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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그림책 읽고 치과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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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나야 교수(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요즘 문해력과 그림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워 아동문해·문학 연구자로서 매우 기쁩니다. 그림책은 문해력뿐만 아니라 아동의 전인적 발달에 크게 도움이 되는 매체랍니다. 그림책을 보다 보면 다양한 주제와 영역에 대한 학습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지, 명시적인 학습을 목표로 하는 교과서가 아니라는 것은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재미가 넘쳐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 좋은 그림책이랍니다.

 

그렇게 재미가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보니 글과 그림의 수준이 높은 단행본 그림책이 가치가 있어요. 영유아기에는 부모와 함께 책 읽기의 재미에 흠뻑 빠져야 할 때거든요. 이야기보다는 공부를 목적으로 한 책들이나 한 권 만드는 데 열과 성이 비교적 덜 들어간 책들을 한 번에 왕창 들여놓고 한꺼번에 읽으라고 재촉하지 마시고 매일 한두 권씩 즐겨 주세요. 아이와 함께 서점과 도서관 나들이는 자주 하고 계시죠? 그림책의 독자는 0세부터 100세까지라고들 하지요(물론 장수시대에 그 이상의 숫자는 당연히 가능하고요!). 온 가족이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을 골라 즐겨 보세요.

 

그림책의 문장은 뺄 것 다 빼고 남겨둔 언어의 정수입니다. ‘지금 여기’를 벗어난 내용과 단어가 많이 소개되기 때문에 아이의 상상력, 창의력뿐만 아니라 이야기 이해력, 어휘력 성장에 최고로 좋은 매체지요. 이해력을 더 높이기 위해서 대화를 많이 하면서 읽어주시고, 어휘력을 다져주기 위해서 그림책에 나온 단어를 일상생활에서 여러 번 반복해 사용해 주세요. 그림책 함께 읽기가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언어적 상호작용입니다.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수다 떨며 읽어주시는 게 가장 효과적이니, 녹음된 성우 버전이나 스마트 TV/유튜브에만 의존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치과에 대한 좋은 그림책들을 소개해 드릴까 해요. ‘지나치게 교훈적이지는 않은지’가 좋은 그림책의 조건이라면 믿으시겠어요? 노골적으로 ‘이를 닦아라, 단것은 먹지 말아라’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답니다.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조은수 옮김, 비룡소, 1995.

 

윌리엄 스타이그는 이 작품으로 1983년에 뉴베리 아너(명예)상을 수상했어요. 오래된 그림책에 보물이 많다는 것, 알고 계시죠? 치과의사인 드소토 선생님은 치료를 아주 잘 해서 늘 환자가 많아요. 큰 동물들이 오면 사다리와 도르래를 이용해 온몸으로 치료하지요. 어느 날, 이가 아픈 여우가 찾아와 치료해 달라고 사정을 해요. 드소토 선생님과 조수 역할의 부인은 용기를 내어 치료해 주지만 여우는 치료만 끝나면 선생 부부를 잡아먹으려고 합니다. 이것을 알아차린 드소토 부부는 꾀를 내어 특수치료제로 여우의 턱을 꽉 붙여 버리지요. 수면 치료, 막대 개구기, 임플란트까지 등장하는 전문적 내용이 흥미진진해요.

 

 

악어도 깜짝, 치과의사도 깜짝!

고미 타로 글·그림, 이종화 옮김, 비룡소, 2000.

 

이 그림책도 꽤 오래되었네요. 제 아들이 어릴 때 정말 좋아하던 책이랍니다. 고미 타로의 간결하고 절제된 느낌의 코믹한 그림과 펼침면마다 의미심장하게 반복되는 단순한 문장이 돋보여요. 치과에 가기 무서워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악어를 통해 재미있게 드러냅니다. 그런데 환자가 악어라 치과의사도 무서워한다는 게 포인트예요. 왼쪽과 오른쪽 그림에서 각각 두 인물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더 놀고 싶지만 가지 않으면 안 돼.”라는 절실한 말이 환자에게도 의사에게도 적용된다니요… 둘 다 놀라고, 걱정하고, 무서워하고, 용기내고, 아파하고, 화를 내고, 참고, 안도하고 마침내 감사해 합니다. 이대로 해피 엔딩으로 끝난 것 같지만 서로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며 이 닦기를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것도 웃음을 자아냅니다.

 

 

치과 가는 길

남섬 글·그림, 향출판사, 2020.

 

여우나 악어뿐 아니라, 사람도, 게다가 아이가 아닌 어른도 치과 가기는 역시 무섭지요. 현대적 감각이 물씬 풍기는 최신 그림책입니다. 표지에 제목부터 뒤집혀 있고, 페이지를 넘길수록 궁금증이 커져요. 개구쟁이처럼 보이는 소년이 건물을 한 층씩 올라갑니다. 1층에는 동물 병원, 2층에는 만화 카페, 3층에는 중국 음식점이 있지요. 우리가 사는 요즘 세상이 건물의 형태 그대로 책에 들어가 있어요. 아이는 층마다 뭐라고 감상을 말하면서도 씩씩하게 5층에 있는 튼튼 치과로 들어섭니다. 여기서 반전 – 대사를 읊던 이도, 환자도, 아이가 아닌 아빠였던 것! 무시무시한 분위기도 잠시, 치료는 끝나고 아이와 아빠는 같이 새 이를 기대하는 사이가 됩니다. 책을 처음부터 다시 한번 읽으면 더 재미날 거예요.

 

 

드라랄라 치과

윤담요 글·그림, 보림, 2021.

 

대놓고 무서운, 그래서 하나도 안 무서운 치과가 등장했어요. 밤 12시가 되면 문을 여는 치과에서 드라랄라 선생님과 마늘 간호사, 박쥐 씨와 거미 삼형제가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선보입니다. 드라큘라 할머니에게는 강철 송곳니 틀니를 맞춰드리고, 사랑니가 아파서 온 부끄럼쟁이 귀신에게는 ‘용기 소독약’과 ‘용기의 주문’을 쓰고, 치과가 무섭다고 우는 아기 유령의 충치는 ‘빠져든다 비법’으로 치료하지요. 옥수수는 노란 이가 싫다고 미백을 하러 찾아오고, 악어는 뻐드렁니를 고치려고 동물원에서부터 밤새 땅굴을 파고 옵니다. 그림 여기저기에 이야깃거리가 잔뜩 숨겨져 있어 아이랑 부모가 대화를 나누며 읽기 좋아요. 무서워야 할 등장인물들은 귀엽고, 치료기법이나 의료기기에는 상상력이 가득합니다. 치과에 대한 공포부터 치료해야 한다면 이 책을 읽고 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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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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