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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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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32)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지난달 미국이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하였다. 아프간 전쟁을 실패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문맹률이라 평가되었다. 훈련병 5% 정도만이 초등학교 3학년 정도 학력 수준이라서 정예화된 군인을 배출할 수 없었다고 한다. 거기에 비교하면 한국전쟁 이후에 획기적인 발전을 한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로 문맹률이 없는 것이 큰 요인이었다. 우리 교육열은 높았다는 것보다 매우 강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타인을 누르고 자신만 이기길 바라는 경쟁의 교육열이었기 때문이다.

 

교육은 두 가지의 기능이 있다. 한 개인을 독립적으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직업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과 사회 속에서 공동생활을 영유할 수 있는 도덕과 윤리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기는 교육열은 지식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도덕과 윤리는 배제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그 패해가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요즘 TV를 보다 보면 차마 내용을 끝까지 보기 어려워 채널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층간소음으로 찾아온 이웃에게 손도끼를 휘두르고, 고등학생은 60세가 넘은 노인에게 담배 셔틀을 해주지 않는다고 꽃나무로 때렸다. 부모를 대신해 길러준 할머니를 손자 둘이 공모해 시해하였고, 20개월 된 영아를 계부가 성폭행 학대 살해한 기사를 볼 때는 차마 다 듣지 못하고 채널을 돌렸다. 매일 저녁 방영되는 일일드라마에서 친모가 딸을 죽이려 시도하는 패륜적인 내용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여 역시 차마 보지 못하고 채널을 돌리곤 한다. 주말드라마에서는 딸 3명이 모두 엄마의 불륜으로 출생했다는 내용이다. 동물의 왕국에서 다루는 약육강식에 의한 맹수들의 사냥 모습을 카메라로 보는 것도 잔혹함을 느꼈는데 이젠 차라리 다큐멘터리 프로가 더 안정감을 준다. 적어도 동물들은 자연법칙을 위배하는 행동을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배달로 월 300만원을 버는 20대가 자신이 자동차를 좋아해 1억5,000만원짜리 외제 오픈카를 사고 차값으로 월250만원을 사용하고 남은 50만원으로 생활을 하는데 차를 타는 순간이 좋다는 기사는 필자 생각을 복잡하게 하였다. 본인이 모든 고생을 다 감수하고 갖고 싶은 것을 갖겠다는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옳은 것도 아니다. 그럼 누가 그에게 불법이 아닌 일에 대하여 지금은 존재하지 않은 미래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저축하라는 말을 할 수 있으며, 또 그는 과연 귀를 열고 들을 마음이 있을까. 필자는 논리적으로 그 행동이 이해되지 않지만, 감정적으로 조금은 공감이 간다. 물론 모든 20대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도 동조할 것이란 의심도 든다.

 

필자세대는 가난하여 성장기에 갖고 싶을 것을 갖는 것보다 못 갖는 경우가 더 많아서 포기에 익숙하였다. 반면 웬만하면 가지고 살 수 있는 시대를 살아온 이들은 결코 포기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고 녹녹하지 않다. 아니 더 냉정해졌다. 만약 한 치의 잘못한 선택을 하였다면 결과는 혹독하게 치러야 한다. 만약 그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선택이 무모하였음을 깨닫고 어느 날인가 차량을 처분하려 할 때는 차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해 있는 것을 현실적으로 느낄 것이다.

 

나이 탓인지 최근 들어 필자에게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지경이 되었을까’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는 질문을 해본다. 혹자의 말처럼 실질적 사형제도가 시행되지 않는 탓일까? 교육이 무너진 탓일까? 막장 드라마 영향일까? 타락한 종교인들이 많아진 탓일까? 정치인들의 위선 때문일까? 최근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폐륜사건들을 보면서 우리사회를 재조명해 본다. 한 사회를 지탱하는 요건 중에서 정의와 도덕이 중요한 요소다. 그중 하나만 무너져도 위험해진다.

 

지금 우리사회는 사회 정의와 도덕성이 흔들리고 있다. 사회정의는 위정자들이 이권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면서 근간이 흔들렸다. 도덕과 윤리는 교육이 무너지면서 같이 무너졌다. 건강한 사회로 돌아가지 않으면 미래 행복은 더욱 줄어든다. 늦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회 정의와 도덕과 윤리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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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얼마 전 진료실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 하나가 들렸다. 얼핏 처음 가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이라고 들렸다. 그래서 슬프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가사가 알고 보니 자신은 개똥벌레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빛나는 별이 아닌 줄 알았고 반딧불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그것도 아닌 개똥벌레였다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고 심한 우울한 가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여 노래를 찾아보았다. 가사는 살다가 어느 날인가 스스로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닌 땅에 기어 다니는 개똥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개똥벌레도 스스로 조그만 가치의 빛을 낸다면 누군가에겐 비록 작더라도 소중한 빛을 내는 반딧불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말부터 우울했던 대중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잔잔한 음률에 남성 가수의 담담하고 고즈넉한 목소리 톤으로 부른 ‘나는 반딧불’이다. 잔잔한 음률에 젖어서 찬찬히 가사 내용을 음미해보면 2·30대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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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