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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불면증, 꿀잠을 원하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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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문지현 미소의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남편이 눕자마자 곯아떨어지는 걸 보면 부럽기도 하고 짜증도 나요.”

“나도 늦잠 한번 자 보면 좋겠다. 애매한 시간에 깨니까 더 자기도 그렇고 안 자려니 피곤하고…”

크든 작든 잠에 대한 불평은 누구에게나 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하는 건 잠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지만, 당장 못 자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압도되는 사람들은 꿀잠 한번 자보는 게 소원일 수밖에 없다.

 

 

‘불면증’이란, 다음날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지장을 줄 정도로 양적, 질적으로 충분한 잠을 못 자는 상태를 말한다. 불면증에 해당하는 증상에는 잠들기가 어려운 것, 자주 깨고 다시 잠들기 힘든 것, 새벽에 일찍 깨는 것,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 것 등이 포함된다. 불면증의 유병률은 10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되는데 특히 여성에게서 흔하게 관찰된다.

 

신경정신과에 가서 불면증 진료를 받아보라 하면 다들 놀라 펄쩍 뛰는 게 아직 우리나라의 사회적 모습이기도 하다.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실제 불면증 환자의 5% 정도만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는다고 하니, 다들 다른 방법을 찾느라 여념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잠을 잘 못자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백인백색으로 자신만의 비결을 갖고 있기가 쉽다. 그 방법 중에는 꽤 그럴듯한 것들도 있지만, 와인 한 잔을 마시면서 잠을 청한다는 것처럼 잠깐은 유용하지만 지속되면 문제가 될 만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대체 왜 정신과에서 불면증에 대한 전문 진료받기를 꺼릴까’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한 편견이 뚜렷하게 존재한다. 그에 더해 불면증이라고 하면 어쩐지 수면제를 처방할 것 같고,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받는 수면제보다 정신과에서 받는 약은 더 강력할 것 같고, 가뜩이나 정신과 약은 중독도 잘 된다고 하던데 한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거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이러한 것들이 잠을 잘 못자는 바람에 삶의 질이 엉망이 되면서도 정신과 방문을 꺼리는 이유일 듯하다.

 

그래서 오늘은 수면제 처방보다도 신경정신과에서 더 많이 권하는 치료법인 ‘불면증의 인지행동 치료’를 소개하려 한다. 인지행동치료라고 하면 무언가 어렵고 복잡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전혀 어렵지 않은 말이다. ‘인지’는 내가 어떻게 인식하고 생각하고 있는지를 말하는 것이고, ‘행동’은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뜻한다. 생각이 병을 만든다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마음의 병은 자기 자신의 잘못된(흔히 왜곡되었다고 표현) 생각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인지치료는 이를 거꾸로 사용해서,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 마음의 병을 낫게 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 아래의 내용은 서울아산병원 정석훈 교수님의 강의 자료를 참고하였다.

 

수면 위생

COVID-19 때문에 손 위생 이야기를 귀에 딱지 앉도록 들어온 분들이라면 잠잘 때도 위생을 찾아야 하는가 의아한 생각이 들 것이다. 수면 위생은 잠을 방해하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박멸이 아니고, 잠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정리해서 깔끔하게 만든다는 개념이다.

 

수면 위생의 첫 단계는 다음 날 아침 상쾌할 정도로만 자면 된다는 것이다. 많이 잔다고 좋은 게 아니고, 시간을 정해서 자는 것도 좋은 게 아니고, 다음 날 아침에 비교적 상쾌하게 움직일 수 있으면 된다. ‘내가 어제 O시간 밖에 못잤는데’ 같은 생각으로 불안에 사로잡히는 사람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이겠지만, 웬만큼 잠을 잘 자는 사람이라고 해도 아침에 일어날 때는 ‘아, 더 자고 싶다!’ 생각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개념이 있으니, 그것은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에 따라 밤에 자는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전날 잠을 설친 사람들이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빨리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서 발 닦고 자야지!’ 생각을 한다면 불면증을 고착시키기로 작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잘 자고 싶으면 딱 고정해야 할 것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다. 밤에 몇 시에 자는지에 따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 혹시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잠자기 30분 전’보다는 ‘아침에 일어나고 싶은 시간 7시간 전’에 약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자극 조절법

잠에 방해가 되는 자극들을 치우고 도움이 되는 자극들만 남기는 방법이다. 잠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침대나 이불, 베개 같은 ‘자극’이 기분 좋은 것으로 보이는 반면,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똑같은 ‘자극’이 불편하게 보인다.

 

그래서 졸릴 때만 잠자리에 들어가는 방법을 권한다. 잠을 잘 때만 잠자리에 들어가고, 잠이 안 오면 잠자리에서 나오는 행동을 반복해서 한다. 가뜩이나 피곤해 죽겠는데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끌고 왔다 갔다 하라니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의외로 해보면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졸릴 때만 잠자리에 들어가는 게 연습이 되면 잠자리라는 ‘자극’이 잘 자는 것과 연결된다.

 

최근에 잠자리에 들어서, 또는 잘 때가 아니라도 누워서 휴대폰을 보는 사람들이 늘면서 불면증 유병률이 올라가는 것 같다는 보고가 있다. 휴대폰은 뇌에 상당한 자극이 되기 때문에 잠을 자기 위해 뇌의 자극을 줄이는 것과 서로 맞지 않다. 적어도 잠들기 1시간 전에는 휴대폰을 치우는 것이 좋다.

 

수면 제한법

이것 역시 진료실에서 설명하면 만만찮은 거부감에 부딪히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효과도 좋으니 속는 셈 치고 들어보길 권한다.

 

여기 어제 3시간 밖에 못 잤다고 끙끙거리는 사람이 있다. 실제 잔 시간 기준으로 30분을 더해서 이를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으로 정한다. “아니, 그럼 3시간 30분밖에 자지 말라는 이야기인데 그럼 사람이 어떻게 살아요?”

 

그런데 어제 3시간 자고도 오늘 씩씩하게 잘 지냈고, 영원히 3시간 30분만 자자는 이야기가 아니니 흥분할 필요는 없다. 자는 시간이 똑같을 때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수면 효율이 떨어진다. 4시간 잠을 자는 사람이 4시간 누워있다면 수면 효율은 100%이지만 4시간 자면서 8시간 누워있다면 수면 효율은 50%로 떨어진다. 눕는 시간은 수면 효율을 계산해서 85~90% 정도가 되면 그대로 유지한다. 만일 ‘바로 곯아떨어져 잠들어서 깨우면 겨우 일어난다’, 즉 효율이 90%를 넘어가면 눕는 시간을 15분씩 늘리고 효율이 85% 아래로 떨어지면 누워있는 시간을 15분씩 줄인다.

 

수면제보다도 인지행동치료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직은 넘기 힘든 정신건강의학과의 문턱이라면 이렇게 글을 읽는 동안 간접 체험으로 배운 것들을 활용해 더운 여름 꿀잠의 세계로 잘 들어가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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