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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설명의무 이행 시 환자에게 ‘적절한 시간’ 부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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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하태헌·이정은 변호사의 법률칼럼-10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종의 하태헌, 이정은 변호사입니다. 이번호에서는 의사의 ‘설명의무’의 이행 방법에 대한 의미 있는 최근 대법원 판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관계법령 
『의료법』은 다음과 같이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할 때 환자에게 다음과 같은 점들에 대해 설명하고 서면으로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의료법 제24조의2(의료행위에 관한 설명) 

 

①  의사ㆍ치과의사 또는 한의사는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이하 이 조에서 ‘수술등’이라 한다)를 하는 경우 제2항에 따른 사항을 환자(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 환자의 법정대리인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게 설명하고 서면(전자문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으로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만, 설명 및 동의 절차로 인하여 수술등이 지체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하여지거나 심신상의 중대한 장애를 가져오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제1항에 따라 환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항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환자에게 발생하거나 발생 가능한 증상의 진단명

2. 수술등의 필요성, 방법 및 내용

3. 환자에게 설명을 하는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 및 수술등에 참여하는 주된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  의 성명

4. 수술등에 따라 전형적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후유증 또는 부작용

5. 수술등 전후 환자가 준수하여야 할 사항

 

③ 환자는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에게 제1항에 따른 동의서 사본의 발급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요청을 받은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제1항에 따라 동의를 받은 사항 중 수술등의 방법 및 내용, 수술등에 참여한 주된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변경된 경우에는 변경 사유와 내용을 환자에게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

 

⑤ 제1항 및 제4항에 따른 설명, 동의 및 고지의 방법ㆍ절차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설명의무 이행 시 ‘적절한 시간’을 부여해야 
의료법 제24조의2 제1항, 제2항은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 ① 환자에게 발생하거나 발생 가능한 증상의 진단명 ② 수술 등의 필요성, 방법과 내용 ③ 환자에게 설명을 하는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 및 수술 등에 참여하는 주된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의 성명 ④ 수술 등에 따라 전형적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후유증 또는 부작용 ⑤ 수술 등 전후 환자가 준수하여야 할 사항 등 5가지 사항을 환자(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 환자의 법정대리인)에게 설명하고 서면으로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다만 설명 및 동의 절차로 인하여 수술 등이 지체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심신상의 중대한 장애를 가져오는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의사는 응급환자의 경우나 그 밖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에게 수술 등 인체에 위험을 가하는 의료행위를 할 경우 그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과 부작용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춰 환자가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환자로 하여금 수술 등의 의료행위에 응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가지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다60953 판결, 대법원 1998. 2. 13. 선고 96다785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의사에게 이러한 설명의무를 부담시키는 취지에 비춰 볼 때, 의사의 설명의무는 의료행위가 행해질 때까지 적절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이행되어야 합니다. 환자가 의료행위에 응할 것인지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 의료행위의 필요성과 위험성 등을 환자 스스로 숙고하고, 필요하다면 가족 등 주변 사람과 상의하고 결정할 시간적 여유가 환자에게 주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의사를 결정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의료행위에 관한 설명을 한 다음 곧바로 의료행위로 나아간다면 이는 환자가 의료행위에 응할 것인지 선택할 기회를 침해한 것으로서 의사의 설명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때 적절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는지는 의료행위의 내용과 방법, 그 의료행위의 위험성과 긴급성의 정도, 의료행위 전 환자의 상태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될 수 있을 것입니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다265010 판결).

 

■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합니다)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았습니다. 원고에 대한 수술 전 평가를 의뢰받은 피고 병원의 내과의사는 수술당일 10:30경 경동맥 및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한 다음, 원고의 보호자에게 원고가 동맥경화가 없는 사람들에 비하여 뇌졸중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정을 설명하였습니다. 
피고 병원의 마취과 의사는 같은 날 11:10경 원고에 대하여 수술을 위한 마취를 시작하였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원고는 수술을 받은 후 자발적으로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고 좌측 상하지 근력이 저하되는 등의 증상을 보였습니다. 같은 날 18:50경 뇌 CT 검사를 통하여 뇌경색이 발견되었고, 뇌경색에 따른 좌측 편마비가 있어 모든 생활을 하는 데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인지장애로 인해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며, 스스로 대소변 조절과 관리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 대법원의 판단(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다265010 판결)
위 판결의 제1심과 제2심 법원은 의사가 환자의 보호자인 아들에게 수술의 목적, 수술의 방법, 발생 가능한 예상치 못한 결과 또는 상황(합병증) 등에 대하여 설명한 것으로 보이므로,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진료기록부에도 의사가 내과 및 마취과에 의뢰하여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뇌졸증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회신을 받아 이를 설명하였다는 점이 기재되어 있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춰 보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수술로 자신에게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 등 이 사건 수술에 관한 위험성을 충분히 숙고하지 못한 채 수술에 나아갔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원고가 이 사건 수술에 응할 것인지 선택할 기회가 침해된 것으로, 원고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은 피고 병원 의사들에게는 설명의무를 위반한 사정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 병원 의사들의 설명과 이 사건 수술 사이에 적절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지, 원고가 숙고를 거쳐 이 사건 수술을 결정하였는지 심리하여 피고 병원 의사들의 설명의무가 이행되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사정을 심리하지 않은 채 피고 병원 의사들의 이 사건 수술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는 사정만을 근거로 설명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의사의 설명의무 이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설명 후 40분만에 수술을 시행한 이 사안에서 대법원은 의료행위에 응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부여되지 않았으므로 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 시사점 
의사의 설명의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내지 치료행위에 대한 선택의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의무입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설명의무의 취지에 따라, ‘환자가 의료행위에 응할 것인지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 의료행위의 필요성과 위험성 등을 환자 스스로 숙고하고, 필요하다면 가족 등 주변 사람과 상의하고 결정할 시간적 여유가 환자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이유로, 의사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아 환자가 숙고를 거치지 못하였다면, 이는 환자가 수술에 응할 것인지를 선택할 기회가 침해된 것으로, 환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은 의사에게는 설명한 의무를 위반한 사정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따라서 환자에게 의료행위에 대한 설명을 할 때, 특히 치과에서 발치 등 비가역적인 의료행위에 관한 설명을 할 때에는 의료행위에 대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도록 설명 후 적절한 시간적 여유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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