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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비트코인의 슬픈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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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53)

최근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상승하고 있다. 이 뉴스를 들으며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착한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 권선징악과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 잘산다는 것이 공통의 교육적 목표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였다. 이런 가치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살면서 규칙이 만들어졌고, 공동의 선을 추구하기 위해 윤리와 도덕 그리고 성실한 삶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근면성실한 자가 존경받기보다는 무능하거나 고지식한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노력 없이 일확천금을 얻은 자들이 각광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구독자가 많은 유튜버가 큰돈을 벌면서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가 되었다.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무리하게라도 영끌해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20~30대가 혈안이 되었다. 무리한 코인투자로 모든 것을 잃은 청년들이 속출하기도 하였다. 이런 사회적 환경에서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는 뉴스는 비상식의 상식화를 가속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갱신할수록 성실한 노력으로 번 돈의 가치는 하락한다. 비트코인의 비상식적 상승은 사람들 마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투자한 사람에 대한 부러움과 일찍 팔아버린 사람들의 억울함과 후회, 과거에 살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미련과 후회가 있다. 이 후회와 미련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진다. 사람의 마음은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 이런 심리를 자기중심적 편향(egocentric bias)이라 한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선택의 순간이 온다. A랑 결혼하지 않고 B랑 했다면, A주식을 사지 않고 B를 샀다면, 주식보다 코인을 샀다면, A대학 대신 3수를 해서라도 B대학을 갔다면, 드라마를 보지 않고 공부를 했다면, 야식을 먹지 않았다면 등등 모든 이들이 과거에 자신이 다른 선택을 한 것이나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뒤돌아보며 미련과 후회를 한다. 이런 후회와 미련은 점점 극대화되며 마음을 갉아먹는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극단적인 수단을 통한 도박성 투자에 뛰어들게 한다. 결국 그 중 소수는 성공하겠지만 대다수는 심각한 실패를 하게 될 것이다.

 

불과 10년 전에 콜라 한 병 살 수 있던 코인이 현재 1억원에 매매되고 있으며 향후 10년 뒤에 10억원이 될 것이라는 뉴스다. 실제로 1억원에 매매되고 있으니 앞으로 10억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이것이 기준이 되며 뉴스에 대한 믿음이 확신으로 바뀌면서 10년 뒤에 지금처럼 후회할 자신의 모습을 만들지 않기 위해 투자에 뛰어든다.

 

성실하게 번 돈의 가치 상실은 노동력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성실하게 번 돈이나 노력 없이 번 돈이나 객관적 가치가 같다. 어떤 돈에도 자장면은 7,000원이다. 슬프게도 월급으로 받은 돈이나 훔친 돈이나 복권당첨금이나 도박으로 번 돈이나 돈의 가치는 똑같다. 만약 어떤 중고생으로부터 성실하게 돈을 버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냐는 질문을 받으면 무엇이라 답변할 수 있을까. 윤리와 도덕적 문제라고 답변할 수 있을까. 답변한들 웃지 않을까.

 

비트코인의 상승은 비정상이다. 워랜 버핏은 자신에게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생산성이 없는 가치 없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하였다. 그는 지금도 앞으로도 자신은 코인투자는 없을 것이란 말로 정리했다.

 

비트코인이 가치가 상승할수록 보는 이들은 상실감이 커진다. 부동산값이 치솟으며 집 없는 사람들의 상실감이 커진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런 비정상적인 세계적인 현상이 성실근면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흔들고 있다. 물론 근면성실이 농경사회에서 필수 조건이었기 때문에 AI시대에 맞지 않는 가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근면성실이 경제적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안정과 평화와 위로를 준다. 일확천금이 줄 수 없는 영역이다.

 

쉽게 돈을 번 사람이나 그것을 보며 상실감에 빠진 사람이나 모두 불행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세상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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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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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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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