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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의 통화질서와 자산배분(1) | 달러 기축통화 질서를 위협하는 인플레이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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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67

기준금리 사이클 - 변곡점을 돌아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서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라는 통화정책을 꺼내 들었다. 시중에 유통되는 달러의 1/3이 코로나19 위기 이후 발행된 화폐일 정도로 머니 프린팅(money printing)은 심각했다. 그 결과 기축통화 달러의 가치는 크게 하락하고 자산시장이 먼저 반응했다. 미국의 3대 주가지수는 2020년 하반기에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고점을 회복했고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상승해 2021년 10월에는 새로운 신고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 공급체인망(supply chain)에 혼란과 정체가 발생했다. 2021년 하반기부터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준은 기존의 가이던스보다 서둘러서 2021년 11월에 테이퍼링을 단행했고, 이어서 2022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첫 번째 금리인상을 시작하게 된다. 자산시장은 유동성 회수가 시작되자 민감하게 반응해서 2022년 9월 23일 기준으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증시가 작년 11월 이후로 20% 이상 하락했다. 국내 증시인 코스피의 낙폭은 더 커서 고점 대비 30%가 하락한 상황이다.

 


2022년 9월 장기추세 상으로 연준의 기준금리가 역사적인 변곡점을 지나게 됐다. 바로 기준금리의 고점(2022년 3월, 3.25%)이 직전 고점(2019년, 2.5%) 보다 높아진 것이다. 무려 4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기준금리의 하향 추세(디플레이션 사이클)가 변곡점을 맞았다는 의미다.

 

1980년부터 2020년까지 기축통화 달러는 기준금리의 고점과 저점이 계속해서 낮아지는 디플레이션 사이클 안에 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도 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았고 언제나 디플레이션의 우려 속에서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담론에 익숙해져 있었다. 가까운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이라고 불리는 동안 저성장률과 저물가가 고착화되는 디플레이션을 장기간 경험하고 있었다. 2012년 12월에 취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꺼내든 ‘아베노믹스’는 일본의 경기 회복을 위해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디플레이션과 엔화 강세의 탈출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정책이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1955년부터 1980년도까지는 기준금리의 고점이 계속해서 오르는 인플레이션 금리 사이클에 있었다. 따라서 앞으로 전개될 시장 상황은 1980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가 알고 지내던 디플레이션 금리 사이클과 다른 모습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인플레이션 금리 사이클로의 혼란스러운 전환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1926~2022)이 2022년 9월 4일 별세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일생은 현대사 자체를 관통하고 있다. 공주 시절에는 제2차 세계대전과 영국 식민지의 독립을 지켜봤다. 재임 기간 동안에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 대립, 공산권 붕괴와 독일의 통일, 유럽연합(EU)의 출범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등 격동의 시간이 이어졌다.

 

영국의 파운드화는 17세기 이후부터 기축통화로 사용됐지만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유럽이 황폐화되고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달러화 도전을 받게 된다. 이후 ‘브레튼우즈 체제(1944년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 우즈에서 열린 44개국이 참가한 연합국 통화 금융 회의,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하는 금본위제를 실시했다)’가 실시되고부터 파운드화는 기축통화 자리를 달러에게 넘겨주게 된다.

 

세계의 기축통화가 파운드에서 달러로 전환되던 격동의 시절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했고 공교롭게도 2022년 여왕이 서거 후 영국 경제와 기축통화 달러는 위기에 봉착해있다. 2020년 10월 영국 물가는 급등하고 자국 통화인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기축통화 달러의 화폐가치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자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국의 연준(Fed)은 달러의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영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감세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는데 직후에 파운드화가 급락하게 됐다. 모두 인플레이션 우려(화폐가치 하락)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2022년 8월 기준 영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9.9%로 주요 7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고 올해 초에 1파운드당 1.3달러대였던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20% 가까이 추락해 최근 1달러에 가까워졌다.

 

미국의 달러화는 기축통화로 전 세계 무역 결제 통화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외 평상시 기축통화에 준하게 사용되는 준기축통화(세계 4대 통화, 달러 포함)가 있는데 유럽의 유로화(20%), 일본의 엔화(8%), 영국의 파운드화(8%)가 있다.

 

유럽은 만성적인 디플레이션 상태를 겪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고 있다가 지난 7월 뒤늦게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일본도 완화적 통화정책과 양적완화를 유지하면서 달러 대비 가치가 폭락해있어 금융당국의 개입이 시작됐다. 준기축통화에 해당되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가 기축통화인 달러 대비 금리인상 여력이 부족해 급격하게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고 기존 기축통화 시스템의 균열이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가 하락하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장기국채 금리의 폭등(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국채가격이 하락한다)을 막기 위해 일정 금리 이상의 장기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기로 했는데, 이는 일본이 계속해 오던 양적완화 정책과 유사하다. 결국 영국도 양적긴축의 기조에서 한발 짝 물러서고 일본의 절차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10월 4일 파운드화의 하락을 진정시키기 위해 영국 정부는 감세정책을 일부 철회해 완화하기로 발표했는데, 준기축통화에 해당하는 파운드화의 줏대 없는 통화정책은 현 금융 통화시스템의 위기를 반증하고 있다.

 


지정학과 패권의 변화는 통화질서의 변화를 불러온다

미국의 달러화는 다른 통화 대비 상대적으로 강해 보이는데, 기축통화에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 최근 일본 은행이 엔화 매수 개입과 영란은행(BOE)의 장기국채 매수 개입에 나선 것을 보며 현재 금융 시장은 어느 것도 믿을 수 없고, 미리 조율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과 영국 파운드화 가치 폭락 등으로 유럽 금융 중심지인 영국 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위기설이 제기되며 주가가 연초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현지 시간 지난 10월 3일에는 올해 들어 이미 반 토막 나있던 크레디트스위스(CS) 주가가 스위스 증시에서 장 초반에 약 11.5%나 급락해 역대 최저가인 3.52 스위스프랑을 기록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부도 위험 지표인 1년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이날 장 초반 5%를 넘겨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한편, 크레디트 스위스가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사태의 데자뷔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자산 규모가 리먼에 버금가고 경영진들의 대처방식도 유사하다고 지적 받고 있다. 과거 도이치방크의 위기 때는 도이치방크의 자산 규모가 리만 보다 크고 코로나로 인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시행하던 시기라 무사히 위기를 넘겼지만, 크레디트 스위스의 자산 규모는 리만과 거의 비슷하고 기준금리도 과거 금융위기 시절처럼 상대적으로 높다. 투자자들은 CS 주식과 채권을 투매했고, 대신 CDS(파산할 경우 채권으로 보상 받는 보험)는 대규모로 사들였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도화선이 됐던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와 비슷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다.

 

만약, 투자은행이 부도가 나서 금융시스템의 핵심이 위협받는다면, 과거 미국 발 금융위기처럼 미국 연준(Fed)이 개입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며 전 세계에 고통 분배를 강요하던 연준이 은행을 살리기 위해 또 다시 양적완화를 진행한다면 연준을 향한 일반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전 세계의 금융질서가 2022년처럼 무질서한 흐름을 보인 것은 지정학적인 체제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1980년 이후 냉전의 종식으로 인해 세계평화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화의 물결은 자본과 무역의 이동을 촉발했다. 낮은 금리와 낮은 세금은 경제성장을 가속시키고, 탐욕으로 인해 경제위기가 오게 되면 연준(Fed)과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를 통해 기준금리를 낮추다가 결국 제로금리까지 도달했던 디플레이션 시대를 우리는 일상으로 살아왔다.

 

2022년 이후로 우리는 러시아가 시작한 전쟁과 민족주의, 그리고 각국의 재정정책의 혼란과 높은 금리와 높은 세금으로 특징 되는 인플레이션의 시대를 살게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경제 위기가 오면 기준금리를 일시적으로 낮추긴 하겠지만, 지난 과거와 금리인하의 강도와 기간이 다를 수 있음을 염두하고 투자에 임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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