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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치과의사회 대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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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편집인

1925년 3월 22일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조선총독부 산하 경성부는 일본인 소학교의 아동구강치아 보건상태조사를 경성치과의사회와 실시했는데, 경성종로소학교에 조선인 1호 치과의사 함석태(咸錫泰)가 파견을 나가자 교장 편강희삼랑(片岡喜三   )이 구강검사를 거절하였다. 이에 경성치과의사회는 ‘조선인 치과의사라도 거부하는 것은 의사회의 위신과 상관되는 문제’라 여겨 역원회(役員會)를 열어 여러 토의 끝에 ‘경성부 학무계 주임’을 찾아 항의를 하였다.


이어 4월 3일자 ‘치과의사회 대분개’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경성치과의사회가 이 문제로 4월 2일 임시총회를 열자 함석태가 회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사표를 제출하였으나 회장 삼여경길(三呂敬吉)이 이를 즉시 반려하고, 교장이 치과의사회장에게  ‘조선인 치과의사를 배척한 문제를 절대 비밀로 해달라’는 일을 공표하고 당국에 적극적으로 항의를 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치과의사들은 심각한 차별을 받았으리라 생각하기 쉬운데 ‘경성치과의사회’의 이러한 반응은 적어도 ‘치과의사 단체’는 ‘치과의사’의 입장을 대변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조선일보는 시평에서 이 사건을 두고 ‘일본인들의 기괴한 우월감’이라 한 바 있으며, 그 해 함석태를 비롯한 안종서 등 경성치과의학교 1회 졸업생 4인 외에 조동흠, 김연권 등 7인이 순수 조선인들로 이루어진 ‘한성치과의사회’를 만들었다.


지난 5월 6일 정부가 ‘생활속 거리두기’ 시책을 발표한 이후 코엑스는 5월말까지 개최되는 행사에 대해서만 위약금을 60% 환불하고, 6월부터는 정상적인 운영방침을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허나 소위 ‘쿠팡’사태로 인해 5월 28일 수도권 행사자제 방침을 내렸고, 보건복지부 또한 유관단체에 행사를 자제하되 불가피할 경우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SIDEX 2020이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면 그 누구보다 주최 측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하지만, 상반기 보수교육이 거의 다 취소된 상황 때문인지 회원들의 취소요청은 거의 없는 상황이었고, 조직위는 이를 회원들의 뜻으로 인지해 재검토 끝에 수개월 전부터 준비한 철저한 방역지침을 준수한다는 계획으로 행사를 준비하였다.


이 행사에 대해 정부는 금전적 배상책임을 동반하는 ‘중지’ 명령을 내리지 않고, 단순하게 우려만 전달하면서 다방면으로 압박을 가하였다. 대표적으로 행사 개최 전날 밤 22시 50분에 받은 서울시 공문에는 방역수칙 준수명령의 다른 이름인 ‘집합제한명령’이 포함됐고, 행사장에는 방역지침 준수 감독을 위해 하루에 40~50명씩 공무원이 나와서 ‘거리두기 및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한 바 있다.


그에 더해 치협은 5월 이사회의 SIDEX 안전개최 지지 발언을 뒤엎고, 행사 4일 전 ‘재검토’ 정례브리핑, 2일전 임원 명의로 담화문 배포, 하루 전 ‘취소요청’ 담화문을 내고 이를 각종 매체에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특히나 치협의 담화 발표 이후에는 그간 요지부동이었던 치과의사 참석자 2,500여명이 취소를 하였다.

 

그러나 세 번의 발표 어디에도 행사취소에 대한 대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단체등록한 치협 임원 모두의 등록을 취소하고 이를 모르고 행사기간 중 참석한 임원들에게는 6월 이사회에서 사유서를 제출하라고 하였다. 행사장에 참석했던 수천명의 치과의사들 중 일부는 ‘참석을 희망하는 회원의 권리’가 침해되는 상황을 간과하고 ‘국민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만을 생각한 치협의 판단에, 심지어 서울시 공무원들처럼 행사장 점검방문 혹은 방역지원조차 없었던 치협의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명키도 했다.


신임 집행부 출범 이후 이런저런 어려운 상황에 행사를 진행한 조직위 또한 문제가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SIDEX는 대의원총회 등의 절차가 없으면 노선을 변경하기 어려운 사안으로 그 고민이 더하였으리라 생각된다.

 

행사 이후 2주간 별다른 일 없이 끝나 다행이다. 문제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 다시 되짚어보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기에 개선이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95년 전 ‘일본인이 설립한 치과의사 단체’가 ‘조선인 치과의사’를 위해 내렸던 결정을 되새겨보며, ‘치과의사 단체’는 그 무엇보다 ‘치과의사’의 입장과 권익을 위해 존재함을 다시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조직위의 ‘재검토’ 회의 중 한 임원의 ‘변종이 많은 코로나는 종식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만 말고 우리 곁에서 함께 극복해야만 하는 존재이므로, 철저한 방역지침 수립 및 준수 하에 행사를 마쳐야 이후 치과계 행사들이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다’는 발언을 떠올리며, 95년 전 서울시치과의사회의 설립자이시기도 한 함석태 선생의 당시 마음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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