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탁란(托卵)

URL복사

박병기 논설위원

지난 5월말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 위해 ‘탁란’에 대해 알아보았다. 뻐꾸기는 자신의 둥지를 만들지 않는 새로서 알을 품고 있는 다른 새(때까치, 알락할미새, 흔히 뱁새라고 하는 붉은머리 오목눈이)가 둥지를 비우는 짧은 순간 둥지에 알을 낳고, 다른 알 하나를 물고 나온다. 뻐꾸기 알은 둥지 안의 다른 알보다 일찍 부화한다. 막 부화한 뻐꾸기 새끼는 본능적으로 부화하지 않는 알들을 둥지 밖으로 떨어뜨린다. 먹이를 독식하며 어미새보다 더 크게 성장한다. 탁란 현상을 조류뿐 아니라 인간 세계에서도 자주 목격한다. 탁란이 인간세상의 도덕적인 법칙에서는 나쁘다는 것을 아는지 인간 세상에서는 서로 상대가 탁란을 했다고 말한다.


6월 5일부터 7일까지 코엑스에서 SIDEX 2020이 열렸다. 6월 3일 jtbc 뉴스에서 코로나 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서울시와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가 SIDEX 2020을 반대한다는 뉴스를 메인으로 내보냈다. 뉴스를 본 가족들은 필자가 SIDEX 2020에 가는 것 자체를 극구 반대했다. 특히 치협에서 반대한다는 사실에 더더욱 반대했다. 같이 가기로 한 후배들도 사전등록을 취소했다.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인이 “집행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를 하고 있다”며 “걱정하지 말고 방역 프로그램만 잘 따라주면 된다”고 코엑스에서 보자고 했다. SIDEX 2020 참가를 결정했다. 딸아이가 꼭 사용하라며 KF94 마스크 2장을 준비해 주었다.


지난 6일 오전 11시, 코엑스 1층에 도착했다. 서울시가 코로나19 감염방지를 위해 구상권 청구까지 들먹이기에 코엑스에서 SIDEX 2020만 개최되는 줄 알았는데 6월 6일 당일 3개의 전시(SIDEX, 대한민국 조경·정원 박람회, 코네일 엑스포)와 1개의 이벤트(PART RED in Spring)가 진행되고 있었다. 코로나19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신분 확인 후 출입구에서 열화상카메라와 체온측정, 통과형 소독샤워기를 거치고 거의 1시간을 줄선 뒤에야 등록을 마쳤다.


6월 1일 치협 이상훈 집행부 출범 이후 첫 정례브리핑은 “정부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6월 14일까지 행사 자제 요청이 있었다”며 서울지부에 SIDEX 2020 취소를 요청했다. 이상훈 회장은 회장이 되기 전에는 정부의 의견보다 회원의 의견을 먼저 생각했는데, 역시 회장이라는 자리가 무거운가보다. 치과계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정례브리핑을 했다는 사실에 의아한 생각만 들 뿐이다. 참고로 치협과 서울지부는 같은 건물을 사용한다. 서울지부는 치협의 산하 지부이고, 같은 치과의사 회원을 두고 있는 치과의사 이익단체다. 치협은 SIDEX 2020 전날에도 ‘SIDEX 개최 재검토’를 서울지부에 요청하며, 학술 강의를 하는 교수들이 소속된 대학에 참석자제 요청을 했다. 또한 처음 8,000명 가까이 사전 등록했던 것도 서울시와 치협의 영향으로 6,000명 이하로 줄었다.


다시 한 번 탁란을 생각해 본다. 자신의 몸집보다 2배나 큰 뻐꾸기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어미새는 왜 뻐꾸기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줄까? 어미새는 뻐꾸기 새끼를 자신의 새끼로 알고 있는 걸까? 아니면 한 번 내 둥지에서 부화한 새끼에 대한 책임감 때문일까? 90년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개업 5년차부터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광전지부 학술이사를 맡아 공보의 후배들과 함께 임상공부를 했다. 10여년 이상을 했던 것 같다. 능력이 되는 범위에서 임상뿐 아니라 경영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을 했다. 술 한 잔하며 서로 기분이 좋으면 후배들에게 “내 새끼”라고 부른다. 이 표현을 좋아하며 “형님의 새끼가 될랍니다”고 말하는 후배들도 있다. 욕이라 할 수 있는 단어가 장소와 분위기에 따라 친근함의 표시가 된다.


서울지부는 치협의 산하 지부다. 치협이 자신의 둥지에서 부화한 뻐꾸기 새끼를 끝까지 책임지는 어미새의 미덕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회원 5,000명 이상이 모이는 학술대회 및 전시회에 행여 발생될 수 있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치협 임원들이 비상대기를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본다.


만약이지만 SIDEX 2020에 참가한 치과원장 중 어떤 경로인지는 모르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된 원장이 나타나면 치협 집행부는 뭐라고 할까? 반대로, 총선처럼 2주가 지나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다면 또 뭐라고 할까?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미국증시 조정과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하

조정받기 시작한 미국증시 3월말에 고점을 만든 미국증시는 4월 1일부터 3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50일 이평선을 하회하며 하루도 반등 못하고 매일 하락해서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이 높아졌다. 다행히 이번 주는 20주 이평선 부근에서 반등에 성공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 3월 14일에 기고한 칼럼에서 첫 번째 금리인하 시점이 6월이라 가정했을 때 4월 전후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에 대해 미리 다뤄봤다.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첫 번째 금리인하 전후에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 및 횡보구간이 나오게 되는데, 마침 3월 FOMC를 앞두고 그동안 강세장을 이끌어왔던 AI 대표 주식 엔비디아가 주당 $1,000을 앞둔 상황에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당시 S&P500 공포탐욕 지수도 극도의 탐욕에서 벗어나서 추세를 벗어나 점차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의 단기 고점 가능성에 대해서 2주 전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추가로 분석한 적이 있다. 필자는 대중의 심리 지표를 활용해 시장의 변곡점의 경로를 예상하는데, 공포탐욕 지수의 추세와 put-call 옵션 비율, 기관투자자들의 매수-매도, 거래량, 차트 분석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금리 사이클과 비교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