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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길거리 피아노 노신사’

'피아노' 연주하는 장요한 원장(예일치과)

SRT 수서역 광장에 피아노 선율이 울려퍼지자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을 향했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서 지켜보는 사람, 피곤한 기색으로 열차를 기다리다가 미소 짓는 사람, 핸드폰을 꺼내 촬영하는 사람 등 각자의 방식대로 연주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광장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쉼표를 찍어준 이는 장요한 원장(예일치과)이다. “내 연주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바쁜 일상 속의 힐링이 됐으면 좋겠다”는 그는 그랜드피아노 앞에 앉아 몇 시간이고 연주에 몰두했다. 장 원장의 열 손가락은 곡들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대로 부드럽게 움직였다. 점차 그는 ‘길거리 피아노 노신사’, ‘거리에서 피아노 치는 치과의사’ 등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집에 있던 악보의 코드대로 피아노를 쳐보았다는 장요한 원장은 “별도의 레슨이나 학원을 다니며 배우지 않아 기껏해야 바이엘 수준의 실력이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는 치과대학에 입학해서야 본격적으로 피아노에 입문했다. 장 원장은 “지난날 우연치 않은 기회에 리차드 클라이더만(Richard Clayderman) 피아노 연주곡을 듣게 됐다. 클래식처럼 복잡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단순하게 연주되는데도 음색이 매우 아름다웠다. 이에 단조롭게 연주하면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피아노 소리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며 회상했다.


그는 집뿐만 아니라 치과 원장실에도 하얀 디지털 피아노 건반을 구비했다. 진료가 없을 때 틈틈이 피아노 연습을 한다는 장요한 원장은 올드팝송, 영화 OST 50~100개 곡을 악보 없이 쳐내는 실력파다. 많은 곡 중에서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영화 ‘Love Story’의 OST다. 장 원장은 “사실 피아노로 올드팝송과 영화 OST를 연주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분주하고, 복잡한 현대 사회 속에서 단조로운 피아노 연주가 주는 울림은 실로 거대하다. 피아노 연주를 악보 그대로 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화려하고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연주로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유로 4~5년 전부터 꾸준히 길거리 피아노 연주를 해오고 있는 장 원장. 주로 SRT 수서역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광장, 여의도 IFC몰 지하 영화관, 신촌 홍익문고를 찾는다고. 특히 장요한 원장이 연주를 시작한 후 피아노 앞에 관중석이 설치됐다는 SRT 수서역에는 그가 등장했다 하면 열렬히 환호해주는 팬층까지 생겼을 정도다.


장 원장은 “길거리 피아노는 웬만한 콘서트홀에서의 공연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호응을 보내준다. 피아노 연주에는 기승전결이 있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이에 몇 곡을 몇 시간이고 연이어 치다보면 기진맥진해지기 일쑤”라며 “그럼에도 퇴근 후 피아노를 치러 가지 않으면 속이 불편할 정도로 일상이 되어버렸다”며 웃었다.


또 길거리 피아노는 그에게 더없는 인연과 기회를 선물해주기도 했다. 장요한 원장은 “어느 날 IFC몰에서 피아노를 치는데 과거 미군부대에 위문공연을 다니던 재키 박의 눈에 띄었다. 그 후로 미군부대의 초청을 받아 피아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28일에도 추수감사절을 맞아 미군부대에서 피아노 연주회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치과의사이기 이전에 피아니스트로서 그의 목표는 피아노의 아름다운 음색을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공연문화는 대개 화려할수록 많은 관심과 박수를 받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피아노 연주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인혜 기자 kih@sda.or.kr


[치과신문 논단] 장애인치과주치의제도 시범사업을 환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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