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9 (금)

  • 흐림동두천 5.7℃
  • 흐림강릉 11.9℃
  • 구름많음서울 7.2℃
  • 맑음대전 5.0℃
  • 맑음대구 4.9℃
  • 구름많음울산 12.3℃
  • 구름많음광주 11.7℃
  • 맑음부산 13.5℃
  • 구름많음고창 10.7℃
  • 맑음제주 13.2℃
  • 흐림강화 7.7℃
  • 맑음보은 0.5℃
  • 맑음금산 2.8℃
  • 맑음강진군 6.6℃
  • 맑음경주시 6.1℃
  • 맑음거제 8.9℃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가보지 않은 길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65)

아침 뉴스에 “한국 교육계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표현이 들렸다. 코로나19로 개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 개학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일상을 바꾸고 있다. 생리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명저 ‘총균쇠’에서 인류의 운명은 무기와 병균과 금속에 의해 바뀌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경문화와 도시 발생은 세균들에게 행운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 정착하는 농경문화가 세균과 기생충 유충이 머물며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고 순환할 수 있는 조건을 쉽게 만들었다. 도시는 사람 밀도를 증가시켜 확산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농경문화와 도시는 전염병이 유행할 최적의 조건을 만들었다.

 

‘총균쇠’는 인류근대사에서 등장한 주요 사망 원인이었던 천연두, 인플루엔자, 결핵, 말라리아, 페스트, 홍역, 콜레라 등 여러 질병이 동물 질병에서 진화된 전염병이라고 말한다. 홍역과 결핵 그리고 천연두는 소에서, 인플루엔자는 돼지와 오리에서, 백일해는 돼지와 개에서, 말라리아는 닭과 오리 같은 조류에서 시작됐다. 전염병은 인류가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기르기 시작하면서 겪어야만 하는 필연적 시련이었다. 인류가 정착하고 공동생활을 시작하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숙명이었다. 물론 지금 코로나19가 박쥐를 먹기 위해 시작됐다면, 생존에서 기호로 목적이 전환됐을 뿐 세균입장에서는 마찬가지다.

 

요즘 개발을 위해 아마존 열대 우림이 파괴되며 야생동물과 접촉이 늘어나 새로운 전염병 원인이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 인류에게 전염병은 과거에 생존을 위해 가축을 기르며 발생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따라서 SARS,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더 자주 나타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두 가지 요소가 영향을 가중시킨다. 인구과다는 야생동물 간 접촉 가능성을 증가시켰고, 비행기에 의한 이동시간이 짧아진 것은 병균이 스스로 소멸될 가능성을 제거하고 확산력을 증가시켰다. 자연소멸 될 수 있는 자연시스템이 문명 발달로 깨진 것이다. 2003년 SARS,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를 보면 이젠 10년에 1~2번은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일상으로 되어가고 있다. 그에 따라 일상이 변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번에 교육청이 발표한 인터넷 개학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처음 시도하는,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앞으로는 종종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필자는 나쁘게만 인식하지 않는다. 모든 지식이 네이버나 구글 속에 있는 현실에서 학교 교육 변화는 필연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현 상황이 나쁜 것이고 앞으로 변해갈 교육계 변화가 조금 앞당겨진 것뿐이라 생각한다. 집단교육의 특성은 단체 속에서 공동생활에 적응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인데, 요즘은 교권이 무너지며 리더가 없는 단체 교육이 되면서 10대 청소년들은 좁은 시야에서 보이는 세상을 전부로 인식하고 사회성과 도덕성을 무시하게 되었다. 요즘 사회 문제로 등장한 ‘n번방의 괴물’ 대다수가 이런 교육을 받은 10~20대이다. 한국 교육이 새롭게 변해야 하는 시점에서 인류 3대 변수 중 하나인 전염병이 등장했다.

 

사회성을 기르는 의무교육이 아닌 교육기관들은 급격한 변화가 요구될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학과 대학원은 새로운 교육환경으로 진입하게 됐다. 이젠 가르치는 기관에서 연구하는 기관으로 변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이미 대학 정원보다 학생 수가 적은 상황이다, 필연적으로 과잉 대학은 없어진다. 유명대학을 졸업한 학생들도 취업을 못하는 것이 일상인 현실에서 과연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한다. 대치동에 학원들이 하나둘씩 보따리를 싸는 순간이 오면 한국 교육은 비로소 정상적인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세상은 이미 너무도 빠르게 변했지만, 교육에 대한 생각은 아직도 이수일과 심순애 시대 검사님에 머물고 있다. 그 대표성이 대치동이다. 잡스나 빌 게이츠가 대학을 중퇴한 것을 이해하고 ‘혁신’이란 단어와 현재 미국에 부자가 많은 이유를 알게 되면 대치동 가치가 무너질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처음 시작하는 교육계의 변화가 아직도 전근대적으로 교육을 보는 국민적 시야가 변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에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