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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마음이 아픈 사람Ⅲ : 마음과 가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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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18)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마음이 아프다’는 말과 ‘가슴이 아프다’는 말이 있다. 통상은 마음과 가슴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마음이 시리다는 표현보다는 가슴이 시리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마음이 미어진다는 표현보다는 가슴이 미어진다는 표현이 더 호소력이 있다. 마음과 가슴을 한자는 심(心)과 흉(胸)으로 구분한다. 마음은 심장을 의미하였고 가슴은 심장이 포함된 가슴 부분을 의미하였다. 영어에는 soul, mind, heart, breast, spirit가 있지만 정확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용어는 없고 가슴을 표현하는 heart가 있다. 필자가 대학 시절에 즐겨듣던 보니테일러의 ‘Total Eclipse of the Heart’에서 느끼는 그런 감정이 heart이고 가슴이다.

 

순우리말인 '마음'과 '가슴'은 다른 듯 비슷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필자가 느끼는 마음과 가슴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엄청난 정신적인 충격이나 당황스러운 상황을 만났을 때, 가슴 한 부분에 응어리가 꽉 막히는 듯이 뭉쳐지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마음이 아닌 가슴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가슴은 마음보다 좀 더 실체가 있다. 반면 마음은 실체가 확실하지 않다. 가슴은 외부적 인연들과 구체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즉 외부적인 요인이 원인이 되어 작용하면 바로 가슴으로 연결된다.

 

반면 마음은 좀 더 내부적 요인으로 외부요인보다는 내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남녀 간의 사랑 같은 외적 요인은 가슴으로 작용하고 영어 heart에 부합하다. 그와 다르게 종교적인 사랑이나 인류애와 같은 것은 마음의 작용이다. 다만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내외적인 사랑이 공유된 마음과 가슴이 모두 작동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결국 외부 요인에 의한 경우는 가슴이 아프고, 내면 요인인 외로움이나 우울 등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하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처럼 두 개가 혼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마음과 가슴을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 필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항상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차분히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가 보면 마음과 가슴이 조금 다름을 인지한다.

 

확실하게 가슴은 외부와 연결고리가 강함을 인지한다. 가슴 아픔과 마음 아픔이 다르고, 가슴으로 느끼는 기쁨과 마음으로 느끼는 기쁨이 다름을 본다.

 

마음이 아프다고 느낄 때, 마음이 아픈 것인지 가슴이 아프고 시린 것인지를 스스로 구분할 수 있다면 위로를 받거나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음인지 가슴인지는 모르지만 우선 느끼는 것이 아픔인지, 시림인지, 외로움인지, 우울인지를 스스로 파악해본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든가 혹은 파산을 하였다든가 등등은 확실하게 본인이 외부요인인 것을 인지하는 경우이며, 가슴 아픔이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원인이 해결되면 조금씩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반면 외로움이나 우울처럼 내면에서 올라오는 것이 원인인 경우에는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마음속에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슴 아픔은 시간에 따른 힐링이 필요하고, 마음 아픔은 힐링이 아닌 치유가 필요하다. 가슴 아픔의 힐링은 시간과 휴식과 원인 해결이 필요하다. 반면 아픈 마음 치유는 위로와 사랑, 종교, 명상, 상담, 관심 등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마음이든 가슴이든 아프거나 저리거나 숨이 막히도록 시리다면, 그 마음·가슴과 직면하고 어디서 시작된 것이지 스스로 인과관계를 차분히 들여다 보아야 한다. 그 후 본인에게 힐링이나 치유할 기회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완전 탈진과 자포자기로 미력마저 상실한 상태라면 심각한 상태로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은 극복이나 견디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안 된다. 마음이나 가슴 아픔은 극복하려 하면 할수록 더욱 힘들어진다. 정신력으로 극복하라는 말은 다리가 부러져 석고 케스팅한 사람에게 달리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견뎌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이는 석고 케스팅도 하지 말고 견디라는 말과 같다. 마음과 가슴은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아픈 누군가 있다면 다리가 부러진 환자처럼 극복과 견디는 방법이 아니라 힐링과 위로를 통한 치유만이 유일한 해결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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