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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가장 큰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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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논설위원

정보과다(Information Overload)라는 용어는 일찍이 1960~70년대 Bertram Gross (1912-1997)나 Alvin Toffler(1928-2016) 등의 경영, 정보연구들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이러한 현상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90년대에 들어와 서적은 물론 대중미디어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며 많은 이들이 보편적 공감을 거쳐 현재는 상식의 범주로 이해하고 있다.

 

46세에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빌 클린턴도 재임 중이던 1995년 9월 23일자 뉴욕타임즈지에 “정보시대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 또는 유사정보,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지나친 노출이 오히려 정보자료들이 지나치게 적은 것만큼이나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그 동의어로서 ‘infoxication’, ‘infobesity’라는 신조어도 상용되고, ‘information anxiety’, ‘information explosion’과 같은 표현도 자연스럽게 이해되고 사용되며, ‘그거 뭐, 누구나 다 아는 거 아닌가?’하고 무심히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워낙 새로운 것의 유효기간이 짧은 시대이니 그럴 만도 하지만, 어떤 변화가 다가와도 금세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서는 그저 무관심으로 지나치면 그만이어도 반복적,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들에 대해서는 처음 다가왔을 때 그 속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파악하여 대상을 Object 수준으로 볼 것이 아니라 Entity를 이해한다는 자세로 예의주시해야 한다.

 

정보의 홍수가 대중의 관심사로 떠오를 때 배울 만한 얘기들을 심도있게 다루었던 책들 중 하나인 ‘Data Smog’(1997)에서, 저자인 David Schenk는 정보과잉속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의 패턴을 찾아 ‘데이터스모그의 13개 법칙’을 기술하고 있는데, 그중 몇 가지는 20여년이 지난 지금 봐도 의미깊다.

 

제2법칙인 ‘실리콘회로는 인간유전자보다 훨씬 빨리 진화한다’ 는 얘기는 이미 AI의 발전에서 보고 있듯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는 수준을 넘어 우리 자신이 변화해야 하는 수준에 이른 것에서 확인되고 있지만 예상하고 인지하고 있는 바이고, 제5법칙, ‘기업은 정보기술이 아닌 정보갈망을 판매한다’는 얘기도 당시에는 참신한 메시지였을지 모르지만, 마냥 업그레이드를 권하는 비즈니스계의 속내를 눈치 좀 빠른 소비계층은 이제 다 알고 스스로 강제된 갈망으로부터 진정해야 함을 안다.

 

그중 그 가치가 새삼 느껴지는 제9법칙인 ‘Electronic town hall은 빠른 의사소통과 함께 좋지 않은 의사결정을 하게 만든다’는 제안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목소리를 가지게 되었지만-점차 증가하는 사회의 복잡성과 파편화 경향에 따라 집단 전체의 자기통제능력이 훨씬 줄어드는데, 이는 사회 전반이 매우 전문, 세분화 되며 대다수의 국민들이 대부분의 정치적 쟁점들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게 되었고, 세부적 이슈들에 대한 이해의 수준도 매우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전제한다.

 

프린스턴대학의 명예교수인 Christopher H. Achen의 ‘대중의 무관심과 무지가 일정 수준 이상에 이르면 민주주의 이론은 출발점을 잃게 된다’는 단언적 주장을 결론으로 인용한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제11법칙은 ‘모든 복잡성을 해소시키는 이야기들을 경계하라’로, 이 메시지는 우리가 눈여겨보고 늘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알다시피 복잡한 시대를 살고 있어 당연히 매사에 비교와 분석과 선택의 피로감에 젖어 있을 수밖에 없는 대중의 무거운 숙제들을 한 칼에 해결책을 주는 듯한 부적절한 은유와 신화적 일화로 대충 정리하게 한다는 고발이다.

 

우리는 적어도 우리가 몸담은 공동체의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복잡한 사유가 수고롭더라도 그 사건의 경과가 어떤지,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의 경계가 모호하면 확인해 봐야 한다는 의지도 가져야 한다. 비급여진료비 보고 의무라는 상식 밖의 제도와 면허취소라는 과도한 수준의 사법제도의 출현은 오래도록 우리가 무관심한 결과였고, 무력함이 증명된 바이다.

 

요컨대, Schenk는 정보과잉시대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게 하고, 업그레이드에 안달이 나도록 하고, 그 당위를 감성적 은유와 일화를 통한 단순화로 덮어버리는 상황이라고 정리하며, 그 아수라장 속에서 해로운 오류와 악의적 기만들이 스며들어 좋은 것들이 도태되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손실이라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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