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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의료서비스 가격비교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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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편집인

치과계는 소규모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율이 90%가 넘는다. 개원가 운영에 영향을 주는 정책변화는 치과계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12일 시행된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3(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현황 조사 등) 1항은 내년 1월부터 보건복지부 장관이 비급여 진료비용 및 제증명수수료의 항목, 기준, 금액 등에 관한 현황을 조사·분석해 결과를 공개할 수 있는 범위를 의원급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알 권리와 의료선택권 강화를 목적으로 2013년 상급종합병원을 시작으로 매년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 그 대상 기관과 항목을 확대해 왔다. 2019년 전체 병원급 3,825기관을 대상으로 총 340항목에 대한 병원별 진료비용을 공개하고 있으며, 내년도부터는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6만5,000여 곳까지 공개대상 기관범위를 확대하고, 시민·소비자단체, 유관기관, 전문가 등으로부터 의견을 듣는 과정 등을 통해 항목을 늘릴 예정이다. 이 데이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누리집과 ‘건강정보’라고 하는 모바일 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뉴스가 나오자마자 주요 포털의 지도를 활용하여, 위 데이터가 나오면 실시간으로 의료기관별 치료항목 및 수가를 지도에 표시하는 마케팅(광고)을 해주겠다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전단지를 돌리며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미 의료계 개원가는 소위 ‘표시광고법’으로도 모자라 ‘의료법’에서 별도로 광고의 형식과 내용을 정하고 있을 정도로, 사람의 건강과 안녕을 해칠 수 있는 지나친 광고 등 상업화의 거센 물결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반영되고 있는 실정인데, 여기에 비급여 가격비교를 통한 ‘의료서비스 가격비교 대란’이 일어날까 개원가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 여름 의료계 사태 당시 ‘의료는 공공재’라는 정의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의·치·한의대 입학부터 면허취득, 전공의 과정과 개업 시까지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은 전혀 없고, 개인자본으로 개업한 의료기관이 본인의 의사결정과 관계없이 건강보험 지정 의료기관이 되는 당연지정제에 더해, 비급여 항목의 치료비용까지 공개하는 것은 의료인의 직업수행을 통한 영리추구를 제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나친 규제라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나 의료전달체계 상에서 비영리성을 담보로 허가된 비영리법인 혹은 의료법인 등이 주로 설립한 병원급 의료기관에 비해,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대부분 규모가 영세하여 어느 정도의 영리추구를 통해 운영을 영위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환자는 의료기관 선택 시 진료비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건강보험법을 통해 수가를 결정하는 급여진료와 달리, 비급여 진료수가는 그간 환자의 상태와 개별 병원의 여건을 바탕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급여비용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여 보조해왔다.

 

결국, 이번 개정을 통해 비급여 진료비용을 낮추려는 입법목적을 구체화하는 것은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자인 의료인의 자유로운 직업수행을 통한 영리추구를 보장하는 국가의 신뢰가 훼손되는 과다한 공권력의 행사일 뿐이다. 이는 가격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추지 못하는 영세한 의료기관들의 도태를 가속화하고, 자본력이 있는 소수의 의료인으로 하여금 의료시장을 독과점하게 하거나, 보다 저렴한 비급여 진료의 수행을 위한 ‘의료의 하향 평준화’를 가속시키는 등 과도한 영리추구를 촉발하는 부작용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보다 저렴한 비급여 진료를 위해 저렴한 치료재와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가급적 단시간에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들에게 최저가로 검색이 되지 않아 선택받지 못해 도태될 것이 자명하다. 의료법 제1조에서 정한 바와 같이 ‘모든 국민에게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인지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대고 고려해야 하며, 우리 의료인 스스로도 자신들이 침해받는 권리에 대해 재차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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