난의 원인이라는 개원가의 주장과 지역적 편중, 경기 악화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다는 정부기관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정부기관은 치과의사 인력이 국민의 구강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민과 학계 등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적 합의와 이를 이끌어내기 위한 과학적 근거. 치협은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2025년 OECD 평균 8배에 달하는 치과의사가 배출될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부관계자의 답변은 “수학적 허상”이라는 게 전부였다.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치과의사 정원외입학을 없애겠다는 의미 있는 답변이 도출되기는 했으나, 정부의 성의없는 답변 탓에 또 다시 원론적인 이야기만 오고간 정책토론회였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

전영선 기자 ys@sda.or.kr
본 기사의 저작권은 치과신문에 있으니, 무단복제 혹은 도용을 금합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치과의사회관 2층 / 등록번호 : 서울아53061 / 등록(발행)일자 : 2020년 5월 20일 발행인 : 강현구 / 편집인 : 최성호 / 발행처 :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 대표번호 : 02-498-9142 /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