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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환자 의뢰를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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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논설위원

병자는 인류가 처음 존재했을 때부터 있었을 것이고,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활동도 인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했을 것이다. 의학이 발전하고 좀 더 환자들을 잘 치료해주고 싶은 마음이 모여 내과와 외과, 소아과와 산부인과 같은 전문과목들의 태동을 만들었고, 지금은 소화기 내과, 알레르기 내과 등 다양한 세부전문의가 활동하고 있는 사회가 됐다.


치과 분야 역시 처음에는 분화가 되어 있지 않았으나 지금은 11개 전문과목이 확립되고 전문의들이 배출되고 있다. 전문과목이 형성되고 전문의가 배출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치료가 까다로운 환자들을 좀 더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과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치료하도록 함으로써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과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다가 안과적 문제를 발견했다면 안과로 의뢰할 것이고, MRI를 찍어보는 게 좋겠다 생각했다면 상급병원으로 의뢰할 것이다.


구강악안면외과를 제외하면 입원시설이나 고가의 검사진단장비가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치과 진료의 특성상, 대형 병원에 취직해 근무하는 경우가 더 많은 의사들에 비해 치과는 의원급에서 많은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진료하다가 근관을 찾기 어렵다든지 치주질환이 심해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든지 치료가 까다롭게 느껴지는 환자들이 있다. 상급 병원이 가깝다면 그곳으로 의뢰할 수도 있고, 혹 근처에 해당과목 전문의가 있다면 그쪽으로 환자를 의뢰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의뢰를 어렵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 바로 다름 아닌 의료수가다. 신경치료는 시간도 많이 소요되면서 보험수가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진료다. 신경치료를 열심히 공부하고 정성을 다해 진료했더라도, 신경치료 자체에서는 수익을 거두기 어렵고 신경치료 이후의 과정(코어나 보철)을 해야 수익이 생긴다. 이런 구조는 신경치료가 매우 까다로운 환자를 만났을 때 신경치료를 의뢰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된다.


적자가 나는 신경치료만 좀 해주고 수익이 되는 보철치료는 다시 나에게 보내달라고 의뢰를 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고, 적자가 나는 신경치료만 의뢰를 받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특정 진료의 보험급여가 전혀 수익이 나지 않도록 책정되어 있으면, 진료를 하는 의료진들에게 ‘그 진료 가급적 하지 말아라’ 혹은 ‘그 진료는 의뢰도 못하니까 재주껏 직접 하든지 다른 방법(발치?)을 써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


국민들에게 더 좋은 진료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진료수가를 책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으니까 말이다. 정말 국민들에게 좋은 진료를 적절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료보험에 관련된 두 가지가 바뀌어야 한다. 첫 번째로는 ‘상대가치 총량제’를 폐지하는 것이다. A라는 진료를 심의해봤더니 보험수가가 너무 낮게 책정되어 수가를 올려줄 필요가 있을 경우 보험공단은 아무런 다른 이유 없이 ‘상대가치의 총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B라는 진료의 수가를 삭감하고 있다. 21세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이런 전근대적이고 불합리한 제도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두 번째로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가 바뀌길 바란다. 건정심은 보건복지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가입자위원(소비자) 8명, 공익위원(정부, 보험공단, 심평원, 정부추천인) 8명, 의약계 8명 총 25명으로 구성된다. 서비스의 적정가격이 얼마인가 의논을 하고 ‘다수결’로 정하는 위원회를 비용을 지불하는 측인 소비자와 정부 측 17명, 서비스를 공급하는 의약계 8명으로 구성하면 어떻게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는 회의가 될 수 있을까? 


이번 전공의 파업사태를 계기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왔던 의료 수가가 좀 더 합리적으로 바뀔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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