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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여름보다 겨울에 수술하라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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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70)

며칠 전 양악수술 환자와 상담 중에 어머니로부터 “여름보다 겨울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던데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필자는 “물론 당연합니다. 에어컨이 없는 병원에서 수술하신다면 여름보다는 겨울에 수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땀이 수술 부위를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산하고 두 달간 머리를 감지 못하고 목욕도 하지 못하던 시절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출산하고 바로 머리 감고 목욕도 합니다”라고 답변했다.

 

30대 딸은 어머니가 부모의 감시를 피하며 몰래 머리를 감던 세대임을 몰랐고, 그런 때도 있었냐며 놀라워했다. 예전 어머니들은 출산하고 2개월 이상 목욕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런 상식이 40년 세월을 넘어서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것이 겨울 수술이다. 예전에는 옳았지만 지금은 부적합한 정보로 변해 버렸다. 그러나 거짓정보와는 다르다. 거짓정보는 처음부터 옳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많은 거짓정보에 노출되어 살고 있다.

 

2016년 옥스퍼드사전은 그해 세계의 단어로 Post-truth(탈 진실)로 선정하고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적 특성이라 말했다. 그만큼 정보의 바다 속에서 거짓 정보가 여과 없이 넘쳐나는 현실이다. 거짓뉴스, 가짜뉴스(fake news), 오보, 인터넷 루머를 넘어 그 속도마저 전염병처럼 빠르다는 인포데믹(infodemic)까지 이르렀다. 옛날 선화공주를 비방한 서동요가 전형적인 거짓 정보였고, 통상 특정 목적이 담겨있기 때문에 해악이 크다.

 

반면 겨울 수술이 좋다는 정보는 시대에 맞지 않은 정보이지만 틀린 정보는 아니다. 아직도 어딘가에 에어컨이 보급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맞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을 아직도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접한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아마도 엄마는 겨울 수술이 좋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 이유를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누구나 각자가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경험을 통해 만들어졌거나 누군가로부터 들었거나 교육을 통해 형성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나치 교육처럼 국가가 특정 목적으로 어려서부터 잘못된 거짓정보를 주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잘못 인식된 거짓 정보를 깨닫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리기도 하고 모르는 상태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이렇듯 다양하게 형성된 정보를 각자가 의심 없이 옳다고 믿는다. 많은 경험을 할수록 더 많은 옳음이 생기고, 시간이 지날수록 공고히 되고 신념이 되기도 한다. 나이 들면서 고집이 세지는 이유다. 본인들은 경험이라 말하고 젊은 사람들은 ‘꼰대’라고 말하는 차이다. 10년 이상 차이가 나는 손아랫사람과 대화를 할 때는 적어도 자신의 생각이 옳은지에 대해 의심해 봐야 한다. 내가 변하지 않은 동안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부모와 자식 간에 20~30년 정도 시간적 차이가 있다. 부모 생각이 틀리지는 않았지만 옳지도 않을 가능성이 크다. “소싯적에는”, “나 때는”이란 단어가 생각나면 이미 흐름에 늦었다. 자녀가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자신의 생각을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세상을 살고 있음을 인식하는 작업이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n번방 사건 범인 대부분이 10~20대인 이유다. 부모는 자녀가 어리다 생각하고 그들 세계를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기성세대가 젊은이의 기계 정보력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이해할 수 있는 포용력이 클 수 있다. 그래서 나이 들수록 연륜이나 경험을 자신의 생각을 굳히는 데 사용할 것이 아니라 포용 영역을 확장시키는 데 돌려야 한다. 필자가 글을 쓸 때마다 고민하는 것이 있다. 치과의사라는 카테고리는 같지만, 세대별로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고 관심도 다르다. 필자 기준에서 옳은 것이 20~30대 치과의사들에게는 시대착오적인 말이거나 동상이몽일 수도 있다. 모두에게 옳은 정보를 찾고 일반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 생각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포용력 확장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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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 지표로 본 S&P500, 역사적 고평가 구간에 들어서다

최근 미국 증시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다. 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이 주요 지수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각종 지표들이 과거 어느 시기보다 과열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고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 국면에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고평가 국면이 지속된다면 자산배분 투자자의 리밸런싱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S&P500의 밸류에이션을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네 가지 주요 지표는 PSR(주가매출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 그리고 연간 배당수익률이다. 각 지표는 시장의 기대 수준, 기업의 실적, 그리고 주식의 내재가치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보여준다. 이 네 가지 지표를 종합해보면, 현재 미국 증시는 2000년 IT 버블이나 2021년 팬데믹 당시의 고점보다도 더 과열된 상태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PS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이 실제 매출 규모에 비해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PSR은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IT 버블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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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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