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7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거짓말과 심리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14)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페스팅거는 ‘인지 부조화의 원리(Cognitive dissonance)’를 이야기하였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 생각, 태도와 행동 간의 부조화가 유발하는 심리적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한 태도나 행동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의 탄생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페스팅거가 1950년대 초에 신문을 읽다가 심리학자로서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기사를 보았다. 당시 미국 어느 마을에서 한 사이비 교주가 자신이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는데 조만간 큰 홍수가 닥칠 것이며 오로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신도들만 비행접시로 구출될 것이라고 주장한 일이 있었다. 흔하고 흔한 종말론이다. 이를 믿은 사람들은 전 재산을 이 교주에게 맡기고 철야기도에 들어갔고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친지, 친구 등 연락이 닿는 사람들에게 모두 자신들과 동참할 것을 설득하였다. 많은 사람이 교주와 함께 운명의 날을 기다렸는데 약속했던 운명의 날은 하루 종일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씨로 결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를 놀라게 한 것은 그 후에 벌어진 일들이었다. 교주는 신도들을 다시 모이게 한 후 “당신들의 믿음에 힘입어 세계는 멸망의 문턱에서 구원을 받았다”라고 말했는데, 놀랍게도 이 말을 들은 신도들은 기뻐하며 축제를 벌였고, 이후로도 교주를 신실하게 믿었다는 기사였다. 페스팅거는 누가 봐도 교주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한두 명도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반대로 생각할 수 있었을까, 또 어떻게 문명사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그는 한 가지 실험을 하였다. 지원자를 모으고 몇 시간 동안 매우 지루한 일을 시키고 두 부류로 나누었다. 한 부류에는 수고비로 단돈 1달러를 주고, 다른 부류에는 20달러를 주었다. 그리고 실험에 참가한 것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실험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을 것 같은지를 평가해달라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20달러를 받은 사람들이 불만이 적을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결과는 우리의 상식과는 반대로 1달러를 받은 그룹이 더 실험이 재미있었고 과학적 의미가 클 것이라 대답하였다. 이에 페스팅거는 의미 없는 매우 지루한 일을 하고 게다가 수고비까지 턱없이 적은 돈을 받은 자원자들의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했다. 첫째는 한심한 실험에 참가하여 보상도 제대로 못 받은 자신이 멍청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 실험은 무언가 내가 알지 못하는 중요한 의미가 틀림없이 있고 나는 거기에 보상을 바라지 않고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멍청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 모순되지 않으려고 두 번째와 같이 자신을 합리화할 수 있는 선택을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적당한 수고비를 받은 그룹은 이런 심리적 갈등을 주는 모순이 없어서 자유롭게 사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자신의 생각이나 개념에 반대되는 어떤 상황에 직면하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논리적인 결론보다는 비합리적이더라도 자신의 생각에 부합되는 선택을 한다. 이것이 ‘인지 부조화의 이론(Cognitive dissonance)’이다. 이 또한 프로이드가 이야기한 방어기전의 자기 합리화에 해당한다.


요즘 우리는 청문회에서 부인할 수 없는 증거들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후에도 사회 지도자들이 수많은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특검에서 구속되기 직전까지도 거짓말을 했다. 거기에 의혹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은 자신의 무죄를 이야기한다. 이 모습은 수십 년 전 미국 닉슨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언론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던 모습과 너무도 유사하다. 우리는 그들이 정치는 물론 문화예술까지 장악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런 이들이 이 나라를 운영한 사실에 또 놀랐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2017년인 지금 이런 전 근대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것은 적어도 1950년대에  페스팅거가 사이비교주 사건으로 받은 충격보다 100배는 더 클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4년 미국배당 투자에 대한 분석과 견해 | cash flow의 가치

SPY, GOLD, SCHD, O, JEPI의 수익률 비교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과 각국 정부는 천문학적인 화폐를 발행했고, 이는 달러를 비롯한 명목화폐의 가치 절하로 이어졌다. 이후 2021년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 위기는 2022년의 연준의 유례없는 급격한 금리인상 사이클로 이어졌고,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cash is trash’라고 불리기도 했던 현금의 위상은 재평가 받게 됐다. 2022년은 미국 달러화와 일부 원자재를 제외하고 주식 채권, 부동산, 암호화폐 등 모든 자산이 크게 하락하는 유례없는 해가 됐는데, 당시 ‘킹달러’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했다. 2022년은 금리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해이고,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금리인상기에는 가치주 투자나 배당주 투자의 적기이기도 하다. 성장주, 부동산, 암호화폐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 받던 가치주와 배당주는 2022년 하락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선전하며 재평가를 받게 됐고, 기준금리가 오르고 자산의 가치가 폭락하며, 부채 위기로 현금이 귀해진 최근까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가치주와 배당주 투자의 대중적 인기는 높아져갔다. 2024년 4월 현재도 주식투자를 하는 개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