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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코로나, 불안한 일상,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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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섭 논설위원

진료를 하다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5월 하늘은 여지없이 곱다. 드문드문 보이는 하얀 뭉게구름이 하늘을 더 푸르게 느껴지게 한다. 바깥 풍경은 여전하다. 계절에 맞게 가로수는 벌써 연두색 옷을 뽐내고 있다. 여전히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쉼 없이 움직이고, 사람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간간히 마스크 없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어색함은 그동안 생활을 지배해왔던 코로나의 잔영일 것이다.

 

지난 4월 18일 정부에서는 700일 넘게 시행해온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했다. 어쩔 수 없이 감내해왔던 비대면 생활을 접고 드디어 일상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뉴스들이 넘쳐난다. 해외여행 규제가 풀리면서 다시 공항은 붐비기 시작했고, 그동안 힘들게 견디었던 각종 음식점들은 만남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대학도 전면 대면수업으로 들어가면서 잊어버렸던 5월 캠퍼스 축제의 낭만을 만끽하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도 소풍과 수학여행이 재개되면 친구들과 모여 웃고 떠드는 일상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 전반에서 코로나로 잃어 버렸던 ‘일상’들이 다시 일상화되어 가는 것 같아 반갑다.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반갑지만, 근원적인 해결책으로 얻은 일상이 아니어서 살얼음판 위에 서있는 것처럼 위태롭다. 고도의 과학문명을 바탕으로 불가능이 없을 것 같았던 인류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단백질에 불과한 코로나바이러스를 극복하는 방법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 언제 다시 제2의 코로나가 나타나 지구촌을 위협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재확산 중이라고 하고, 아프리카지역에서만 보고되던 원숭이두창이 미국과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세계보건기구는 제2의 코로나를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위기는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라 그동안 누적되어온 기후변화의 위기, 생명과 환경의 위기, 불평등의 극대화로 인한 사회붕괴의 위기 등이 축적된 결과물이라는 주장이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신종 감염병이 눈에 띄게 증가한 지난 반세기와 기후위기가 심화되어 온 시기가 일치한다고 밝히면서 기후위기가 팬데믹의 유일한 변수는 아니지만 기후변화가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유엔환경계획은 ‘다음에 닥칠 팬데믹 예방하기’라는 보고서에서 “팬데믹을 초래하는 원인은 기후위기, 그리고 생물다양성의 상실을 초래하는 원인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아일랜드 극작가인 버나드 쇼는 헤겔의 ‘역사철학’ 서문을 빗대어 “우리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은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는 것이라는 점에서 헤겔은 옳았다”고 말했다. 인간들이 만든 사회와 문명은 다양한 이유로 역사에서 사라진다. 총, 균, 쇠로 유명한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저서 ‘collapse’에서 사회가 붕괴하는 이유를 집단이 의사결정을 실패하는 4가지 변수로 설명한다. 문제 발생을 예상하지 못해서이거나, 예상은 했지만 일어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해서, 예상도 인식도 했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 과정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결을 위한 노력 자체가 실패하는 경우다.

 

과연 우리는 어느 쪽일까?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고 반복하면서 사회가 쇠락의 길로 갈 것인지, 코로나의 경고를 거울삼아 문제해결의 현명한 길로 갈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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