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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발행인칼럼-9] 왜 의료인은 돈을 벌면 안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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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민겸 발행인(서울시치과의사회장)

 

왜 의료인은 돈을 벌면 안 되는가?

 

예과시절 자연과학대학 수업을 듣던 중 지나가는 한마디 “타인의 질병과 아픔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의사는 그리 좋은 직업은 아니지 않나요?”

 

그 말에 잠깐 황당했었는데, 그렇다면 △타인의 무지나 학벌욕구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강사라는 직업은? △타인의 배고픔과 식탐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쉐프는? △타인의 무료함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예능 피디는? △타인의 허영을 이용해 돈을 버는 백화점은 또 어떤가?

 

세상을 ‘만인 대 만인의 착취’로 보는 그런 황폐한 세계관이 지성인의 요람이라는 대학에서 수업시간에 표현된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올드보이의 한 대사가 떠오른다.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중요한 건 ‘강제했는가’이다
누구도 그 식당에서 강제로 밥을 먹게 하거나, 그 예능프로 시청을 강제하지 않는다. 의사가 무조건 자신에게 치료를 받으라고 강요했는가. 자유시장이라는 건 개인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그만이고, 싫으면 거래를 안 하면 그만이다. 자신의 의지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거래한 후에는 상대에게 만족감과 고마움을 표하는, 승자만 있고 패자는 없는 곳이 바로 자유시장경제다.

 

이기심은 개인과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다
강력한 군대를 원한다면, 얼차려와 갑질을 할 게 아니라, 미국처럼 군인에게 명예와 부를 주면 된다. 훌륭한 인재들이 군인이 되기 위해 줄을 설 것이다. 군인들의 이기심을 탓하면서 아무런 대가 없이 희생을 강요하면서, 어찌 감히 군사 강국을 꿈꿀 수 있을까. 

 

높은 질의 의료를 원하는가. 좋은 치료를 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의료인을 존중하고 그 최소한의 대가를 치러라. 전 세계 최저가로 최고수준의 의료를 누리면서도, 말도 안 되는 원가 타령하면서 의료를 유통업으로 매도하고, 국민의 혈세를 들여 비보험진료 가격비교사이트까지 만들어 저질 의료를 장려하면서도, 뛰어난 인재들이 의대를 지원하고, 의학연구에 매진하기를 기대하는가.

 

가장 어이없는 게 원가논쟁이다
화가가 10분 만에 기가 막힌 그림을 그렸다 치자. 하지만, 그 그림에는 그 화가의 필생에 걸친 눈물겨운 노력이 담겨있다. 누가 피카소나 고흐의 그림을 물감값으로 퉁치는가. 그 직업은 물감을 캔버스에 배달하는 택배업이란 말인가. 

 

어설프게 재료 항목 하나만으로 의료원가를 억측하면서 주기적인 마녀사냥을 하는 썩은 언론들. 그에 부화뇌동하는 키보드워리어들. 그러는 당신 언론인들은 점심값과 노트북에 공급될 전기값이면 그 기사의 원가로 족할 것인가. 타인의 노력을 폄훼하지 말라. 싫으면 안 사면 그만 아닌가. 

 

의사가 돈을 잘 벌어서 부럽다고?
그렇다면 당신이 직접 해보거나, 자식에게 권해보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의대 들어가서 어렵게 졸업하고,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을 받으며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까지 젊은 청춘 다 마치고, 영끌대출 받아 개업하고, 세금까지 내 보라. 자의 반 타의 반 슈바이처의 길을 가고 있는 이 땅의 의료인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혹여라도 이민 갈 기회가 있다면 의료천국 대한민국에 살았던 것을 평생 술안주거리로 자랑하고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남의 노력과 땀에 고마워 할 줄 아는 게 자유시장경제를 사는 시민의 교양이고, 타인의 피눈물을 억지로 요구하는 건 무자비한 폭력이자 전체주의다. 상대에게 뭔가 가혹한 걸 요구하기 전에 내가 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서 그의 인생을 보낸다면 혹시 이 요구가 억울하지 않을 지를 생각해 보라. 그게 존 롤스가 말하는 정의론의 요체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
아픈 당신을 위해 밤잠을 줄여가며 고민하고 땀을 흘려줄 사람이 누구고, 세 치 혀로 환자와 의료인 사이를 이간질하며 그 막대한 이권을 챙기는 쪽이 누구인가를 생각해보자. 과연 누가 당신을 노리는 늑대고. 누가 당신을 지켜줄 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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