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2 (목)
‘삼국지(三國志)’를 끝까지 읽지 않았더라도 ‘삼고초려(三顧草廬)’라는 일화는 많은 이가 알고 있다. 유비가 관우, 장비와 도원결의를 맺고 세력을 키워가던 시기, 그는 인재를 모으는 데 힘을 쏟고 있었다. 당시 군사로 활약하던 서서(徐庶)는 유비에게 융중(隆中)에 천하에 보기 드문 선비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성은 제갈, 이름은 양(亮), 자는 공명(孔明). 사람들은 그를 와룡(臥龍)이라고 불렀다. 이튿날 유비는 관우, 장비와 함께 융중으로 떠났다. 초라한 초가집에 도착하니 동자가 문을 열고 나와 제갈량이 출타 중임을 알렸다. 며칠 후 제갈량이 집에 돌아왔다는 소식에 유비는 다시 한번 찾아가지만 그때도 만나지 못했다. 세 번째 만나러 갔을 때는 예를 갖추기 위해 멀리서부터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 포기하지 않고 세 번이나 자신을 찾아온 유비에게 감동한 제갈량은 결국 그의 군사가 된다. 훗날 제갈량은 ‘출사표(出師表)’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선제(先帝)께서 스스로 몸을 굽히시어 세 번이나 초막으로 찾아오셔서 신에게 세상일을 물으시는지라 이에 감격해 선제를 좇아다닐 결심을 하게 됐다”고 적었다. 삼고초려는 단지 세 번 찾아갔다는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인재를 대하는
의학의 발전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켜 왔다. 동시에 생의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우리 앞에 던진다. 한 달여 전 이재명 대통령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연명의료 중단과 관련해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고민해 보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는, 이 문제가 더이상 시행에 머물지 않고 정책의 영역으로 들어왔음을 보여준다. 장관이 곧바로 부작용을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 역시 이 사안의 무게를 말해준다. 우연인가, 대통령 언급 바로 1주 전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연명의료 결정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도 연명의료 중단을 선택하는 비율은 크게 늘지 않았다. 이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한 정서적 요인과 무관하지 않다. 부모의 생명을 끝까지 붙들어 두는 것이 자식의 도리라는 인식, 다시 말해 생존의 연장을 효도로 이해해 온 유교문화가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교의 가르침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효를 그렇게 단순하게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공자와 자로의 대화는 이를 잘 보여준다. 자로가 효를 묻자, 공자는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효란 봉양하는 데 그친다. 그러나 개나 말도 먹여 기를 수는 있다. 공경함이 없다면 무엇으로 효
미국 장기국채는 2024년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장기간 형성되는 과정에서도 과거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가 정점 구간을 통과한 이후에도 장기 금리는 빠르게 하락하지 않았고, 금리 인하 국면임에도 일정 범위 안에서 횡보와 수렴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둔화에 따른 금리 하락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환경이 구조적으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2026년 1분기 현재, 미국 장기국채를 자산배분의 관점에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과거 디플레이션 환경에서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 진입하던 시점인 2019년, 미국 장기국채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당시에는 경기 침체나 금융 위기가 발생할 경우 장기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며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상관관계가 비교적 명확했다.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을 때 장기국채 수익이 이를 보완하며,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는 역할을 수행했다. 다만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미국 장기국채의 구조가 과거와 달라졌다고 판단해, 동일한 전략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점을 수년 전부터 분명히 해 왔다. 본 칼럼은 미국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종의 하태헌, 이정은 변호사입니다. 이번호에서는 의료법상 진료거부금지의무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진료실에서 협조가 좋지 않은 환자를 무리해서 진료를 해야 할지, 만일 그 환자의 진료를 거부한다면 「의료법」상 진료거부금지의무 위반이 되는지에 대해 고민한 경험이 종종 있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늘은 그래서 「의료법」상 진료거부금지의무에 대한 유권해석 등을 소개드리면서, 이번호를 끝으로 법률칼럼 연재를 마치려고 합니다. ■ 관계법령 의 료 법 제15조(진료거부 금지 등) ①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 ② 의료인은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선의 처치를 하여야 한다. 제89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5조제1항을 위반한 자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별표] 행정처분 기준 3) 의료법 제15조를 위반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 또는 조산(助産)의 요청을 거부하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