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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안개 낀 가을 아침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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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45)

새벽에 거실로 나오니 창밖이 안개로 뒤덮여 건너편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다. 늦가을의 쌀쌀한 기온과 어우러져 감성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피부에 스치는 차가운 느낌과 이불로 감싼 따스한 느낌이 좋아 한동안 거실에 생각 없이 앉아 있었다. 조용하고 번잡함이 없는 편안함을 아침 안개가 연출해주었다.

 

필자에게는 조용한 시간이지만 세상 만물은 바쁘게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날개를 지닌 동물은 밤사이 이슬에 젖은 날개를 말리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직장인들은 출근을 위해 조금 더 자고 싶은 잠을 깨우는 시간이다. 지금은 사라진 풍경이지만 필자가 고등학생 시절에는 도시락을 2개씩 싸주기 위해 집집마다 어머니들이 새벽밥을 짓기 위해 좀 더 일찍 일어나던 시간이다. 아침 안개를 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이 더욱 예술이다. 찻잔에서 전달되는 따뜻함, 코끝에 맴도는 커피향, 혀에 감도는 커피맛이 더욱 풍미를 더한다. 이것은 1년 중에 오직 찬 기운을 머금은 늦가을 아침 이때만 느낄 수 있는 정취인데 아침 안개까지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으니 금상첨화였다. 겨울에는 찬 기운보다 추위기 때문에 이 느낌이 안 난다. 오늘은 오후 진료로 오전에 글 쓰는 것을 제외하면 여유가 있는 시간이니 몇 시간은 더 이런 감상을 누릴 수 있을 듯하다.


방금 스마트워치가 알람을 울린다. 한 시간 동안 운동하지 않았으니 상체를 5번 움직이는 허리운동을 하라고 카운팅을 시작했다. 글을 쓰려고 주제를 생각하고 타이핑을 친 것이 벌써 한 시간이 지난 모양이다. 스마트워치를 구입하고 며칠 후 환자를 진료하는 동안에 스마트워치에서 1시간 동안 운동하지 않았다는 알람이 울렸다. 그 순간 많은 것을 깨달았다. 필자가 환자를 진료하는 정도의 움직임을 기계는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필자의 진료행위가 객관적인 육체노동이 아님을 워치가 가르쳐 주었다. 진료행위는 육체노동이 아닌 감정노동이고 정신노동인 것을 새롭게 깨달았다.

 

그동안 필자는 환자를 진료하는 행동이 육체노동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마트워치가 보낸 1시간 동안 운동하지 않았으니 운동을 하라는 알람은 그동안 지닌 생각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진료시간에는 운동량이 부족하고 진료가 끝나면 피곤해 쉬게 되니 하루에 필요한 절대 운동량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료가 끝나고 오는 피곤함도 사실은 육체적 피곤함보다는 정신적 피곤함이었다. 지금은 지방에 병원장으로 계신 예전에 같이 근무하셨던 선생님의 추천으로 구입한 스마트워치가 필자의 몸상태와 운동량상태를 객관적으로 깨닫게 해주었다. 워치는 하루 운동 절대량 부족으로 가르쳐 주었다. 필자 생각에서 진료시간은 운동시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환자를 진료하다 쉴 때 컴퓨터 앞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았는데 이젠 그 시간에 걷거나 스트레칭을 해야 하는 것을 알았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준 스마트워치를 사라고 권유하신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달한다. 물론 이것보다는 늘 모든 일에 앞서서 추진하시고 실행하는 모습에서 필자가 많이 배우고 자극받는 고마움이다. 필자 자신의 생각에 갇혀있었음을 일깨워주는 분들은 고맙다. 물론 스마트워치가 정적인 운동을 계산하지는 못할 것이지만 심박 수와 호흡량과 운동량을 같이 체크하는 듯한 메시지가 뜨는 것을 보면 나름 많이 발전한 듯하다.


이제 필자도 AI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것을 보니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이 분명하다. 글을 쓰는 동안 미국에 취업한 딸로부터 카카오 전화가 왔다. 직장 클라이언트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투덜거리는 것을 30분 맞장구쳐주었다. 필자가 유학하던 90년대 중반에는 전화비가 비싸서 팩스로 편지를 주고받았다. 한국에 아직 이메일이 없던 시절이었다. 20년 만에 미국과 무료로 전화하는 시대가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제 AI가 시작됐으니 더 빠르게 세상은 변할 것인데 얼마나 필자가 따라갈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요즘 80세를 넘기신 장모님께서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새로 시작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는 70~80세에 무엇을 새로 시작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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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얼마 전 진료실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 하나가 들렸다. 얼핏 처음 가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이라고 들렸다. 그래서 슬프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가사가 알고 보니 자신은 개똥벌레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빛나는 별이 아닌 줄 알았고 반딧불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그것도 아닌 개똥벌레였다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고 심한 우울한 가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여 노래를 찾아보았다. 가사는 살다가 어느 날인가 스스로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닌 땅에 기어 다니는 개똥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개똥벌레도 스스로 조그만 가치의 빛을 낸다면 누군가에겐 비록 작더라도 소중한 빛을 내는 반딧불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말부터 우울했던 대중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잔잔한 음률에 남성 가수의 담담하고 고즈넉한 목소리 톤으로 부른 ‘나는 반딧불’이다. 잔잔한 음률에 젖어서 찬찬히 가사 내용을 음미해보면 2·30대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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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전략

2025년 7월 3일,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새로운 투자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역대급의 V자 반등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거나 자산배분을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시점이다. 자산배분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위험자산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산배분을 어떻게 시작할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칼럼에서는 2025년 7월의 금리 사이클과 현재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음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포트폴리오의 목표 비중을 설정하는 일이다. 이는 금리 사이클의 흐름을 이해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과거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 사이 비중을 축소하고, 이후 2020년 4월부터 하반기까지 다시 비중을 확대해 코로나19 위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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