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7 (일)

  • 맑음동두천 13.6℃
  • 구름많음강릉 16.9℃
  • 구름조금서울 16.4℃
  • 맑음대전 16.9℃
  • 흐림대구 18.1℃
  • 구름많음울산 17.5℃
  • 구름조금광주 18.2℃
  • 구름조금부산 18.5℃
  • 구름많음고창 16.9℃
  • 구름조금제주 20.4℃
  • 맑음강화 16.1℃
  • 맑음보은 11.7℃
  • 맑음금산 13.1℃
  • 구름많음강진군 17.7℃
  • 구름조금경주시 17.0℃
  • 구름조금거제 18.1℃
기상청 제공

심리학이야기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79)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미국에서 온라인 강의만 듣는 유학생은 유학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발표가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철회하는 일이 있었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조금 생각해보면 그 원인이 코로나 사태와 같은 비상상황에서 대학들이 임시로 조치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전후 사정을 모두 배제하고 원칙적인 것을 내세워 발표한 것이다. 이 일을 보면서 한 책이 생각났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다. 작가는 유대인 학살의 주범이 악의 화신이기보다는 자신의 행동이 상대에 미칠 영향이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행하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말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타인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발표는 법적으로는 옳을 수는 있지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발표였다. 아마도 발표 이전에 상식적 차원에서 검토되지 않았거나 피드백되지 않았거나 잘못을 검증하는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다는 의심이 든다. 자신들이 행하는 행동이 몇 년을 준비해온 유학생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표였다. 물론 유학생 자금으로 학교 재정을 충당하는 학교에 대한 고려는 말할 필요도 없다. 하버드 등 명문대학들의 강한 반발로 급하게 취소됐지만, 이것이 단순히 이 부서만의 해프닝인지 아니면 미국 전 행정부의 태도인지, 세상에 우연은 없다는 논리에 입각하면 지금 미국은 예전의 미국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상식을 기반으로 움직이기보다는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 느낌을 받는다.


트럼프가 America First를 외치면서 미국의 모든 기조가 상식보다는 힘으로 변했다. 상식은 상황을 판단해야 하지만 힘의 논리로 가면 상황보다는 단순한 옳고 그름으로 변한다. 주어진 대로 자신이 하는 일을 생각 없이 충실하게 하기만 하면 옳게 된다. 과거 독일에서 히틀러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충실하게 수행한 것뿐이라서 사람을 수백만 명을 죽였지만 자신은 죄가 없다고 주장한 아이히만의 논리이다. 자신이 행하는 일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이 단순히 열심히 하다가 도덕과 윤리에 상반되면 악이 된다. 한나 아렌트는 이것을 ‘악의 평범성’이라 정의했다. 몇 번을 생각해봐도 이번 사태는 아이히만처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일만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작품이고 검증 시스템이 무너진 상태에서 나왔다고 생각된다. 물론 생각이 있는 자가 반론을 제기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상식의 소리가 묻혀버릴 분위기나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건강한 사회란 상식이 통용되고 소수의 의견이 반영되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이다. 미국의 유학생 정책은 원래 다른 나라 유학생을 공부시켜 귀국시키고, 그들이 그 나라의 사회적 지도자가 되게 해 미국에 호의적인 국가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미국 유학생 정책은 단순히 대학 재정만의 문제가 아닌 중요한 국가 미래를 위한 외교적인 포석이었다. 지금 미국 유학담당자들이 그런 기본 원칙도 모르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발표가 가능했을 것이다. 이번 일로 심쿵했을 유학생들은 미국을 다시 보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현재 미국이 있기까지 과거에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잊은 것이다. 요즘 미국이 보이는 모습은 미래를 대비하지 않고 현재의 힘만 자랑하는 듯하다. 지금 심쿵한 유학생들이 각 나라에서 지도자가 되는 20~30년 뒤를 생각하지 않은 정책이다. 트럼프가 외치는 America First를 들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각 나라의 지도자가 되어 미국에 대할 태도는 지금과 많이 다를 것이다.


상대의 이익을 생각하면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면 모두가 적이 된다. 개인이나 국가도 마찬가지다. 가난한 나라 유학생들을 무료로 공부시켜주면서 얻은 신뢰가 지금 세계 유일한 최강국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 노력을 잊어버리고 이젠 미래가치인 유학생들의 호감을 반감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현재는 과거의 결과물이고 미래는 현재의 결과물이다. 20~30년 뒤 미국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열심히 운동해야겠다.

 

 


배너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전문지의 중요성
올해로 치과신문이 창간 27주년을 맞았다. 소규모 개원의 비율이 90%가 넘어 정보 단절 경향이 큰 특성상 치의들은 치과계의 흐름이나 동향을 전문지를 통해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회원 대다수가 개원의인 서울지부는 이러한 회원들의 요구를 반영해 신문을 창간했고, 치의들의 삶과 치과계 대소사를 담아 문화(文化)로써 가꾸어온 바 있다. 이 의미에 대해 다시금 짚어보고자 한다. 정보는 확장되고, 매개체인 ‘기사’를 생산하는 ‘미디어, 언론’의 역할은 증대되고 있다. 30여년 전 PC산업의 도약에 따라 사람들은 앞으로 종이는 점차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하지만, 프린터 보급에 따라 도리어 종이 사용량은 늘어났고, 창작물의 생산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사회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시기에도 그랬지만, 스마트폰이 보급을 확산하는 시기였던 2000년대 후반에도 종이신문을 비롯한 언론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IT 기기의 확산은 말 그대로 개인의 정보처리능력이 확장된 것인 만큼, 치과신문이 창간한 27년 전과는 비할 바 없이 많은 정보를 소화하게 돼 ‘언론의 가치’는 더욱 더 커졌다. 치과계도 과거에는 일개 사안이 전국으로
[치과신문 논단] 워킹 우먼을 넘어 원더 우먼이 되어야 하는 현실
지난달 29일 대한여자치과의사회(이하 대여치)에서 예비 회원들을 위한 멘토&멘티 만남의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후배들이 궁금해하는 몇 가지 질문을 사회자가 받아 멘토들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코너가 관심이 높았다. 특히 육아와 일의 양립에 관한 질문에서는 저마다 할 얘기가 많은 것 같다. 막상 출산을 하고 육아의 길에 들어서면 초보 엄마의 일상은 눈물 범벅에 갈팡질팡의 연속이다. 새내기 개원 의사라면 병원일과 육아, 가사노동에 번아웃이 될 정도다. 공부에 치이고 늘 잠이 부족했던 본과나 수련의 시절이 행복했다는 넋두리를 한다. 일과 육아를 어떻게 균형 있게 해야 하냐는 아우성에 선배들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아이의 성장기에 따라 처방을 내려준다. 그러나 선배의 충고는 개인차가 있고, 처한 환경이 서로 달라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주변에 육아를 보조할 막강한 서포터가 있다면 불행 중 다행이다. 대신 할머니, 이모, 보육도우미, 어린이집 등에 아이를 맡기고, 그들이 서운하지 않게 세심히 관리하는 부담과 마음 졸임은 감내해야 한다. 출근해서는 진료, 공부, 직원 관리 등 다재다능한 의사로 변신해야 한다. 의사로서 혹시 동료에 뒤처질까 틈틈이 공부하고, 동


배너

배너
치과경영지원 10년차, 김부장이 전하는 치과생활 리얼 스토리 - 마지막회
가정이든 직장생활 속에서든 누구나 힘든 일은 있습니다. 특히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나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일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직장생활 잘하는 법은 누구에게나 고민일 것입니다. 2014년에 방영되었던 직장인의 교과서 ‘미생’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사람이 전부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건 사람이라고요. 일을 하는 사람, 일을 만들 줄 아는 사람.” ‘회사 간다’라는 건 내 ‘상사’를 만나러 가는 거죠. 상사가 곧 회사죠. 상사가 좋으면 회사가 천국. 상사가 좋지 않으면 회사가 지옥. 직장생활에서의 힘듦은 8할이 인간관계의 힘듦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는 좋아하는 찌개도, 좋아하는 음료도, 좋아하는 동물도, 좋아하는 최애(最愛)도 다른,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늘 즐겁게 지낼 수는 없겠죠. 직장생활의 인간관계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경험했던 인간관계와는 굉장히 다른 새로운 분위기의 인간관계입니다. 이해관계로 얽힌 인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술 때문에 친해졌다면 술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돈 때문에 맺어졌다면 돈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이해관계로 맺어진 인연이라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