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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항상 100점만이 옳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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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75)

한 엄마가 초등학교 2학년 딸과 내원하였다. 어떤 일로 왔냐는 질문에 부정교합 때문에 왔다고 대답하였다. 교정을 업으로 삼고 사는 필자가 환자에게 가장 많이 듣는 대답이 ‘부정교합’이다. 그런데 부정교합이란 말을 곱씹어보면 실체가 없다. 아니 심지어 교활한 상술적인 느낌마저 든다. 부정교합이란 정교합이 아닌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과연 정교합자가 몇 퍼센트나 될 것인가. 거기에 골격적인 개념까지 포함시키면 과연 정교합자가 존재할 수 있겠는가.

 

다시 말하면 대다수의 모든 사람이 부정교합인 상태에서 용어 자체에 의미성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부정교합이라는 용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을 잠정적 교합이상 환자로 분류해버리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성적표로 환산하면 100점이 정교합이고 99점 이하는 모두 부정교합이다. 일반적으로 90점 이상이면 A로 60점 미만은 F로 분류한다. 그렇다면 교합에서도 난이도에 따라서 구분하여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런데 일반 치과치료와 교정치료를 요구하는 환자의 생각 속에 부정교합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교정환자의 ‘부정교합’이란 대답 속에는 심미가 포함되어 있다. 기능성에 심미성을 포함하여 생각한다. 정교합이 예쁘다는 가설을 전제로 깔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추한 이유를 부정교합에서부터 끌어온 것이다. 교정치료를 행해야하는 이유를 기능에서 찾는다. 부정교합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게 무엇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통상 두 가지 형태의 답변을 듣는다. 예뻐지기 위하여 한다는 심미형 부류와 씹는 것이나 물리는 것이 이상하다는 기능형 부류이다. 그리고 이 두 부류의 환자들은 만족도와 요구도가 다르다. 그중에서 가장 어려운 형태가 무의식에서는 심미적인 것을 요구하면서 생각과 말로는 기능을 이야기하는 환자 부류이다.

 

이 부류 환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들다. 환자 자신도 잘 모르는 심미적인 욕망의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환자의 심리적 욕구 속에 심미가 있을 때에 그 욕구의 정도가 문제이다. 80점대인 B정도라면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90점 이상인 A나 95점 이상인 A+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심미적인 원인을 기능에서 찾기 때문에 환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의사는 환자의 말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교합이라는 안개 속에서 헤매는 경우가 흔하다. 환자가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요구하는 심미적인 욕구를 스스로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의사 또한 심리전문가가 아니고서는 환자의 심리 속에 내재되어있는 심미적 욕구의 크기를 파악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환자를 상대로 사용하는 용어 자체에서 심미와 기능을 분리하도록 하여야한다. 즉 완벽해야하는 정교합을 기준으로 한 부정교합이 아니라 약간의 총생이 있더라도 교합이 좋으면 생리교합으로, 질환적인 문제를 발생시킬 정도이면 병리교합이라고 표현하는 등의 새로운 질환분류 용어 작업이 필요하다. 정리된 용어는 환자 생각의 흐름을 질환과 생리를 심미적인 부분과 독립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이미 치과의사가 환자 생각 속의 기능과 심미적인 욕구 문제를 분리하여 생각해야하는 시기가 왔다. Form & function은 항상 같이 따라다니는 명제이다. 어느 하나의 개선이 극단에 이를 수 없는 이상 다른 하나도 극단적인 개선이 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골격성 3급 환자에서 수술교정을 하지 않은 compromise는 환자의 만족도가 높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특히 환자 자신의 사상과 철학이 심미적인 것을 개선하기 위하여 수술을 거부하거나 교정치료를 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무의식에서 심미적인 것을 더욱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환자를 만족시키기 가장 어렵다. 100점이 옳지 않다고 말하면서 생각은 이미 그곳에 가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없는 자는 100점을 논하지 않는다. TV에 보이는 미남 미녀가 기준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그들이 정교합이고 조금 덜 잘생긴 모든 보통 사람을 부정교합이라 생각하는 것 같은 세상의 기준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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