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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도움인가? 간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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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66)

지난밤 손흥민 선수의 EPL 득점왕이 되는 경기를 보며 잠을 설치고 출근하자마자 실장님이 사랑니 발치를 교정용 소구치 발치보다 먼저 해도 되냐고 묻는다.

 

필자는 발치 교정에서 아주 드물지만 간혹 발생되는 착오 발치 가능성을 막기 위해 발치할 치아를 제외하고 브라켓을 붙이고 발치를 의뢰한다. 사랑니는 그 후 6개월 이상 지난 뒤에 의뢰하는 편이다. 치아교정을 위하여 4개 소구치를 발치하고 또 사랑니 4개도 발치하면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총 8개 치아를 발치하는 셈이다. 세월이 지나면 사랑니 발치는 치아교정 치료와 무관하게 자신들 선택이었음을 잊어버리고 치아교정을 위하여 8개 치아를 발치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기억의 혼선을 막기 위해 소구치 발치와 사랑니 발치 간에는 6개월 이상의 간격을 두는 편이다. 그래서 순서를 바꾸는 질문에 의아했다.

 

오전 일찍 환자 어머니로부터 발치를 빨리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예약을 잡을 때부터 어머니가 스마트폰에 아들 일정을 모두 기록하고 확인하며 스물한 살 아들을 대신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으며 부모와 자식 간 관계를 생각해보았다. 21세 아들 치과 일정을 어머니가 잡아주는 것은 도움일까 간섭일까? 부모는 몇 살까지 혹은 어디까지 간섭이 가능할까?

 

오늘의 손흥민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준 사람이 아버지라고 한다. 얼마 전 아버지에 대한 기사에서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다. 아버지 자신은 삼류 선수였기 때문에 자기와 모두 정반대로 가르쳤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인성이고 두 번째는 기본기라고 하며, 인성이 바르게 되어있어야만 오래 유지할 수 있고 기본기가 탄탄해야만 높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양발을 모두 잘 쓰게 하려고 걸음걸이 시작은 항상 왼발부터 하는 식으로 일상에서 부단한 노력을 했다고 하였다.

 

아버지는 선수시절 뼈아픈 경험으로 현명한 스승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치과에 전화해 21세 아들 예약을 잡아주는 어머니를 손흥민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노력과 같은 것으로 생각해도 될지 의문이다. 박세리에게는 아버지가 있었고, 김연아에게는 어머니가 있었다. 그들이 자식에게 들인 노력은 성공하여 세계 최고가 되었다. 간밤에 손흥민 또한 세계 최고 레벨을 획득했다.

 

오늘 아침 전화주신 어머니도 그들 부모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꿈을 꾸고 있고 또 그런 훌륭한 자식을 만들 수도 있다. 자식에 대한 부모님들의 노력과 정성에 감탄하고 찬사를 보낸다. 다만 과도한 간섭이 자식들의 독립적 개성이 발현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한다. 부모의 과잉 간섭이나 지나친 애착이 청소년기 자녀가 지닐 정상적인 정서나 정신적인 성숙을 방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춘기가 되면서 자식들은 부모 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려고 시도를 하면서 부모와 자식 간에 갈등이 발생한다. 그러면서 상호간에 적절한 조율이 이루어진다. 타협과 조율이 아닌 형태로 일방적으로 자식이 이기면 대화가 단절되고, 부모가 이기면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포기하고 부모에게 맡기거나 의존하게 된다. 필자가 우려하는 형태다.

 

이따금 부모 손에 끌려서 교정 상담을 오는 20대 자녀들 중에서 “엄마가 가자고 해서 왔어요”라는 답변을 들으면 답답함을 느낀다. 정말 본인이 바빴거나 어머니가 전화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매번 효율적으로 어머니가 대신하다 보니 지금처럼 일체를 관리하는 상태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때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몸과 행동은 관리가 되지만 마음은 관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의 과잉 간섭이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2년 정도 시행하는 교정치료에서 한 달을 빨리 시작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 사랑니를 먼저 발치하든 소구치를 먼저 발치하든 영향이 별로 없다. 하지만 수술을 당일 아침에 취소하는 것은 모두를 어렵게 한다.

 

변수를 피하는 방법은 상식과 룰이다. 상식에 기반을 두고 보편적이고 타당한 선(룰)에서 일이 진행된다면 늘 문제가 없다. 파격이나 변수는 또 다른 변수를 내포하고 있다. 진료에서 예측 못한 변수는 항상 긴장과 경계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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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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