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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봉사 실천하는 치과인 탐방]- 22 이형란 원장(연세란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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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은 다르지만 모두가 내 아이들이에요”

이형란 원장의 치과에는 겉모습이 조금 다른 아이들이 자주 찾는다. 베들레헴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다. 살레시오수녀회가 운영하는 베들레헴 어린이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25명. 이 중 국제결혼을 한 가정의 자녀들은 15명가량이다. 공통점이라면 한국인 남편에게서 도망쳐 나온 외국인 엄마 혹은 맞벌이 이주노동자 부부 품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라는 점. 이 아이들은 토요일에 집에 돌아가 일요일에는 다시 어린이집으로 돌아오니 일주일에 단 하루만 엄마 얼굴을 볼 수 있다. 이형란 원장은 성북구에 자리를 잡은 이후 베들레헴 아이들의 치과주치의는 물론 엄마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다.

 

 

봉사는 생활의 일부분

가톨릭 신자였던 이형란 원장은 어려서부터 가족들과 함께 봉사를 다니면서 봉사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치대 본과에 진학하면서 가입한 봉사동아리 ‘뉴맨’을 통해 본격적인 봉사를 시작했다.

 

뉴맨은 ‘사회 정의와 좋은 사회를 구연하는 하나의 씨앗이 되자’는 이념을 가진 봉사동아리로 치대생이었던 이형란 원장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진료 중심으로 봉사에 참여하게 됐다. 뉴맨의 한 동기가 자신의 몸도 불편하면서 어르신 목욕봉사를 다니는 것을 보고 이 원장은 “나는 내가 잘하는 것만 하는 쉬운 봉사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후 이 원장의 봉사활동은 더욱 다양해지고 더 많아지고 적극적으로 변했다.

 

처음에는 찾아가는 진료봉사 위주로 복지시설이나 ‘라파엘 무료진료소’에서 어려운 이웃을 만났다. 하지만 봉사를 계속할수록 마음 한편이 불편한 것도 사실이었다.
“시설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진료밖에 할 수 없어 마음이 아팠어요. 더 좋은 진료, 더 나은 치료를 할 수 있었지만 봉사라는 미명하에 그냥 넘어가는 게 너무 미안했어요”

 

그러던 중 성동외국인센터에 일반치과와 비슷한 수준의 치과진료실에서 봉사할 치과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으로 봉사를 나가기 시작했다.
“나누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도움을 받는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진료를 해주자”고 이형란 원장은 다짐했다.

 

피부색은 달라도 모두가 내 자식

성동외국인센터로 치과진료봉사를 나가다 보니 이형란 원장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었다. 처음에는 다른 모습에 낯설기도 했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얼굴로 여느 우리 아이와 다르지 않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 낯설다고 느낀 자신이 부끄러웠다.

 

밝은 표정의 아이도 있었지만 사람을 경계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한쪽에 웅크리고 있는 아이도 있었다. 그 아이는 지속되는 아빠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엄마와 함께 도망쳐 나온 상처를 가지고 있었다. 아픔을 가진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형란 원장은 그곳을 찾았다.

 

이 원장이 찾아간 곳은 성북구에 위치한 베들레헴 어린이집. 그곳에는 한국인 배우자를 둔 가정에서 가출한 외국인 여성의 자녀 혹은 맞벌이 이주노동자 부부 품에서 자라는 아이들, 외국인노동자 사이에서 태어나 버림 받은 아이들까지 우리 사회에서 관심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모여 살고 있었다.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었지만 가정형편상 주중에는 어린이집 생활을 하고 주말에만 집에 돌아가 부모와 생활하니 베들레헴 어린이집은 단순한 어린이집이 아닌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보금자리였다.

 

이형란 원장은 치과치료외에도 따뜻한 관심과 많은 대화로 아이들의 차가운 가슴을 녹였다. 어린이집에서는 단순한 검진 외에는 도움을 줄 수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어릴 적 구강관리가 평생을 좌우하는 만큼 ‘도움을 준다, 봉사를 한다’ 생각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아관리를 해주었다.

 

이 원장은 아이들을 단순히 진료하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점점 친해지고 친구처럼, 엄마처럼 지냈다.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품다.

항상 무뚝뚝하게 진료만 받던 아이가 직접 꾸민 부활절 달걀을 가지고 와서 아무 말 없이 이 원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기뻐하는 이 원장에게 아이는 그동안 숨겨왔던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때 아이의 표정을 잊지 못해요. 지금까지 본 미소 중에서 그렇게 밝고 예쁜 미소는 처음이었어요. 나중에 어린이집 선생님께 들으니 항상 받기만 해서 미안하고 자신이 받기만하는 사람인 것 같아 너무 싫었는데 자신도 선생님께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웃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항상 소극적이고 위축돼있던 아이들이 이 원장을 만나면서 구강건강도 챙기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밝은 미소를 찾아갔다.

 

이형란 원장은 베들레헴 어린이집 외에도 저소득가정 아이들의 마가렛 공부방, 가출청소년의 해바라기 쉼터에도 온정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상처받기도 쉽고, 생긴 상처를 평생 안고 가는 만큼 관심과 보살핌이 중요해요. 저는 특별한 것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잘하는 것을 조금 더 하고 있을 뿐, 아이들을 좋아하는 평범한 한국의 엄마죠”

 

 김희수 기자/G@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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