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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세상을 보는 눈 이야기

장호상 안과 전문의

 

인간의 여러 감각 중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란 속담처럼 시각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부터 안과 책에는 잘 나오지 않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겪게 되는 눈 불편함과 눈 질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또 우리가 눈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눈알(eyeball) 이야기
눈은 여러 가지 막으로 덮인 구조다. 크기는 24㎜ 전후로 탁구공보다 작다.


1) 각막: 흔히 ‘검은자’라고 한다. 사실은 투명한 막이지만 눈 안쪽이 어둡기 때문에 그렇게 보인다.
2) 결막: 보통 ‘흰자’라고 한다. 사실은 투명한 막이지만 밑에 흰 공막이 비춰보여서 흰자라고 부르게 됐다.
3) 공막: 흰색의 질긴 막이다. 진짜 흰자에 해당한다.
4) 맥락막: 공막과 망막 사이 막을 말한다.
5) 망막: 제일 안쪽 막으로, 황반 변성, 녹내장 등이 발생하는 곳이다.


일반인들은 각막, 결막, 망막 이렇게 3가지만 알고 있어도 눈 구조에 대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아이들 시력 이야기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몸도 커지지만 안구도 커지게 된다. 흔히 근시라고 하는 것이 ‘축성근시’다. 축성근시는 영양부족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안구가 앞뒤로 커져서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눈 영양제는 소용이 없다. 즉, 눈 영양제를 먹어서 손해 볼 것은 없지만 근시 진행을 막지는 못한다.


몸의 성장처럼 안구의 성장도 20세 정도에 멈추게 되며, 근시는 안구의 성장이 멈추는 20세까지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라식 같은 수술도 20세 이후에 하라고 하는 것이다. 최근에 발표된 논문 내용 중 흥미로운 사실은 아이들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햇빛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햇빛을 직접 보라는 것이 아니고 야외 활동을 많이 하라는 의미다. 요즘 같은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간혹 부모님들 중 ‘아이가 안경 꼈더니 눈이 점점 나빠졌다’면서 안경 착용을 꺼리는 부모님들이 있다.


안경을 껴서 눈이 나빠지는 게 아니라 눈이 점점 나빠지니 안경이 점점 두꺼워지는 것이다. 신발을 신어서 발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발이 커지면서 신발 사이즈도 커지는 것처럼 말이다.


눈꺼풀 이야기
환자들이 흔히 “눈꺼풀이 떨리는데 마그네슘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지요?”라고 묻는다. 모든 병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치료 원칙은 가장 흔한 원인부터 치료하는 것이다. 눈꺼풀 떨림 원인 중 마그네슘 부족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한국 사람들은 마그네슘 부족부터 찾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대중
매체에 의해 원인이 잘못 알려진 경우가 많고, 의사와의 상담 없이 마그네슘을 사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눈꺼풀 떨림의 흔한 원인은 안구 건조, 알레르기, 수면 부족, 카페인 과다 섭취, 스트레스 등이다. 무턱대고 마그네슘부터 먹을 것이 아니라 치료도 이 원인 순서대로 하면 대부분 치료가 된다. 간혹 마그네슘을 먹어서 좋아졌다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은 마그네슘 안 먹고 휴식만 취해도 좋아졌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을 것이다.


눈물 이야기
눈물은 3가지 층으로 되어 있다. 안구건조는 눈물 생성이 줄어서라기보다는 눈물 증발이 많아서 생기는 증상이다. 물론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성이 줄기도 한다.

눈물 증발이 많은 이유는 강한 자극과 집중 때문이다. 눈은 집중을 하게 되면 깜박임이 줄어들게 된다. 눈꺼풀이 주기적으로 깜박여주어야 눈 표면에 눈물을 고루 발라주게 되는데 이런 깜박임이 감소하면 눈물 층이 깨지면서 건조증이 심해지게 된다. 이때 오히려 반사적인 눈물이 증가하여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다. 환자들 중 “나는 눈물이 많이 나는데요, 그래도 건조한 건가요?”라고 말하는 게 이러한 경우다. 눈에는 질질 흘리는 반사적 눈물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촉촉한 기본 눈물이 필요한 것이다.


직업적으로 불빛, 열 같은 강한 자극이나 pc, 현미경 같은 집중하는 일에 노출되어 있으면 건조가 심해진다. 안구 건조는 인공 눈물사용이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그리고 눈 깜빡임을 자주 해 주면 좋다. ‘깜빡’보다는 ‘꿈뻑’이 좋다.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중간 중간 눈을 꿈뻑해 주면 효과가 좋다. 마치 식빵에 잼을 바를 때 여러 번 골고루 발라 주듯이 눈 꿈뻑을 여러 번 해주면 눈 표면에 눈물이 고루 발라지게 된다. 구강이 건조한 사람이나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혀를 내밀어 입술에 침을 고루 발라 주듯이 눈도 그렇게 의식적으로 해주면 좋다.


또한 예전 어머니들이 ‘먼 산 봐라, 초록색 봐라’ 말하곤 했는데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초록색을 보라는 말은 진짜로 초록색을 보라는 것이 아니고 멀리 나무를 보라는 말이다. 물론 초록색이 다른 색에 비해 눈의 피로를 풀어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까운 거리의 초록색은 별 의미가 없다. 먼 산, 먼 나무를 보면 눈 긴장이 풀리고 눈 깜빡임이 늘어서 안구 건조에도 좋고 노안에도 좋다. 창 밖, 저 멀리를 자주 바라보면 좋다.

 

노안 이야기
노안은 카메라로 치면 줌 기능이 삐걱거리는 것이다. 멀리 보고 바로 가까이 보고하는 전환이 빨리 되지 않는다. 노안은 또래와 동시에 눈에 찾아온다. 40세 이상이 되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는 말이다. 마치 흰머리와 눈가 잔주름이 누구에게나 비슷하게 생기는 것과 같다. 하지만 본인 눈의 굴절 상태(근시냐 난시냐 원시냐)와 하는 일에 따라 노안의 느낌을 더 받느냐 덜 받느냐 하는 차이가 난다. 이런 이유로 “난 노안이 아직 안 왔는데” 또는 “난 노안이 너무 빨리 왔어”라고 하는 말은 같은 나이임에도 느낌을 달리 말하는 것이다.


치과의사라고 해서 노안이 빨리 오거나 심하게 오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하는 직업군은 강한 불빛으로 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고, 건조가 심해지면 보는 상이 흐려질 수 있다. 또 치과의사의 경우엔 눈과 치아 사이 거리 때문에 구강 내 어금니를 치료할 때와 앞니를 치료할 때 상이 달라질 수 있고, 이러한 구강이라는 특수한 구조를 관찰하다 보니 노안을 보다 심하게 느낄 수 있는 조건인 것이다.


Q 여기서 퀴즈 하나.
다음 중 노안이 제일 심하지 않은 사람은 누구일까?
(단 나이가 같고 눈 굴절 상태가 같다는 조건이다.)


1) 컴퓨터 많이 보는 연구원
2) 바느질하는 사람
3) 치과의사
4) 한량


답은 4번이다. 나이가 같고 굴절 상태가 같으면 노안은 공평하게 온다. 하지만 근거리 작업을 많이 안 하는 사람은 노안을 많이 느끼지 못한다. 눈이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는 안과 검진을 통해 노안을 진단받고 본인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 노안은 창피한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편안해진다.


노안 치료는 당연히 돋보기다. 보통 사람들이 돋보기를 꺼리는 이유는 돋보기 끼는 것을 창피해하거나, 돋보기를 끼면 더 나빠진다고 생각하는 경우 또는 귀찮아서다. 특히 기존에 안경 끼던 사람들은 안경 거부감이 적으나 눈이 좋았던 사람들은 안경에 대한 거부감이 더 커서 돋보기 사용을 꺼려하기도 한다.


비문증(날파리증) 이야기
눈 앞 시야에 여러 가지 모양의 부유물 같은 것이 떠다니는 현상이다.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 생기는 증상으로 본인에게만 보인다. “눈 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녀, 아지랑이가 떠다녀, 나이 들면 다 그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서로 말하는 증세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치료가 필요한 것과 그냥 놔두면 되는 것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가 필요한 것 중 ‘망막 열공’이란 것이 있는데 이것은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것으로 조기 발견하지 못하면 망막 박리로 진행하여 실명할 수도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쉽게 말하면 비문증은 별것 아닌 것과 아주 큰일 나는 것, 이렇게 나눌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검사를 해야 한다. 산동 검사라는 간단한 검사를 통해 진단 가능하다.


백내장 이야기
백내장은 카메라의 렌즈가 뿌옇게 되는 것처럼 수정체에 혼탁이 오는 질환이다. 사실 백내장은 누구에게나 나이가 들면 다 생기므로 걱정할 질환이 아니다. 50세가 넘으면 수정체 혼탁이 서서히 생기기 시작한다.


소수에서는 당뇨, 자외선, 스테로이드 복용 등 특별한 이유로 생기기도 한다. 어떠한 경우든지 치료는 적절한 시기에 수술하는 것이며 수술하면 시력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 백내장이 녹내장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그런 일은 없다고 봐도 된다. 그러므로 백내장은 걱정할 질환도 아니고 예방 할 수 있는 질환도 아니다.

 

황반 변성, 녹내장 이야기
나이 들어가면서 눈에 생기는 3대 질환으로 백내장, 황반 변성, 녹내장을 꼽을 수 있다. 3가지 질환 중 황반 변성과 녹내장은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지만, 완치되거나 진행을 막을 수는 없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대개 시력 감소가 서서히 나타나며, 한쪽 눈에 심하게 생기더라도 인지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나이 들어서 그러려니 하고 시력감소를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나 검사를 받지 않아 조기 발견이 잘 되지 않는 질환이다. 특히 녹내장은 생기는 시점 자체가 젊은 나이에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증세 없이 지내다가 중년에 발견되는 사례도 의외로 많다. 특히 고도근시인 사람들은 반드시 조기에 검사해야 한다. OCT라는 안구 단층 촬영으로 조기 진단이 수월해졌다.

 

맺음말
인간의 여러 감각 기관들 중 눈, 코, 귀처럼 쌍으로 존재하는 것이 있다. 이렇게 쌍으로 존재하는 것들은 어느 한쪽 기능이 서서히 떨어져도 눈치를 못 채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낭패를 방지하기 위해 눈을 번갈아 가면서 감아 보는 것이 눈 건강 진단에 중요할 때가 있다. 늘 두 눈을 뜨고 생활하다보니 한쪽 눈에 큰 질환이 생겨서 시력이 저하되더라도 이를 늦게 인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눈 영양제보다도 더 좋은 것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다. 특히 40세, 50세 이상에서는 망막 검사가 아주 중요하다. 단 10분밖에 걸리지 않는 망막 검사로 황반변성과 녹내장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


우리 눈이 불편한 이유는 질환이 있는 경우와 혹사를 하는 경우,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눈 입장에서 보면 혹사란 안경이나 돋보기 없이 근거리 작업을 오래 하는 것이다. 요즘은 특히 핸드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늘어나면서 눈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러분의 눈 건강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간단하게 눈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다음은 안과에서 환자들이 아주 많이 하는 말이다. 재미삼아 OX로 답해보길 바란다.


1. “노안이 50세에 왔는데요.”
본인의 굴절 상태나 하는 일에 따라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쓰고 있는 안경을 벗어 머리에 올리고 핸드폰을 보면서 “난 잘 보여, 노안 안 왔어”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 핸드폰이 잘 보인다고 하는 환자들도 막상 돋보기를 씌워 주면 글씨가 진하게 보임에 놀라는 사람도 많다.


2. “눈이 너무 건조해서 슬퍼도 눈물이 안나요.”
감정의 눈물과 눈을 적시는 기본 눈물은 서로 다른 의미다.


3. “인공 눈물 넣어도 소용없어요. 더 좋은 약 없어요? 약이 나쁜 건가요?”
이런 경우 대부분 눈을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PC를 오랫동안 보고 일하다가 좀 쉬어야겠다고 하면서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경우도 많다.


4. “노안이 갑자기 왔어요.”
노안은 갑자기 오는 현상이 아니다. 본인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노안은 나이에 맞게 서서히 온다. 노안과 원시를 헷갈려 하는 사람도 많다. 아마 같은 볼록 렌즈를 사용하다 보니 그렇게 혼동하는 것일테다. 원시는 굴절 이상인 것이고, 노안은 원근 조절력 이상으로 온다.


5. 50-60대인 사람이 “난 백내장 없지요?”
백내장은 일정 나이가 되면 모두 생긴다. 그 나이에 눈가에 주름 있다고 말하지 않듯이 백내장이 심하지 않으면 보통 의사가 진료 중에 환자에게 말해주지 않는 것뿐이다.


6. “눈 영양제를 먹으면 눈이 좋아지나요?”
흔히 눈 영양제라는 약에 포함된 루테인, 지아잔틴, 오메가 3, 비타민 A 등은 눈에 좋은 성분이지만 영양이 부족해서 눈에 질환이 생기는 경우는 요즘엔 거의 없다. 눈 영양제를 먹음으로 인해 눈의 피로를 줄이고 눈에 좋은 영양분을 은행에 저금해 놓는 심정으로 꾸준히 먹는 것이다. 모든 영양제 섭취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꾸준히 먹는 것이다. 쉬운 것 같지만 아주 어려운 일이다.


7.“제 시력이 마이너스될 정도로 나쁜가요?”
마이너스는 눈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근시란 의미다. 근시에 붙여진 부호다. 원시는 플러스로 나타낸다. 마치 남자는 ♂, 여자는 ♀ 정도의 의미로 보면 된다.

 

 

글 그림

장호상 안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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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비급여 관리 종합대책에 대한 치과계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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