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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업무상 배임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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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하태헌·이정은 변호사의 법률칼럼-39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종의 하태헌, 이정은 변호사입니다. 이번호에서는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하는 ‘업무상 배임죄’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배임죄’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인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그 타인, 즉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입니다(형법 제355조). 그리고, 여기서 ‘타인의 사무’가 업무상 임무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 즉,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써 배임죄를 범한 때에는 ‘업무상 배임죄’로 가중 처벌되게 되고(형법 제356조), 업무상 배임죄의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아 가중 처벌됩니다. 


■ 관계법령 

형 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업무상 배임죄의 ‘업무’란
여기서 ‘업무’란 직업 또는 직무와 같은 것으로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하여 반복 또는 계속적으로 행하는 사무를 의미합니다. 법령, 계약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관례에 따르거나 사실상의 것이더라도 같은 행위를 반복할 지위에 따른 사무일 경우 업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1. 7. 10. 선고 2000도5597 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더15182 판결 등)

 

업무는 반드시 직무나 직업으로 행하여지는 것에 한하지 않고 생활수단일 필요도 없습니다. 또한 고유의 사무이건 겸하는 사무이건 불문하며, 사실상 행하는 사무라도 무방하므로 등기부상 대표이사를 사임한 후에도 계속하여 사실상 그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면, 업무상 배임죄 내지 업무상 횡령죄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 업무상 배임죄의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란
업무상 배임죄에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그 타인, 즉,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행위자가 설령 본인을 위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과 취지가 법령이나 사회상규에 위반된 위법한 행위로서 용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행위의 결과가 일부 본인을 위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로서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함에 영향이 없습니다(대법원 2002. 7. 22. 선고 2002도1696 판결 등 참조).

 

■ 업무상 배임죄의 ‘고의’란
업무상 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되어 성립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간접사실에 의하여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는 부수적일 뿐이고 이득 또는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임이 판명되면 배임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됩니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도3716 판결 등 참조).

 

■ 업무상 배임죄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의미
배임죄는 배임행위로 인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므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배임의 범의를 가지고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하더라도 그로 인해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배임죄의 기수는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에는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은 구체적ㆍ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단지 막연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745 판결,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배임 행위로 인해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본인의 재산에 대한 구체적ㆍ현실적 위험이 야기되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 구체적 사례 
구체적인 사안에서, 경쟁 회계법인의 이직 제안을 받고 내부 자료를 몰래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한 경우, 조합 임원에게 보수를 지급함에 있어서 규정도 없고, 총회 결의도 거치지 않은 채로 다른 조합에 비하여 터무니없이 높은 보수를 지급한 경우라면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게 되고 회사가 토지 매입 용역업자에게 용역수수료를 지급함에 있어 이사 자신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의도로 용역수수료를 부당하게 과다한 금액으로 책정하여 지급한 후 그 부분을 용역업자로부터 돌려받았다면, 위와 같은 행위는 업무상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것으로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합니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0도10640 판결)

 

■ 업무상 배임죄의 문제점
언론을 보면 기업 대표 등에 대한 업무상 배임죄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는 앞서 설명한 업무상 배임죄의 요건이 모호하여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의 사무가 무엇이고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무엇인지 비법조인들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법조인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경영상 판단에 따라 선의로 행한 행동이 결과적으로 기업에 손해를 끼치는 결정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러한 판단에 따른 행위를 배임행위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배임죄 자체를 두고 있지 않고, 배임죄를 두고 있는 국가들도 일반적 위임관계가 아니라 ‘법률상 위임관계’ 또는 ‘공적인 위임관계’에서만 배임죄를 적용하거나 ‘사무를 위임한 자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배임행위를 했을 때만 배임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배임죄를 폐지하자는 의견이 많은데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시사점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위치에 놓이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동업관계, 사업자나 회계·경리 업무 담당자, 대표이사, 이사진 등은 업무상 배임죄 혹은 업무상 횡령죄의 주체가 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비록 업무상 배임죄에 관하여 논란은 많지만 현재 우리나라 법률체계에서는 여전히 엄하게 처벌이 이루어지는 범죄라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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