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에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발표했다. 이는 얼마 전 OECD에서 발표한 2.2%보다 더 하락한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나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통상 이런 숫자를 그냥 흘려보내기 쉽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생각보다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우선 기준이 3.0%이다. 세상의 모든 시스템이 3.0% 성장을 한다는 전제하에 맞춰져 있다고 보면 된다. 사회는 모든 곳에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 일년에 배출할 치과의사 수, 의사 수, 변호사 수, 자동차 수, 판사 수 등이 결정돼 있다. 이렇게 결정되는 기준이 경제성장률이 3.0% 성장한다는 전제하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 연비가 시속 80㎞를 달리는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과도 같다. 그 속도가 3.0%로 기준인 것이다. 그런데 2.0%가 됐다는 것은 80㎞ 속도로 달려야 할 차가 55㎞ 정도로 달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를 타고 있는 사람은 매우 느리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경제에서 생각해보자. 3.0% 성장을 기준으로 연간 변호사 배출을 1,000명으로 했다고 가정했을 때, 경제성장률이 2.0%가 되면 수요가 30%정도 감소한 것이 되기 때문에 사회에서는 공급과잉 현상으로 나타난다. 즉 변호사 배출도 30% 줄어든 700명 정도 돼야 하지만, 사회시스템은 탄력성이 적어서 쉽게 변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300명 과잉 공급이란 사회현상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경제성장률 2.0%라는 숫자가 지닌 의미다.
치과계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3.0% 이하로 들어서면서 사실상 치과의사 공급과잉이 시작된 것이다. 그것에 맞춰 치과의사 수도 공급을 줄여야 했지만,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국가 시스템과 교육기관 등 각 단체의 이권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쉽게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렀다.
그럼 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경제성장률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간단하게 매출이라 생각하면 된다. 매출 감소 이유이다. 매출 감소 예측은 소비가 감소할 것을 말한다. 즉 2.0%란 의미는 전 업종에서 매출이 대략 30% 정도 감소할 것이란 것을 의미한다. 기준은 3.0%였던 해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 작년이 2.8%이었으니 올해 초 2.2% 발표도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최근 2.0%로 발표됐으니 작년보다 매출이 약 20% 정도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다. 더불어 내년 전망치를 2.2%로 예측한 것은 내년은 올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결국 올해 남은 하반기 소비가 감소하고 매출이 적어도 20% 이상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다.
가끔 필자도 경제연구소에서 어떻게 이런 예측들을 내놓는지 궁금해 경제에 관한 책들을 읽어 본 적이 있었다. 경제 역시 의학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인체에는 혈액공급이 모든 기준이 된다면, 경제에서는 돈의 흐름이 기준이 된다. 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용 성향과 상태를 보면 매출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수요 인구를 파악하고 인구이동과 성향을 파악하고 공급되는 정도를 파악하면 예측이 가능해진다.
최근 베스트셀러인 ‘수축사회’라는 책에서 저자는 요즘 사회를 고정된 파이를 나누어 먹는 제로섬도 아닌 축소되고 있는 사회로 정의했다. 인구 감소로 인구 역피라밋 현상, 양극화 심화, 4차 산업혁명 진입에 의해 전체 파이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부터 사회는 절대 성장할 수 없는 구조이고 점차 축소되기 때문에 수축사회라고 정의하고, 사회는 더욱 치열해지고 이기주의가 팽배하며 우울한 사회가 될 것을 예측했다.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 상위 2~3%의 수익이 하위 80%와 비슷하게 된다. 양극화 심화는 치과계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저자는 공동의 이익 실현을 위한 노력을 제시하고, 개개인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새뮤얼슨의 행복방정식(‘행복=소유/욕망’)에 의거해 욕망을 줄이면 행복이 커진다는 대안을 말했다.
2.0%는 결국 전 국민의 수입 감소를 의미하고 수입 감소는 다양한 형태로 불만을 촉발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의 말처럼 수축돼가는 사회 속에서 적응하는 지혜를 생각할 때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