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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사기와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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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53)

얼마 전 ‘사기와 생존전략’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을 목격했다. 강연 제목을 처음 듣는 사람들이 나이에 따라서 그 의미를 다르게 이해하는 것이었다. 젊은이들은 사기(詐欺)와 생존전략. 즉 생존하기 위하여 얼마나 사기를 잘치고 트릭을 잘 사용하는가에 대한 강의로 생각한 것이다. 30대는 사기(士氣)와 생존전략으로 이해하였다. 직원들이나 동료들의 士氣를 어떻게 진작시켜서 생존전략으로 사용하는 리더십 강의로 받아들였다. 반면 50~60대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와 생존전략으로 이해하였다. 같은 제목이지만 각자의 경험에 따라서 제목을 달리 이해한 것이다.


사실 필자의 강의는 사마천의 사기 강의였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은 보는 자, 듣는 자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판단한다. 사마천의 사기 또한 마찬가지이다. 엄청난 분량의 책을 2000년 전의 사마천의 의도대로 이해하고 판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작가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후학들이 판단하는 것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서 이해할 수 있는 정도와 어떤 특정한 시점이나 관점에서 조명하는 것이 가능할 뿐이다. 사기란 엄청난 량의 책을 한 번에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어떠한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등산 후에 무엇을 보았느냐는 질문에 각자가 다른 답변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필자가 사마천 사기를 처음 보고 느낀 것은 사마천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단군신화시대를 인간 역사의 시대로 만들었으며 2000년 전에 그 많은 자료를 수집 평가한 것이 대단하였다. 그 후 몇 번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저절로 생긴 관점이 있었다. 등장인물이 어떻게 죽었냐하는 것이었다. 즉 필자의 관점은 간단하게 ‘제 명에 죽었느냐?’였다. 사기에는 수많은 사람이 등장을 한다. 그리고 수많은 사건 사고가 기록되어 있다. 요즘 뉴스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내용은 다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한마디로 정의하여 ‘인간 군상학’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많은 등장인물의 대부분이 자기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고 통치자인 왕도 신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왕보다 신하를 주목하여 보자. 제 명에 죽은 이는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일단 신하 중에 제 명에 못 죽은 최고 대표가 토사구팽의 주역인 한신이다. 한신은 유방을 위하여 모든 전투를 이기고 전국 통일 후에 결국 제거된다. 한신의 참모인 괴철은 토사구팽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항우와 싸우지 말고 전국을 삼국으로 분리할 것을 권하였으나 한신은 의리를 따르다가 나중에 제거된 것이다. 반면 장량은 통일 이후에 모든 것을 버리고 낙향하여 유방의 공신제거작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두 번째 인물은 누란지위의 주인공 범저이다. 춘추전국시대 최고로 강한 진나라의 재상일 당시에 ‘멈춤의 지혜’란 친구의 충고를 듣고 재상을 내려와서 은둔하여 여생을 누렸다. 이 두 사람은 최고의 시절에 멈춤으로서 생존하는 지혜를 지녔다. 세 번째는 관포지교의 관중이다. 관중은 절친 포숙아와 더불어 제나라의 재상으로서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며 사망한다. 넷째는 문경지교의 인상여이다.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는 문경지교는 염파장군과의 우정을 말한다. 인상여도 염파와 더불어 재상으로서 사망한다.


결국 생존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경우에는 적당한 시기에 멈추어야 하는 것이다. 멈추지 않고 추진하면서 성공하는 방법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친구일 수도 있고 동료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두 번째에는 요구되는 것이 하나있다. 한쪽의 일방적이 희생이다. 관포지교에서는 포숙아가 평생을 손해보고 살았다. 문경지교에서는 인상여가 지위가 낮은 염파에게 항상 양보하였다. 즉 끝없는 양보와 희생의 대가인 셈이다. 사기(史記)는 사기(詐欺)로 생존할 수 없음과 멈춤 혹은 양보와 희생을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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