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2 (토)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워킹 우먼을 넘어 원더 우먼이 되어야 하는 현실

URL복사

김현미 논설위원

지난달 29일 대한여자치과의사회(이하 대여치)에서 예비 회원들을 위한 멘토&멘티 만남의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후배들이 궁금해하는 몇 가지 질문을 사회자가 받아 멘토들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코너가 관심이 높았다. 특히 육아와 일의 양립에 관한 질문에서는 저마다 할 얘기가 많은 것 같다.


막상 출산을 하고 육아의 길에 들어서면 초보 엄마의 일상은 눈물 범벅에 갈팡질팡의 연속이다. 새내기 개원 의사라면 병원일과 육아, 가사노동에 번아웃이 될 정도다. 공부에 치이고 늘 잠이 부족했던 본과나 수련의 시절이 행복했다는 넋두리를 한다. 일과 육아를 어떻게 균형 있게 해야 하냐는 아우성에 선배들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아이의 성장기에 따라 처방을 내려준다. 그러나 선배의 충고는 개인차가 있고, 처한 환경이 서로 달라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주변에 육아를 보조할 막강한 서포터가 있다면 불행 중 다행이다. 대신 할머니, 이모, 보육도우미, 어린이집 등에 아이를 맡기고, 그들이 서운하지 않게 세심히 관리하는 부담과 마음 졸임은 감내해야 한다.


출근해서는 진료, 공부, 직원 관리 등 다재다능한 의사로 변신해야 한다. 의사로서 혹시 동료에 뒤처질까 틈틈이 공부하고, 동료와 선배들에게 진료나 경영에 관한 팁을 듣는다. 밖에선 일과 사람에 시달리고, 안에선 요리 잘하는 아내, 싹싹한 며느리, 자녀의 학습 매니저까지 잘하라고 한다면 최후의 보루인 엄마자리까지 던지고 싶다. 요즘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육아와 교육의 부담은 워킹 우먼에게 더 무겁다. 모든 알림장은 엄마가 봐야 하고, 담임과 학원상담도 엄마의 몫이다. 원격 학습과 인터넷 사용까지 챙겨야 한다. 아빠의 육아와 가사노동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실은 주 양육자인 엄마에게 집중된다.


여성 치과의사는 병원에서 퇴근하면 집으로 ‘출근’한다. 다음날 아침 다시 병원으로 출근하는 이 쳇바퀴 같은 생활에 작은 활력소가 될 취미 한두 가지를 누릴 수 있다면 겉보기에 그럴듯한 워킹 우먼이 된다. 워킹 우먼은 시소의 균형점에 위태롭게 서 있다. 육아, 일 중 어느 한쪽이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조절해야 한다. 개업 초기 시행착오와 육아의 격동기를 지나면 터득하는 것이 있긴 하다. “선택과 집중”,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하지 마라,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일-가정 양립지표’에 의하면 자녀 연령이 어리거나 자녀수가 많을수록 여성의 취업은 낮고, 기혼 여성의 37.5%는 경력 단절 경험이 있다. 여성 치과의사도 경력 단절에 예외일 수는 없다. 수년간 쉬거나, 페이 닥터를 오래하는 것도 육아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면허증이 있는 직업이어서 경력단절이 타 직종에 비해 타격이 적다지만 커리어에 영향을 미친다.


2019년 여성 치과의사 수는 8,300여명으로 30년 전 1,400여명에 비해 약 6배 증가했다. 특히 학업과 수련 기간이 길어지면서 결혼도 늦고 취업도 늦어진 에코세대(1979년-1992년생)가 어느덧 의료계의 중추가 됐다. 어느 세대보다 치열하게 공부를 했고, 베이비붐 세대와는 달리 독립적인 여성이며, 커리어에서 남녀 차별을 거부하는 젠더 감수성도 높은 세대다. 컴퓨터와 친근하고 서구적 개인주의와 합리주의를 지향한다. 에코세대 여성은 자기 일을 사랑하고, 성공하고 싶다고 말한다. 가정과 일을 양립할 수 없다면 일을 선택하는 세대다.


힘들었던 시대를 보냈고, 급변하는 사회를 마주하고 있는 선배로서 에코세대에게 원더 우먼이 되라고 할 수는 없다. 경력 단절, 소득의 감소를 감수하라고 할 수도 없다. 출산과 육아의 핸디캡이라는 모성의 불이익을 인식하고 보상하기 위한 연대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치협과 대여치가 이제 앞장서야 할 때다.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얼마 전 진료실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 하나가 들렸다. 얼핏 처음 가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이라고 들렸다. 그래서 슬프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가사가 알고 보니 자신은 개똥벌레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빛나는 별이 아닌 줄 알았고 반딧불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그것도 아닌 개똥벌레였다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고 심한 우울한 가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여 노래를 찾아보았다. 가사는 살다가 어느 날인가 스스로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닌 땅에 기어 다니는 개똥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개똥벌레도 스스로 조그만 가치의 빛을 낸다면 누군가에겐 비록 작더라도 소중한 빛을 내는 반딧불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말부터 우울했던 대중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잔잔한 음률에 남성 가수의 담담하고 고즈넉한 목소리 톤으로 부른 ‘나는 반딧불’이다. 잔잔한 음률에 젖어서 찬찬히 가사 내용을 음미해보면 2·30대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재테크

더보기

2025년 7월,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전략

2025년 7월 3일,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새로운 투자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역대급의 V자 반등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거나 자산배분을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시점이다. 자산배분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위험자산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산배분을 어떻게 시작할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칼럼에서는 2025년 7월의 금리 사이클과 현재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음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포트폴리오의 목표 비중을 설정하는 일이다. 이는 금리 사이클의 흐름을 이해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과거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 사이 비중을 축소하고, 이후 2020년 4월부터 하반기까지 다시 비중을 확대해 코로나19 위기 상황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