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 (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사랑이 죄인가요?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50)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2000년대 후반 모 가수의 노래 중에 ‘사랑이 죄인가요’가 있었다. 짝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마음을 노래했다. 얼마 전 스토킹을 하고 구속된 범인이 한 말이기도 하다. 최근 사랑이라는 핑계 아래 무수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스토킹 수준을 넘어 출근하는 차를 가로막기도 하고, 감금하기도 하고, 폭행도 하고, 심지어 살인도 한다. 과연 이들이 사용하는 단어인 ‘사랑’이 올바른 용어인지 의심이 든다.

 

우리말 속에 사랑과 유사한 용어로는 ‘좋아한다. 연모(戀慕)하다. 은애(恩愛)하다. 연연(戀戀)하다. 연정(戀情)을 가지다. 연민(憐憫)을 가지다. 애모(愛慕)하다. 사모(思慕)하다. 은혜(恩惠)하다. 귀애(貴愛)하다. 신애(信愛)하다. 애련(愛戀)하다. 갈애(渴愛)하다. 혹애(惑愛)하다. 후애(厚愛)하다. 분감(分甘)하다’ 등이 있다. 이 중에 ‘사랑하다’, ‘좋아한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자어다. 한자어는 한자 뜻으로 인하여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어원이 불교에서 온 것도 있다.

 

최근 사극 드라마에 자주 사용하는 ‘은애하다’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단어다. 은애(恩愛)란 부모와 자식, 부부간에 은혜와 정으로 얽히고 집착하여 끊기 어려운 상태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사극에서처럼 남녀 간의 애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남녀 간의 애정이라면 ‘연모하다. 은혜하다. 사모하다. 애모하다. 연연하다. 연정하다.’라는 용어를 사용함이 좀 더 옳다. 이 단어들을 살펴보면 상호 소통의 관계가 아니고 일방적이다. 이처럼 일방적인 표현으로 순수 한국어는 ‘좋아한다’가 있다. 반면 ‘사랑하다’는 표현은 상호간에 감정이 소통됨과 이타성을 포함한다. 만약 상호 소통이 되지 않았거나 이타적이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고 좋아함이다. 성현이나 성인은 완벽한 이타성으로 인류를 사랑하고 원수도 사랑할 수 있다. 이것은 이미 마음의 상태가 자연과 교류되며 나와 남이 다르지 않은 불이(不二)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처럼 ‘좋아하다’는 말과 ‘사랑하다’는 말이 분명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차이를 혼동하며 오류를 범하고 있다. ‘사랑하다’가 지닌 소통과 이타적 의미를 모르다 보니 ‘사랑이 죄인가요’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좋아하는 것이 죄인가요’라고 표현해야 한다. 사랑한다면 이타성으로 인해 ‘죄인가요’란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

 

좋아함은 일방적이고 이기적 감정이기 때문에 ‘상대를 위하여 좋아한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심리적으로 좋아함은 가장 일차원적 감정이다. 마음은 어떤 상황을 감지하는 순간에 ‘좋다. 싫다. 좋지도 싫지도 않다’라는 생각이 형성된다. 이때 만들어진 ‘좋다’는 감정은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것이지 결코 상대방을 위한 이타적 감정이 아니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스토킹이나, 연인 간에 폭력이나, 이별 후에 보복 혹은 복수 행위 등은 전부 이기적인 ‘좋아함’이지 결코 이타적 ‘사랑’이 아니다. 그들은 어린 아기들이 장난감을 좋아하다가 빼앗기면 울고 화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을 위해 상대방을 필요로 하다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유아처럼 분노를 표출한 것뿐이지 결코 사랑을 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기적인 감정을 마치 상대를 위한 이타적인 감정으로 오인하고 마치 상대를 위한 행위처럼 포장하거나 미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것은 일방적인 집착이고 심리적 폭력일 뿐이다. 이타적이고 소통의 감정에서 결코 나올 수 없는 생각과 행동이다.

 

누군가 사랑을 하거나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상대의 감정이 이기적인지 이타적인지를 파악하고, 상호간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아니면 일방적인 강요가 많은지를 파악해야 한다. 소통하려는 노력이 없고 이타성이 없다면, 사랑이 아니고 그저 단순한 이기적 좋아함일 뿐이다. 물론 좋아함이 사랑으로 변할 수도 있으나, 문제는 좋아함이 시작되는 원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에 있다. ‘좋아함’의 원인이 심리 깊은 곳에 위치한 이기적 감정에서 출발했다면 부정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좋아한다면 소통하려 노력하고 이타적으로 되려고 노력해야 사랑이 만들어질 수 있다.

 

완전히 소통되고 충분히 이타적이라면 그때야 비로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우울과 불안의 관계
우울과 불안은 현대인 심리적 고통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물론 개개인으로 접근하면 성격에 따라 나타나는 형태와 민감도의 차이는 있으나 양상은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과거에 대한 집착은 우울을 만들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을 만들어낸다고 알고 있다. 우울과 불안과의 관계에서 불안은 늘 우울을 유도하기 때문에 우울 속에 불안이 포함되는 관계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우울과 불안을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파악한다. 인류가 탄생하고 좀 더 많이 우울하고 불안한 자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런 성향이 결국 DNA 속에 내재되었다. 인체가 감염되면 염증유전자가 발현되며 면역체계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기분저하 유발 시스템이 가동된다. 우울모드로 진입되면 외부 활동을 중지하고 에너지 비축으로 회복에 집중하는 효과가 있다. 우울한 모습은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고 도움을 받는 데 유리했다. 개인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의 집중력을 높이고 위험 회피나 환경 적응에 도움이 되어 생존가능성을 높였다. 불안은 사회적 민감성을 높여서 집단 내에서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 신경계를 활성화하여 집

재테크

더보기

이스라엘-이란 분쟁 속 2025년 6월 원달러 환율 시황과 전망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적으로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 또한 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가와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으며, 환율의 향후 방향성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이 칼럼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흐름을 글로벌 금리 사이클과 프랙탈 분석을 바탕으로 전망하고, 투자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2025년 6월 18일 현재 글로벌 경제는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후반부를 지나고 있다. 본격적인 경제위기 국면(C)의 진입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환율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필자의 지난 분석에 따르면, 경제위기 국면(C)의 시작은 2025년 4분기(10월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시기가 다가올수록 환율의 상승 압력도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과거의 금리 사이클과 환율 움직임을 분석해보면, 환율은 대개 경제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에 급등하면서 이전 고점을 돌파하는 패턴을 반복적으로 나타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지난 두 달간 꾸준한 하락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