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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치과에 대한 이해 없는 비급여 현황조사 재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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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편집인

보건복지부는 2020년의 마지막날 비급여 진료비 관리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지난해 9월 5일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3 등을 개정(보건복지부령 제747호, 21년 1월 1일 시행)하고, 12월 23일과 30일 양일에 걸쳐 설명의 절차와 함께 비급여 진료비용을 의원급까지 현황조사하고 공개한다는 고시 행정예고를 발표한 이후 순차적으로 의원급 비급여 관리에 들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병원급 등과 시스템적인 차이로 비급여 진료비를 환자에게 충분히 사전에 고지하고, 이해시키지 않는 경우 진료 계약이 성립되지 않는다. 의료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의원 내에 이미 법으로 비급여 진료비용을 게시하게 돼있다. 의원에서 환자와 구두로라도 계약하지 않고 진료하는 것은 상상키 어려운 상황임에도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수가를 분석하고 공개하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행정예고안에 따르면, 치과의 경우 인레이, 온레이, 크라운(재료별), 이갈이 장치 등에 대해 주로 메디컬 병원급에서 조사하던 양식대로 행위료, 치료재료대, 약제비를 제출하도록 정해 일선 치과의원들의 혼란과 파장이 클 전망이다.


우선 치과는 병원급 의료기관이 소수다. 종합병원 치과는 2009년 의료법 개정 시 300병상 미만의 종합병원에 치과를 필수 진료과목으로 정하는 내용이 삭제된 바 있어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중이 95%에 달한다. 또한 단순하게 치료재료를 구매하여 사용하는 대부분의 의과 진료과목들과 달리 치과는 기공비가 천차만별인 각각의 치과기공소로부터 치과기공물을 납품받아 진료에 사용한다. 환자 1인을 치료하기 위해 치과의사 1인과 종사인력 1인 이상이 필수적이며 환자 1인당 체어타임이 길고 치료 전 준비해야 하는 재료, 기구 등이 많을 뿐아니라 재료물품의 구매와 조달에 있어서도 가격 차이가 큰 상황이다.


또 치과용 진료 장비들은 고가인 경우가 태반이다. 치과용 유니트 체어, 치과용 엑스레이(의원급의 CT 구비는 일반적), 임플란트 식립용 엔진 등 기구 하나하나에 대한 투여 비용이 막대하지만, 이에 대해 국가가 지원해온 것은 하나도 없다.


재료대 또한 1인의 환자에 대한 1회 진료로 산정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많다. 크라운의 본을 뜨는 인상재나 시멘트 등을 대체 몇 ㎎을 산정해 제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원가의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예상한다. 행위료도 대구치 하나를 크라운으로 수복한다고 할 때 치과의사별 소요 시간과 협력하는 종사인력 인원 수, 기타 노력 등이 매우 차이가 날 수 있는 상황으로 이를 표준화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의과, 치과, 한의과에 대한 이해 없이 천편일률적으로 행정예고대로 비급여 수가 조사를 한다면 통계적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가까운 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전철을 수십년 전 밟았다. ‘치과 진료’를 급여화하겠다며, 크라운, 인레이 등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산정을 잘못해 치과의료산업 전체가 말 그대로 폭망했다. 심지어 치과대학 입학생을 뽑지 못해 우리나라나 대만 등 인접 국가의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례로 일본의 치과에 가면 치과용 유니트체어 1대당 치과의사 1명이 배치되어 보조인력 없이 진료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한 경우도 있다. 관련 인력들이 충분히 일한 대가를 보상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저수가·저품질 진료를 권장하는 정책 탓에 국민 구강건강이 악화됐다. 이에 최근에는 비급여에 대한 보상 강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국민은 자랄 때부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에 대해 못이 박히도록 교육을 받았다. 제품과 서비스를 하향 평준화하는 공산주의의 폐해와 원리에 대해서는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정부는 가격이 아닌 직업군 간의 서비스 경쟁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가격 비교를 통해 서비스 하향 평준화를 유도하는 지금의 비급여 관리대책에 대해 심각한 유감과 함께, 즉각 재고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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