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시술, 또 다시 무더기 처벌 우려

2012.05.03 10:42:32 제493호

'치료목적외 불가' 유권해석, 논란만 가중

보톨리늄 톡신, 필러, IPL 등 치과치료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치과는 치료 목적 외에는 관련 치료를 할 수 없다’는 2009년 복지부 유권해석이 현재까지 적용되는 유일한 기준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치과를 향한 일부 고발들을 보면 과연 이 유권해석을 인정하고 당하고만 있어야 할지 의문이다. 물론 지금까지 고발된 치과들의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펼친 곳이 대부분이어서 일각에서는 “진료영역을 둘러싼 일부의 갈등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보톡스·필러 시술과 관련한 고발은 대부분 강남권에 몰려 있다. 강남구치과의사회 측에 따르면 최근 8곳 이상이 보건소에 무면허 진료로 고발된 상태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벌금형을 받거나 이에 따른 행정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큰 곳이 대부분이라는 것.

 

류홍열 강남구회장은 “최근 모 회원은 보톡스·필러 시술을 했다는 이유로 고발을 당했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다시 재조사를 받고 있다”며 “재기소의 결정적 이유가 바로 복지부의 유권해석이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강남의 모 치과는 보톡스·필러 등으로 여러 차례 고발 등을 당했지만 지금까지는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벌금형을 받을 것이 유력해 해당 원장은 법원의 처분에 따라 항소를 준비할 계획이다.

 

강북의 A치과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미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을 받았으며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기소유예 판정을 받아 행정당국으로부터 15일 자격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큰 치과도 있다.

 

이 모든 법적 처분의 기준은 바로 ‘치료 목적 외에는 할 수 없다’는 복지부의 유권해석이었다. 이에 최근 개원가 뿐만 아니라 관련 학회에서는 보톡스·필러의 치과영역에 대한 재해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 학회 관계자는 “성형 및 재건 등 심미적인 개선을 위해 구강악안면을 모두 다루는 치과의사가 유독 보톡스·필러를 미용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과연 우리가 수용해야 하는가?”라며 “이 유권해석대로라면 심미적으로 안모를 개선 위해 행하는 주걱턱 수술 등 악교정수술도 그 목적이 심미치료이기 때문에 치과 영역이 아니라고 말할 것인가?”라고 비토했다.

 

문제의 심각성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일부에서는 보톡스·필러 치료를 하는 개원의들의 모임을 보다 조직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관련 치료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최재영 원장(코스메틱치과)은 “치과의사로서 미용성형치료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개원의들의 모임을 조직할 계획”이라며 “학술적으로 더욱 기반을 다지고, 우리의 권리를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치과에 대한 고발 및 행정처분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치협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복지부 유권해석의 부당성을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치협과 복지부, 그리고 의협 등이 조율에 나섰지만 복지부 유권해석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까지 답보상태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욱 불리한 방향으로 유권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문제가 치과와 의과의 진료영역 싸움으로 더욱 공고해진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법적 공방 또한 더욱 치열해 질 것이 뻔하다.

 

최근 보톡스·필러 시술로 인한 무더기 고발이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정철민·이하 서울지부)는 더 이상 묵과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서울지부 김재호 법제이사는 “치과의사로서 적법한 범위 내에서 관련 시술을 한 회원들이 법적으로 부당한 처분을 받는 일이 발생한다면 회원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고문변호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

신종학 기자 sj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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