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4 (금)

  • 맑음동두천 5.1℃
  • 맑음강릉 7.0℃
  • 맑음서울 9.5℃
  • 맑음대전 7.6℃
  • 맑음대구 6.7℃
  • 구름많음울산 9.5℃
  • 맑음광주 11.7℃
  • 구름많음부산 10.8℃
  • 맑음고창 8.3℃
  • 구름많음제주 12.1℃
  • 맑음강화 7.2℃
  • 맑음보은 2.4℃
  • 맑음금산 3.7℃
  • 맑음강진군 7.5℃
  • 구름많음경주시 6.3℃
  • 맑음거제 8.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꽃들에게 희망을 -트리나 폴러스-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78)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최근 심리적 트라우마를 지닌 그림 동화작가가 주인공인 드라마를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다. 일반 동화와 달리 강한 메시지를 던진 그림동화책이 몇 권 있다. 대표적인 것이 ‘꽃들에게 희망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 ‘어린왕자’다. 지금도 혼자서 편안한 때면 가끔 꺼내서 읽어보곤 한다. 이 책들 가운데 ‘꽃들에게 희망을’에는 꽃이 등장하지 않는다. 알에서 애벌레가 나오고, 그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마지막에 나비가 되는 여정을 그렸다. 나비가 해야 할 일이 꽃에 있고, 책을 읽는 독자가 꽃이기 때문이다. 작가 트리나 폴러스가 의도한 제목을 이해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알에서 나온 기쁨을 잠깐 만끽한 줄무늬 애벌레는 모든 애벌레가 가는 길(기둥)을 따라서 그냥 이유 없이 올라간다. 도중에 노란 애벌레를 만나서 올라가던 것을 포기하고 행복하게 지내지만, 결국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는 노란 애벌레와 헤어지고 다시 본격적으로 경쟁에 참여해 기둥에 오른다.


두 번째 오름에는 강한 목표를 갖고 무차별하게 짓밟으며 올라선다. 정상에 다가왔을 때 비로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삶에서 돈과 명예를 향한 맹목적인 경쟁이 얼마나 허무할 수 있는가를 작가는 보여주었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서 애벌레 기둥이 자주 연상된다. 부동산 광풍에 휩싸이고, 최고 지도층들이 미투로 무너진다. 보고 있는 이들은 허탈감을 느끼고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작가는 이런 사회에서 욕망의 기둥을 버리면 희망이 보인다고 말한다. 욕심에서 시작된 경쟁에서 벗어나는 것이 결코 낙오자가 아니고, 애벌레가 번데기를 지나 다시 나비가 되듯이 또 다른 차원의 행복이라는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라 말한다. 최근 인기 프로인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면 사회에서 낙오되거나 포기하고 산속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행복을 이야기한다. 반면 TV에 보이는 최고 지도층들은 평안해 보이지도 않고 행복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감옥에 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도 있다.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던 1970년대 미국 사회를 보던 여류작가는 경쟁에서 벗어나야 행복이 시작된다는 것을 애벌레 우화로 표현하였다. 작가는 멈춤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맹목적으로 오르는 경쟁을 멈춰야 내려올 수 있고, 애벌레 신분에 대한 미련을 멈춰야 번데기고치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변화의 시작은 멈춤에 있다. 하지만 멈춤은 두 가지 때문에 어렵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과 멈추었을 때 벌어질 일에 대한 두려움이다. 사실 미련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달리는 자전거에서 페달 돌리는 것을 멈추면 쓰러지기 때문이다. 쓰러지지 않으려면 계속 돌리는 수고를 해야 한다. 목적지가 있다면 자전거를 멈출 수 있지만, 쓰러지지 않는 것이 목적이라면 멈추지 못하고 결국 끝은 탈진이다. 시작은 목적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탈진 전에 멈출 수 있을 만큼 현실적 목적이어야 한다. 비현실적이라면 욕심과 허상일 뿐이다.

 

작가는 멈추면 또 다른 세상이 나타남을 강조하고 용기 내기를 권한다. 노랑나비가 줄무늬 애벌레에게 고치가 되기를 설득하지만 주저한다. 사람들은 멈춰야 함을 알면서도 주저한다. 멈춤이 어려운 세 번째 이유인 익숙함 때문이다. 행위로는 습관이며 에너지로는 관성이다. 습관은 생기는 데 걸린 만큼 끊는 데도 같은 시간이 걸린다. 거기에 즐거움이나 쾌락이 동반된다면 2~3배 이상 걸리고 마약처럼 의지로는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작가는 모두가 가는 길이 옳지 않을 수 있고 행복이란 애벌레나 나비가 아닌 꽃에 있음을 암시하고 마무리한다.


집이란 사람이 거주하는 목적이지 투기가 목적이 아니었다. 정치는 국민을 위한 것이지 자신의 권력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진료는 치료를 위한 것이지 돈벌이 수단이 아니었다. 본말이 전도된 사회이고, 중심잡고 사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이다.

 

“그저 먹고 자라는 것만이 삶의 전부는 아닐 거야!”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레바논에서 발생한 신성모욕
이스라엘 병사가 레바논의 예수상을 파괴하는 사진은 25년 전 아프카니스탄에서 바미안 석불이 파괴되던 일을 떠올리며 충격과 더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종교적 성인인 부처나 예수님 상에 저 정도 짓을 한다면 포로나 피점령지 사람들에게 행할 짓은 미뤄 짐작이 된다. 종교적 상징물을 파괴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선민사상이다. 내가 믿는 신이 최고니 나머지는 모두 우상이고 미신이라서 무슨 짓을 해도 본인이 믿는 신을 위한 잘한 짓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령신앙이 없는 것이다. 정령신앙은 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다는 신앙이다. 이는 고등종교가 발달하기 전에 원시 종교형태였으며 아직도 우리나라는 민속종교 형태로 남아있다. 예를 들면 만약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불상이나 예수상을 실수라도 파괴하거나 손상을 입히면 그날부터 꿈자리가 사납고 잠을 설치게 된다. 천벌을 두려워하는 것도 정령신앙의 일종이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종교가 들어오고 정착과정에서 종교적 박해는 심하게 있었으나 아직까지도 종교 간에 유혈사태는 없었다. 그 근간이 정령신앙이다. 상대 종교의 신이나 상징물에도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히 해하려 하지 못한다. 한반도에 살

재테크

더보기

금리 사이클 전환 구간, 미국채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최근 미국 증시는 신고가를 경신하며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장기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 내부의 긴장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은 현재 시장이 단순한 상승 국면이 아니라 사이클 전환 구간에 위치해 있음을 시사한다. 금리 사이클로 보면 현재는 첫 금리 인하 이후 B 구간을 지나 경제위기 C 국면으로 이동하는 흐름에 가깝다. 과거에는 이 구간에서 비교적 빠르게 경기 침체로 이어졌지만, 이번 사이클은 금리 인상 폭이 컸음에도 경기 둔화가 지연되면서 B에서 C까지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다만 구조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 구간의 후반부에서는 결국 경제위기 국면(C)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미국채 30년물 수익률 월봉 차트를 보면 이러한 구조 변화는 더욱 명확하다. 1980년대 이후 장기 금리는 하락 채널을 형성하며 디플레이션 사이클을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저점과 고점이 동시에 높아지는 상승 채널로 전환됐다. 이는 단순한 금리 반등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사이클로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현재 금리도 이 상승 채널 안에서 움직이며 4.8%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구조에서 중요한 포인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