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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어린이가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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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희경 주임과장(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치과)

필자가 일하고 있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1만여 시민과 500개 기업의 나눔과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세워진 국내 최초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입니다. 2016년에 개원해 어느덧 8년 차가 되었고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치과 이렇게 4개의 진료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포구에서 부지를 제공한 사회근린시설이기도해서 병원건물 안에는 마포구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 도서관, 수영장을 포함하는 스포츠센터도 있습니다. 병원 진료와 시설 이용은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이용할 수 있고,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한 직업재활센터와 발달장애인들의 일터인 행복베이커리카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은 푸르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민간 병원이지만, 2023년부터 공공보건의료기관 공공보건의료계획 수립 대상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로 지정이 되었고, 이는 보건복지부로부터 공공의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인정받은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재활병원이 생소한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뇌성마비, 발달지연, 유전질환, 척수질환, 뇌종양 수술, 모야모야병 등 다양한 이유로 재활치료가 필요한 친구들을 위한 병원입니다. 푸르메재단이 장애인치과인 푸르메치과로 의료사업을 시작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재활병원을 세울 때도 장애인들에게 편한 치과가 되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는 넓은 공간과 휠체어 상태로도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설계했고, 외래 전신마취가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치과 내 예방관리실도 만들어 잇솔질과 설탕섭취 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역 사회 저소득층 장애인들을 위한 치과치료비 지원과 찾아가는 이동치과 사업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필자는 서울 마포구, 은평구, 경기도 고양시 등 병원 인근에 사는 비장애 어린이들을 병원에서 만나지만 본원 타 진료과와의 협진을 통해 입원병동이나 낮병동에서 집중재활치료를 받는 친구들도 만납니다. 대부분 뇌병변장애를 가진 친구들입니다.

 

다양한 전신질환이 있을 수 있고, 경련 가능성이 있거나 강직이 심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우리 병원은 의료진들이 긴밀하게 소통하며 협진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환아들의 치과 진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재활치료를 하는 환아 중에는 연하재활치료가 필요한 친구들도 많아 치과의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충치 치료뿐 아니라 환아의 전신질환과 재활치료 상황, 습관에 맞는 구강위생관리방법 상담 및 교육하는 것이 우리 병원만의 특징입니다.

 

진료실에서 제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경우는 발달장애 친구들을 진료할 때입니다. 발달장애란 정신적 발달이 나이에 맞게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주로 자폐성장애와 지적장애를 통틀어 말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치과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만 자폐성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는 특히나 치과는 도전적인 곳일 수 있습니다. 핸드피스와 석션 소리만으로도 힘든데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은 그 친구들에게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Tell-Show-Do 방법은 이런 친구들에게 너무 중요하고 훌륭한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치과치료를 위해 중증발달장애 친구들은 페디랩을 사용하거나 전신마취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달장애 친구들도 크면서 특수교육을 받고 한뼘씩 성장합니다. 싫은 것도 좀 더 참을 줄 알게 되고 힘들어도 용기를 내기도 합니다. 협조가 어렵고 저항이 심해 유치열기 또는 혼합 치열기에 전신마취 하 치과치료를 했던 발달장애 친구들이 학령기에는 웃음가스 치료만으로 충치치료를 성공적으로 해냈을 때 정말 뿌듯합니다.

 

이런 성공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교육(잇솔질 교육), 보호자와의 소통 등이 필요합니다. 웃음가스 치료 적용에도 환아의 상황에 맞게 접근해야 하며, 아이가 협조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물론 모든 친구에게 이 방법이 적용될 수는 없습니다. 발달장애 친구들은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아이들의 특성에 따라서 우리 병원 분위기나 필자의 진료스타일을 수용하는 폭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장애 어린이 치과치료는 쉽지 않지만 분명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이제 개원 8년 차가 됐습니다. 개원 초기부터 필자와 만났던 친구들이 이제는 어엿한 청소년이 되었습니다. 그중 한 친구는 안구 마우스를 이용해 공부하며 올해 대학 입시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재활치료를 받아 쑥쑥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저도 흐뭇해집니다. 최근에는 우리 병원과 같이 특수한 병원에서만이 아니라 일반 치과에서도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협조가 잘 되는 아이들은 외래에서 충분히 치과치료가 가능합니다. 그러니 열린 마음과 애정을 가지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대해주길 바랍니다.

 

“어린이가 행복하면 모두가 행복합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슬로건
사진출처 :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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