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는 지역적 문제가 아닌 전 인류에게 나타날 수 위기를 현실감 있게 느끼게 한다.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거라는 믿음은 실체도 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신화 속 무너져버린 바벨탑과 같은 인간의 오만함으로 느껴진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보여준 모습을 볼 때, 아직은 실체감이 없어 보이는 기후이상이 현실화될 경우 인류에게 줄 위험은 상상 그 이상이다. 코로나로 인한, 핵으로 인한 위기보다 더 심각할 수 있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은 익히 잘 알고 있다. 국지적인 강우량의 증가로 인한 홍수, 가뭄으로 인한 사막화와 빈발한 화재, 그리고 남극과 북극의 해빙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몰디브와 투발로가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익히 언급되는 사실이다.
올여름 일년 내내 얼어붙은 땅인 시베리아지역의 온도가 40도까지 올라가는 이상기후를 보여줬다. 지구온난화는 단순하게 기후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존재기반을 무너뜨리게 된다. 코로나를 1년 내내 해결하지 못할 거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것처럼, 지구온난화로 인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할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다.
전 지구적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인류는 지난 20여년간 3번의 합의를 이뤄냈다. 1997년 쿄토의정서합의, 2015년 파리기후협약, 2018년 IPCC총회결의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고 탄소제로를 만들어 지구표면 온도 상승을 줄이자고 했지만 여전히 이 문제는 가속화되고 있다.
모두들 돈이 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보여지는 환상적인 미래만을 얘기하고, 국지전이나 테러 경제위기 일자리 부족 등 실제적으로 당면한 문제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인류의 미래를 절망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후변화에 무관심한 것은 이것이 현재가 아니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건의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 비슷한 일로 29건의 사고가 발생하고, 300차례 사고가 발생할 뻔한다’는 하인리히법칙을 보더라도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미리 예견할 수 있는 수많은 징후를 보낸다.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은 지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구온난화 문제에 관심을 갖고 국가적 과제는 국가에서, 개인과 사회공동체가 할 수 있는 것은 개인과 공동체가 지금 당장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룩하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28일 국회연설을 통해 밝혔다. 미래 먹거리산업이라는 4차 산업혁명에 엄청난 예산투자는 당연한 것이고, 탄소배출을 억제하는 친환경산업은 비용으로 생각해 인색했던 우리나라에서 탄소중립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진정으로 다행한 일이다.
2021년을 새롭게 맞이하면서 지구온난화라는 이미 다가온 위기에 대해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해 국가정책에 맞춰 탄소제로를 생활 속에서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